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주기 정책' 이제라도 줄여야 - 이영
	2012-10-09
'퍼주기 정책' 이제라도 줄여야 정부는 0~2세 양육수당을 소득 하위 70% 이하까지만 지원하기로 한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먼저 0~2세는 불가피한 사정이 아니면 어린이집에서 보육받기보다 집에서 돌봐야 하는 시기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발달단계상 0~2세는 다른 아동과 함께 지내 사회성이 발달해야 하는 시기라기보다는 부모의 따듯한 사랑을 확인받아 안정된 정서를 키워가야 하는 시기다. 따라서 양육시설의 이용과 미이용 간에 정부 지원금에 있어서 차이가 있어서는 안 되며, 보육지원보다는 양육지원이 올바른 정책이다. 이제 지원을 소득에 따라 차등을 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인지에 대해서 논의해 보자. 소득과 관계없이 일정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불형평한 정책이다. 왜냐하면 고소득자나 저소득자가 동일한 액수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형평성이 제고되기보다는 오히려 악화되기 때문이다. 초ㆍ중등교육같이 외부성이 큰 경우에는 이를 의무교육화해 모든 사람들이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합리화될 수 있는데, 0~2세 아동 돌봄이 이런 정도의 외부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일률적인 보조금은 불형평할 뿐 아니라 비효율적이다. 정책 목표가 지원을 통해 자녀 출산을 장려한다는 것이라면, 이런 정책 목표 달성에 있어서 일률적인 지원은 저소득층에 대한 집중 지원에 비해 보다 많은 재원을 필요로 하게 된다. 복지국가 모형으로 자주 거론되고 있는 북구 국가의 경우에도 이미 일률적인 보조를 지양하고 차등가격(sliding fee) 체제를 사용해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재화나 서비스의 재원을 조달하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정책 형평성이나 효율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표를 얻기 위한 퍼주기 식의 정책을 입안하는 인기영합주의가 더 강해지고 있다. 0~2세 무상보육 정책도 2011년 12월 말 급하게 여야가 총선에서 표를 얻기 위해 제대로 된 논의를 거치지 않고 국회에서 통과시킨 정책이다. 이제는 대선을 앞두고 표를 잃어버릴 것을 염려해 모든 대선 후보들이 일률적인 보조라는 현행제도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일률적인 보조는 차등가격에 비해 비효율적이고 불형평한 제도이며 선진국에서도 이미 지양하고 있는 제도이다. 이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을 때 다른 단추를 계속하여 잘못 끼우는 것보다는 첫 단추를 고쳐 끼우는 것이 맞다. 이 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매일경제 2012. 10. 9 MK토론방 <원문>http://news.mk.co.kr/column/view.php?sc=30500001&cm=사설·칼럼메인&year=2012&no=642849&relatedcode=&wonNo=646083&s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