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 北인권 외면 말라 - 성재호
	2012-11-29
대선 후보들, 北인권 외면 말라 유엔 총회 제3위원회는 27일 참가국의 컨센서스에 의해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엔 총회의 북한인권결의는 2005년부터 매년 표결로 채택돼 왔으며, 최근 찬성국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총회 제3위원회가 북한인권 결의안 채택 과정에서 표결없이 컨센서스, 즉 총의(總意) 방식으로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기권국을 제외한 제3위원회 참석 모든 회원국 대표가 북한 인권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함으로써 표결할 필요가 없었음을 의미한다. 결의안은 고문, 불법적·자의적 구금, 연좌제, 정치범수용소, 사상과 표현의 자유 및 이동의 자유 제한,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폭력 등 북한 내 심각한 인권 침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이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탈북자와 관련해서는 강제송환 금지의 원칙을 존중할 것을 촉구하고, 납북자 문제의 조속한 해결, 이산가족 상봉 재개 희망 등을 포함하고 있다. 여기에 북한 내 정치범수용소에서 심각한 인권침해가 자행되고 있다는 내용이 추가됨으로써 2011년 총회 결의에 비해 내용이 한층 더 강해졌다. 한국은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 인종 차별 철폐 협약, 여성 차별 철폐 협약, 고문 방지 협약, 아동 권리 협약, 장애인 권리 협약 등 주요 국제 인권 규약 체약 당사국으로서, 2008년부터 북한인권 결의안에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해 왔다. 북한도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 여성 차별 철폐 협약, 아동 권리 협약에 가입한 상태다. 따라서 유엔 제3위원회의 북한인권 결의안 채택은 북한이 협약상의 의무를 준수할 법적 책임을 지적하고 그 위반 사항을 고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지난 6월 28일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과거 공산당의 집권을 경험했던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체코마저 북한의 참혹한 인권 상황을 비난한 바 있고, 국제 인권 단체인 프리덤하우스는 북한을 최악의 인권탄압국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처럼 국제사회는 한목소리로 북한의 인권 침해를 우려, 지적하면서 개선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는 국제법상 인권의 보편성을 기반으로 당위로서의 인권 존중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체적 인식과 책임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시민단체의 다양한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북한 인권과 관련해 정치권은 인식이 부족하거나 의도적으로 비켜 서 있으려는 게 현실이다. 벌써 8년째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북한인권법안은 정당별 이해관계에 기인한 왈가왈부만 무성할 뿐이다. 국내 대부분의 사안을 인권과 관련지어 비난하면서도 북한의 인권과 연계되면 이를 모른 체하는 이중적 태도가 도를 넘었다. 인권은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아니라, 누구나 존중하고 지켜야 하는 가치다. 특히, 같은 동포로서 북한 주민의 인권적 고통을 정치적 목적 뒤에 방치해선 안된다. 인권 존중은 사회적 수준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 방법임이 역사의 경험에서 명백하다. 이는 남북 주민이 진정하게 하나가 되는 통일의 본질적 요소임을 가볍게 여겨선 안된다. 선거운동 기간을 맞아 각 대선 후보 캠프에서는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면서 누가 더 국민을 위한 리더인지 심판받으려고 한다. 남북관계에 관한 정책도 보인다. 그러나 북한 동포의 인권에 대한 구체적 인식과 주장은 명백하지 않다. 북한 주민이 겪고 있는 곤궁과 탄압, 착취는 들여다보지 않고 북한 정권과의 협력을 앞세우는 것은 진정한 통일의 방법론이 될 수 없다. 대선을 계기로 공포와 곤궁에 떨고 있는 북한 주민의 인권보호 문제가 정치적 포장을 벗고 그 순수한 무대 위로 올라오길 기대한다.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12. 11. 29 포럼 <원문>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211290107313719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