해군은 18일 평택 모 함대 소속 호위함 함장(중령)이 회식 후 이어진 술자리에서 여군 간부 2명에게 성추행을 한 사건이 발생했고, 그 다음날 곧바로 사건 경위를 파악해 해당 함장을 형사입건하고 보직해임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군은 성군기(性軍紀) 위반 사고에 대해 무관용 원칙(tolerance zero)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당연한 일이다.
군대 내 성군기와 관련된 사건 사고는 비단 한국에서만 문제인 건 아니다. 미국에서도 군대 내 성폭력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 국방부는 2012년 10월부터 다음해 6월까지 9개월 동안의 조사를 통해 성폭력으로 제소된 사건은 355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가 증가한 것으로 발표한 바 있다. 또, 제소되지 않은 사건은 2011년 기준 2만6000건으로, 2010년의 1만9000건과 비교해 큰 폭의 증가치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서도 남녀평등의 수준이 높다고 여겨지는 스웨덴에서조차 여군 3명 중 1명이 성희롱이나 성폭력의 피해자라는 보고서도 있다.
자유·평등·박애를 혁명의 기치로 내세워 국가를 건설한 프랑스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물론 프랑스 국방부는 “프랑스 군대 내부 성평등은 군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군대 내 성폭력 문제의 실제 조사를 통해 지난 2월 간행된 ‘보이지 않는 전쟁(la guerre invisible)’은 프랑스 군대 내 성폭력 사건의 심각성을 절절히 알리고 있다. 프랑스는 군인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15%까지 확대된 바 있고, 그와 관련해 군 내 성군기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프랑스 국방부는 군 내부의 성폭력 문제가 연간 70여 건이라고 발표했지만, 일각에서는 신고 없이 처리되는 사건은 파악조차 되지 않은 수치라고 지적하는 등 비판이 여전하다.
강한 군대는 잘 훈련된 군인과 무기 체계, 그리고 제대로 된 기강이 갖춰진 경우에 만들어진다. 현재 우리나라의 군인 구성에서 여군 비율은 4.7% 정도가 된다. 이는 33%에 이르는 여군을 보유한 이스라엘이나, 15%에 육박하는 미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 특히, 여타 국가와 달리 우리나라는 장교와 부사관 중심으로 여군이 편성된다는 점에서 객관적 비교가 어려우나, 잊을 만하면 군대 내 성폭력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도 군대 내 성폭력 문제를 쉬쉬하며 덮을 계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또, 4.7%에 이르는 여군은 군대 내 지휘관급 계급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군 기강이라는 강군의 핵심 요소가 흔들릴 수도 있다. 불과 얼마 전 최전방 일반소초(GOP)에서 발생한 사병의 동료 사상과 탈영이 아직 뇌리에 선명하고, 북한은 하루가 멀다하고 우리 해역 근처까지 미사일과 포를 발사하고 있는 시점에, 또 다시 이런 군기를 흐리는 일이 생긴 것은 국민의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군인 중 여군 비율이 15%에 이르는 프랑스와 평면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전쟁’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적지않다. 특히 알려지지 않고 덮어지고 마는 군대 내 성폭력 사건이 많다는 지적을 남의 나라 일로만 치부할 것인지도 검토해야 한다. 군기를 흐리는 성폭력 사건은 해당자의 명예나 신분상의 저하라는 대증적 처방으로 그칠 일이 아닌 만큼 성폭력 사건이 있다면 이를 드러냄으로써 모두가 그 문제의 심각성과 폐해가 얼마나 큰지를 공감하도록 하는 것이 재발 방지의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다.
그것이 강한 군대를 유지하고, 무력 남침을 노리는 북한과의 관계에서나 중·러·일 등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미래 세대의 안전과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현 세대가 스스로 책무를 다하는 첩경이다.
해군은 18일 평택 모 함대 소속 호위함 함장(중령)이 회식 후 이어진 술자리에서 여군 간부 2명에게 성추행을 한 사건이 발생했고, 그 다음날 곧바로 사건 경위를 파악해 해당 함장을 형사입건하고 보직해임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군은 성군기(性軍紀) 위반 사고에 대해 무관용 원칙(tolerance zero)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당연한 일이다.
군대 내 성군기와 관련된 사건 사고는 비단 한국에서만 문제인 건 아니다. 미국에서도 군대 내 성폭력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 국방부는 2012년 10월부터 다음해 6월까지 9개월 동안의 조사를 통해 성폭력으로 제소된 사건은 355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가 증가한 것으로 발표한 바 있다. 또, 제소되지 않은 사건은 2011년 기준 2만6000건으로, 2010년의 1만9000건과 비교해 큰 폭의 증가치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서도 남녀평등의 수준이 높다고 여겨지는 스웨덴에서조차 여군 3명 중 1명이 성희롱이나 성폭력의 피해자라는 보고서도 있다.
자유·평등·박애를 혁명의 기치로 내세워 국가를 건설한 프랑스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물론 프랑스 국방부는 “프랑스 군대 내부 성평등은 군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군대 내 성폭력 문제의 실제 조사를 통해 지난 2월 간행된 ‘보이지 않는 전쟁(la guerre invisible)’은 프랑스 군대 내 성폭력 사건의 심각성을 절절히 알리고 있다. 프랑스는 군인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15%까지 확대된 바 있고, 그와 관련해 군 내 성군기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프랑스 국방부는 군 내부의 성폭력 문제가 연간 70여 건이라고 발표했지만, 일각에서는 신고 없이 처리되는 사건은 파악조차 되지 않은 수치라고 지적하는 등 비판이 여전하다.
강한 군대는 잘 훈련된 군인과 무기 체계, 그리고 제대로 된 기강이 갖춰진 경우에 만들어진다. 현재 우리나라의 군인 구성에서 여군 비율은 4.7% 정도가 된다. 이는 33%에 이르는 여군을 보유한 이스라엘이나, 15%에 육박하는 미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 특히, 여타 국가와 달리 우리나라는 장교와 부사관 중심으로 여군이 편성된다는 점에서 객관적 비교가 어려우나, 잊을 만하면 군대 내 성폭력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도 군대 내 성폭력 문제를 쉬쉬하며 덮을 계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또, 4.7%에 이르는 여군은 군대 내 지휘관급 계급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군 기강이라는 강군의 핵심 요소가 흔들릴 수도 있다. 불과 얼마 전 최전방 일반소초(GOP)에서 발생한 사병의 동료 사상과 탈영이 아직 뇌리에 선명하고, 북한은 하루가 멀다하고 우리 해역 근처까지 미사일과 포를 발사하고 있는 시점에, 또 다시 이런 군기를 흐리는 일이 생긴 것은 국민의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군인 중 여군 비율이 15%에 이르는 프랑스와 평면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전쟁’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적지않다. 특히 알려지지 않고 덮어지고 마는 군대 내 성폭력 사건이 많다는 지적을 남의 나라 일로만 치부할 것인지도 검토해야 한다. 군기를 흐리는 성폭력 사건은 해당자의 명예나 신분상의 저하라는 대증적 처방으로 그칠 일이 아닌 만큼 성폭력 사건이 있다면 이를 드러냄으로써 모두가 그 문제의 심각성과 폐해가 얼마나 큰지를 공감하도록 하는 것이 재발 방지의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다.
그것이 강한 군대를 유지하고, 무력 남침을 노리는 북한과의 관계에서나 중·러·일 등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미래 세대의 안전과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현 세대가 스스로 책무를 다하는 첩경이다.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14. 7. 22 포럼
<원문>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407210107313719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