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6일 복잡한 방정식으로 얽힌 2014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건전재정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관리재정수지가 25조(兆)9000억 원의 적자(赤字)를 보일 것으로 예견된다. 이러한 예상도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3.9% 수준으로 회복한다는 전제 위에서 수립된 것이다. 1년도 지나지 않아 2014년 이후 흑자를 내겠다던 중기 재정운영 계획과는 멀어져가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정부 예상과는 달리 국가채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재정위기 국가들처럼 극단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예산안에서 경제 활성화, 공약가계부 이행, 그리고 재정건전성을 달성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3가지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장으로 일자리가 창출돼 재정이 건전해지고 복지 지출이 가능해져야 한다. 그러나 예산안을 살펴보면,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복지 분야 지출은 8.7%가 증가한 반면, 성장을 위한 지출인 산업 분야 지출은 1.7% 감소했고, 사회간접자본 예산도 4.3%가 줄었다. 더욱이 의무적 지출은 연평균 6.9% 증가하고, 재량 지출은 연평균 0.4%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성장 잠재력을 확보하기보다는 법에서 정한 복지 사업을 추진하는 데 예산을 다 써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민생이 어렵고 복지 지출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기업 환경은 악화돼 경제성장에 따른 세수 증가 비율인 조세탄성치도 떨어지고 있다. 지출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세수 증가는 어려운 정책 환경이다.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가. 조세부담률의 증가, 복지 지출의 증가, 그리고 국가채무의 증가는 모두 경제성장률을 하락시킨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 일자리가 줄어들어 소득 불평등은 확대된다. 경기가 나빠지면 저소득층의 소득이 고소득층의 소득보다 더 많이 줄어든다. 현재 발생하는 문제들은 저성장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대증요법에 의존해 복지 지출을 늘리고 증세를 시도한다. 증세가 어려우면 적자재정으로 국가채무를 증가시킨다. 이러한 해법은 우리 경제를 다시 저성장의 늪으로 빠뜨려 문제를 악화시킨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어떤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가.
첫째, 마구잡이식으로 법체계 속에 들어왔던 경제 악법(惡法)과 각종 규제들에 대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포퓰리즘적 규제를 개혁하고 주택 및 자본시장 등 자산시장을 정상화해야 한다. 부작용만 있고 효과도 검증되지 않은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경제 환경을 정비함으로써 예산을 수반하지 않으면서도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들을 강력하게 실천해야 한다.
둘째, 정부 지출의 효율성을 증대시켜야 한다. 정부도 이미 문제점을 인식하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무분별한 복지 지출, 지역 균형발전으로 위장된 선심성 지출 등 그동안 곳곳에 자리잡은 암초들을 제거하지 못하면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셋째, 균형재정의 의지를 강화해야 한다. 균형재정을 위해 우리 모두가 뼈를 깎는 고통을 각오하고 각종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 예산안이 국회로 넘어가 민생을 위한다는 미명 아래 포퓰리즘적 요구로 지출이 더 증가한다면 우리 경제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건너고 말 것이다. 정치인들도 근시안적 요구를 자제하고 지속 불가능(不可能)한 복지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국민 행복을 위해 힘써야 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기로(岐路)에 서 있다. ‘한강의 기적’으로 여기까지 왔으나, 여기에서 멈출 순 없다. 21세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과 국민 행복을 위해 저성장의 고리를 끊고 경제 도약의 길을 만들기 바란다.
정부는 26일 복잡한 방정식으로 얽힌 2014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건전재정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관리재정수지가 25조(兆)9000억 원의 적자(赤字)를 보일 것으로 예견된다. 이러한 예상도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3.9% 수준으로 회복한다는 전제 위에서 수립된 것이다. 1년도 지나지 않아 2014년 이후 흑자를 내겠다던 중기 재정운영 계획과는 멀어져가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정부 예상과는 달리 국가채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재정위기 국가들처럼 극단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예산안에서 경제 활성화, 공약가계부 이행, 그리고 재정건전성을 달성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3가지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장으로 일자리가 창출돼 재정이 건전해지고 복지 지출이 가능해져야 한다. 그러나 예산안을 살펴보면,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복지 분야 지출은 8.7%가 증가한 반면, 성장을 위한 지출인 산업 분야 지출은 1.7% 감소했고, 사회간접자본 예산도 4.3%가 줄었다. 더욱이 의무적 지출은 연평균 6.9% 증가하고, 재량 지출은 연평균 0.4%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성장 잠재력을 확보하기보다는 법에서 정한 복지 사업을 추진하는 데 예산을 다 써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민생이 어렵고 복지 지출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기업 환경은 악화돼 경제성장에 따른 세수 증가 비율인 조세탄성치도 떨어지고 있다. 지출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세수 증가는 어려운 정책 환경이다.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가. 조세부담률의 증가, 복지 지출의 증가, 그리고 국가채무의 증가는 모두 경제성장률을 하락시킨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 일자리가 줄어들어 소득 불평등은 확대된다. 경기가 나빠지면 저소득층의 소득이 고소득층의 소득보다 더 많이 줄어든다. 현재 발생하는 문제들은 저성장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대증요법에 의존해 복지 지출을 늘리고 증세를 시도한다. 증세가 어려우면 적자재정으로 국가채무를 증가시킨다. 이러한 해법은 우리 경제를 다시 저성장의 늪으로 빠뜨려 문제를 악화시킨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어떤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가.
첫째, 마구잡이식으로 법체계 속에 들어왔던 경제 악법(惡法)과 각종 규제들에 대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포퓰리즘적 규제를 개혁하고 주택 및 자본시장 등 자산시장을 정상화해야 한다. 부작용만 있고 효과도 검증되지 않은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경제 환경을 정비함으로써 예산을 수반하지 않으면서도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들을 강력하게 실천해야 한다.
둘째, 정부 지출의 효율성을 증대시켜야 한다. 정부도 이미 문제점을 인식하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무분별한 복지 지출, 지역 균형발전으로 위장된 선심성 지출 등 그동안 곳곳에 자리잡은 암초들을 제거하지 못하면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셋째, 균형재정의 의지를 강화해야 한다. 균형재정을 위해 우리 모두가 뼈를 깎는 고통을 각오하고 각종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 예산안이 국회로 넘어가 민생을 위한다는 미명 아래 포퓰리즘적 요구로 지출이 더 증가한다면 우리 경제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건너고 말 것이다. 정치인들도 근시안적 요구를 자제하고 지속 불가능(不可能)한 복지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국민 행복을 위해 힘써야 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기로(岐路)에 서 있다. ‘한강의 기적’으로 여기까지 왔으나, 여기에서 멈출 순 없다. 21세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과 국민 행복을 위해 저성장의 고리를 끊고 경제 도약의 길을 만들기 바란다.
양준모 (연세대 정경대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13. 9. 27 포럼
<원문>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09270103393719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