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복지 `4층 보장` 시대로 - 김원식
	2013-09-25
노후복지 `4층 보장` 시대로 대통령 선거 때 공약으로 내걸었던 기초연금 확대정책이 부분적으로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 모두의 관심사인 만큼 우리나라 재정상황을 고려한 합리적인 대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앞서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도 국민연금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인 보험료 인상에 대해 현재의 부분적립 방식을 유지하기 위한 보험료 인상안과 후세대가 연금 재정을 책임지도록 하는 보험료 동결안이 함께 제안됐다. 결론은 정부의 몫이지만 위원회는 깃털형 세금보다 더 큰 폭발력을 지닌 보험료 시한폭탄을 던져 놓은 것이다. 국민연금 보험료는 노후에 급여로 돌려받는다고 하지만 당장 불경기로 어려운 가계를 꾸려가고 있는 서민들에게 세금보다 훨씬 큰 부담이다. 보험료 부과소득에는 상한이 있어서 월 375만원 이상의 근로자들에게는 소득이 아무리 늘어도 상한액의 4.5%인 16만8000원만 부과된다. 이에 비해 상한액 이하의 저소득 국민에게는 소득 상승분의 4.5%가 꼬박꼬박 보험료로 추가된다. 그러나 전체 근로자들의 약 40%가 소득세를 내지 않고 있고, 전체 근로자들의 평균 실효소득세율은 2011년도의 경우 4.06%에 불과하다. 국민의 입장에서도 법정퇴직금제도에 임금의 8.3% 이상을 적립하고 있어서 국민연금을 포함하면 임금의 17.3% 이상을 노후안정에 지출하고 있다. 사실상 노후를 위한 보험료 부담 능력은 거의 고갈된 상태다. 그렇다면 늘어난 자녀들을 위한 양육비나 교육비는 누가 부담할 것이며 계속 늘어날 고령인구 문제는 또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국민연금의 재정 문제는 계수적 조정이나 제도 외적 요행으로 해결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설령 해결된다고 해도 국민의 노후안정은 결코 충족될 수 없다. 우선, 국민연금제도의 시스템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즉, 급여의 특성에 따라 재정을 분리해서 운영할 필요가 있다. 가입자 전체의 평균소득에 의하여 결정되는 소득재분배급여는 확정급여형으로 정부가 세금으로라도 책임지고, 가입자의 개별 소득에 의하여 결정되는 소득비례급여는 기금의 운용수익에 따라 지급하는 시스템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이는 기금 고갈 시 급여지급을 위한 정부의 재정 부담을 반으로 줄이는 효과가 있다. 둘째, 현재의 불충분한 국민연금 급여를 보충하기 위하여 퇴직금제도를 퇴직연금으로 일원화해야 한다. 현재 거의 모든 퇴직연금 수급자들은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인출하고 있으며 이 돈이 노후자금으로 사용될 확률은 거의 없다. 퇴직연금이 요즘과 같이 자녀의 결혼자금이나 전세금을 메우는 창구가 되면 퇴직연금은 존립 의미가 없어진다. 셋째, 개인연금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개인연금의 수익률은 정기예금 이자에도 못 미치고, 본인이 적립한 개인연금의 수급시기도 모르고 금융기관에 잠재우고 있는 가입자들이 45%나 되는 것이 현실이다. 개인연금은 근로자들의 노후보장을 위하여 아까운 세수입을 포기하면서 운영되는 제도이다. 개인연금이 무관심 속에 있기보다는 실생활에서 정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의 개발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개인연금에 적립된 자금은 만기 이전이라도 의료비, 교육비, 혹은 주택구입 등 목돈 수요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남은 자금은 연금화시킨다. 결론적으로 국민이 스스로 국민연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정상화시켜서 공적ㆍ사적연금 간에 합리적 연금 포트폴리오를 짜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도 부족한 노후 자금은 노동시장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 지금도 해마다 5개월씩 평균수명이 연장되고 있어 은퇴 후 생존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이제는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의 3층 보장이 아니라 여기에 `일`을 더한 4층 보장이 필요하다. 김원식 (건국대 교수·경제학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매일경제 2013. 9. 24 기고 <원문>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888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