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표 경제민주화, 재정립이 필요하다 - 전삼현
	2012-12-24
박근혜표 경제민주화, 재정립이 필요하다 박 당선인의 국정 '키워드'가 화해와 대탕평, 국민대통합, 상생과 공생, 국민행복시대, 튼튼한 안보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 분야는 경제민주화를 통해 "국민 모두가 먹고사는 것 걱정하지 않고 청년들이 즐겁게 출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결국 박근혜표 경제민주화란 국민 모두가 일자리를 갖고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으로 요약된다. 참으로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당선인의 일성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꿈이 실현되기 위하여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전제조건들이 있다. 우선 경제성장 없이는 잘살 수 없다는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우리가 잘살 수 있었던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연 10% 이상의 경제성장을 이뤘기 때문이었다. 다음으로 시장배분적 상생·공생을 통해서는 일자리가 늘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경험칙상 경쟁과 성장 없는 일자리 창출이란 사회주의에서는 가능하지만 자본주의에서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 당선인이 성공한 민생대통령으로 인정받으려면 임기 개시 전에 경제민주화의 정의를 재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다. 우선 경제민주화의 주체가 누구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 당선인은 선거운동기간에 헌법 제119조 제2항 '경제민주화'의 의미를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으로 해석해 왔다. 즉 국가가 경제민주화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무역액 1조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8위 무역대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 경제가 1970년대식 "잘살아 보세"라는 구호로는 더 이상 성장동력을 찾을 수 없을 만큼 규모가 커졌다는 점을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물론 박 당선인 경제정책의 핵심은 '자본주의 4.0'이라는 분석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진 터라 단시간에 정부보다 시장를 신뢰하기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 4.0'의 성공 여부는 고도의 전문성과 지혜, 노련함을 겸비한 정부기관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민간부문을 얼마나 잘 통제하고 리드하는지에 달렸다. 즉 법률이라는 몽둥이를 가지고 시장을 통제하는 것이 '자본주의 4.0'의 본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박근혜표 경제민주화의 1단계는 국민과 기업들이 흥이 나서 자발적으로 창조경영을 할 수 있도록 자율을 보장해야 한다. 그리고 2단계는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 국가가 전문성을 갖고 노련하게 시장에 개입해 조율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10월 31일 박근혜 당선인이 후보로서 발표한 유일한 성장관련 공약 '창조경제'론이 최근 재조명되고 있다. 즉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집중 육성해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이는 국가 주도로 시장을 배분하기 위해 몽둥이를 들기보다는 고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시장이 확대될 수 있도록 이를 조율하는 노련한 경제 프로가 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뒤돌아보건대 지난 선거기간 내내 경제민주화가 여야 모두의 공약이 되었던 이유는 바로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난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열망 때문이었던 것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앞으로 '박근혜표' 경제민주화도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즉 "경제성장의 과실(果實)을 중소기업과 사회적 약자에게 골고루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과 사회적 약자가 경제성장의 주역이 되도록 후원하고 시장의 조율자가 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전삼현 (숭실대 교수·기업법률포럼 대표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파이낸셜뉴스 2012. 12. 24 특별기고 <원문>http://www.fnnews.com/view?ra=Sent1801m_View&corp=fnnews&arcid=201212230100216100012172&cDateYear=2012& cDateMonth=12&cDateDay=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