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걱정을 하면 기초연금과 퇴직연금에서 나오는 돈으로 안정된 노후를 보내는 영국,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등의 선진국 국민이 부럽기만 하다. 우리도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이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노후복지 문제는 근본적으로 경제성장으로 국민소득을 높여야 해결된다. 연금의 장기적 운용성과를 높이는 것도 국민소득 증대 효과가 크다.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은 적립금이 이제 겨우 70조원을 넘어섰으나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다.
그런데 은행이 주거래 관계와 높은 영업력을 발휘한 데다 가입자의 확정기여형(DCㆍDefined Contribution)에 대한 이해 부족과 두려움이 겹쳐 퇴직연금은 대부분 확정급여형(DBㆍDefined Benefit)으로 운용되고 있다. DB형은 예ㆍ적금 등 원리금보장형 금융상품에 집중되어 있어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 기초연금 성격의 국민연금을 보완하는 퇴직연금의 역할이 위협받게 된다. 공적연금을 기본으로 깔고 퇴직연금은 수익 추구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금융당국도 지난해 말 퇴직연금 DC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적립금에 대한 자산운용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DC형에서는 다양한 투자상품에 대해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에 금리 위주로 투자하는 DB형보다는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운영의 독립성을 필요로 한다.
현재 정부에서 운용하는 연기금투자풀과 유사한 방식으로 자금을 공동 운용하는 퇴직연금 DC풀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 또는 동일 산업이나 근접지역 기업들로 DC풀을 만들어 투자전문가와 각 기업의 노사대표로 구성된 DC풀위원회로 하여금 통합펀드 운용능력을 갖춘 금융기관을 선정한 후 관리 및 감독을 책임지게 한다.
기업이 DC풀 추진에 소극적이면 DC형 퇴직연금 사업에 관심 있는 금융기관이 투자에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퇴직연금시장에서는 단기에 수익을 내려는 조바심을 버려야 한다. 긴 안목으로 통합펀드 운용시스템을 개발하고 영업력을 키워나간다면 머지않아 충분한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 초기에는 한국투자공사나 신설 공사에서 통합펀드를 운용하게 하는 방안도 고려해 봄직하다.
퇴직연금의 DC형 전환은 자본시장이 기관투자가 중심이 되어 건전한 발전을 이루는 데 기폭제 역할을 한다. 미국은 DC형인 퇴직연금 플랜 401K가 자본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펀드산업이 세계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다. 호주도 의무가입 퇴직연금 시스템 슈퍼애뉴에이션을 1992년 DC형으로 도입해 호주 전체 자산운용시장의 70%를 차지하며 호주의 펀드 산업이 순자산 규모로 아시아ㆍ태평양지역 1위, 세계 3위를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통합펀드의 투명하고 체계적인 자산관리는 부수적으로 각종 펀드 운영 관련 인프라 산업의 성장을 촉진한다. 국내 인력의 자산운용 능력을 향상시키고 금융산업의 해외 진출 시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퇴직연금의 DC형 전환은 자본시장의 에너지가 될 뿐 아니라 그 자금이 기업투자로 연결되어 경영성과를 높인다. 그로 인한 주가 상승은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여 다시 DC형 확산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다. DC형 퇴직연금으로 노후복지문제를 해결하고 금융기관을 선진화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기대수명이 80세를 넘어서며 백(百)에서 일(一)을 뺀 99세까지 장수한다는 백수(白壽)시대가 다가왔다.
노후 걱정을 하면 기초연금과 퇴직연금에서 나오는 돈으로 안정된 노후를 보내는 영국,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등의 선진국 국민이 부럽기만 하다. 우리도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이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노후복지 문제는 근본적으로 경제성장으로 국민소득을 높여야 해결된다. 연금의 장기적 운용성과를 높이는 것도 국민소득 증대 효과가 크다.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은 적립금이 이제 겨우 70조원을 넘어섰으나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다.
그런데 은행이 주거래 관계와 높은 영업력을 발휘한 데다 가입자의 확정기여형(DCㆍDefined Contribution)에 대한 이해 부족과 두려움이 겹쳐 퇴직연금은 대부분 확정급여형(DBㆍDefined Benefit)으로 운용되고 있다. DB형은 예ㆍ적금 등 원리금보장형 금융상품에 집중되어 있어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 기초연금 성격의 국민연금을 보완하는 퇴직연금의 역할이 위협받게 된다. 공적연금을 기본으로 깔고 퇴직연금은 수익 추구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금융당국도 지난해 말 퇴직연금 DC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적립금에 대한 자산운용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DC형에서는 다양한 투자상품에 대해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에 금리 위주로 투자하는 DB형보다는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운영의 독립성을 필요로 한다.
현재 정부에서 운용하는 연기금투자풀과 유사한 방식으로 자금을 공동 운용하는 퇴직연금 DC풀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 또는 동일 산업이나 근접지역 기업들로 DC풀을 만들어 투자전문가와 각 기업의 노사대표로 구성된 DC풀위원회로 하여금 통합펀드 운용능력을 갖춘 금융기관을 선정한 후 관리 및 감독을 책임지게 한다.
기업이 DC풀 추진에 소극적이면 DC형 퇴직연금 사업에 관심 있는 금융기관이 투자에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퇴직연금시장에서는 단기에 수익을 내려는 조바심을 버려야 한다. 긴 안목으로 통합펀드 운용시스템을 개발하고 영업력을 키워나간다면 머지않아 충분한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 초기에는 한국투자공사나 신설 공사에서 통합펀드를 운용하게 하는 방안도 고려해 봄직하다.
퇴직연금의 DC형 전환은 자본시장이 기관투자가 중심이 되어 건전한 발전을 이루는 데 기폭제 역할을 한다. 미국은 DC형인 퇴직연금 플랜 401K가 자본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펀드산업이 세계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다. 호주도 의무가입 퇴직연금 시스템 슈퍼애뉴에이션을 1992년 DC형으로 도입해 호주 전체 자산운용시장의 70%를 차지하며 호주의 펀드 산업이 순자산 규모로 아시아ㆍ태평양지역 1위, 세계 3위를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통합펀드의 투명하고 체계적인 자산관리는 부수적으로 각종 펀드 운영 관련 인프라 산업의 성장을 촉진한다. 국내 인력의 자산운용 능력을 향상시키고 금융산업의 해외 진출 시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퇴직연금의 DC형 전환은 자본시장의 에너지가 될 뿐 아니라 그 자금이 기업투자로 연결되어 경영성과를 높인다.
그로 인한 주가 상승은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여 다시 DC형 확산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다. DC형 퇴직연금으로 노후복지문제를 해결하고 금융기관을 선진화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연강흠 (연세대 경영대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매일경제 2013. 11. 13 기고
<원문>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11254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