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車 노사문제에 정치권 개입 말라 - 전삼현
	2012-09-27
쌍용車 노사문제에 정치권 개입 말라 지난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쌍용차 정리해고 관련 청문회’를 열어 쌍용자동차 사태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놓고 여야 공방을 벌인 바 있다. 26일 결국 환노위는 다음달 열리는 국정감사에 쌍용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 그룹의 파완 고엔카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에 앞서 24일 마힌드라 측은 쌍용차 정리해고 관련 청문회와 국정조사 가능성 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하는 서신을 국회 환노위원장에게 전달한 바 있다. 사실, 노사갈등은 어느 기업이나 있을 수 있는 문제이며, 이에 대한 해법은 노동법이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물론, 노동법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는 법원의 판례나 전문가들의 해석을 통해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있는 해결 기준들이 마련돼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이번 환노위의 ‘쌍용차 정리해고 관련 청문회’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며 외국인 대주주의 입장에서 볼 때는 더욱 이해가 안 가는 사태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쌍용차 사태의 핵심어는 정리해고, 파업, 경찰투입, 직장폐쇄라고 할 수 있다. 쌍용차사태는 2004년 10월 상하이자동차가 이를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976명의 근로자가 정리해고됐고 새로운 인수자인 인도의 마힌드라 그룹이 경영 정상화를 조건으로 약속한 해고자 복직이 지연되면서 오늘에 이른 것이다. 정치권이 이 사태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방법이 문제다. 청문회를 열고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는 등 외국인 대주주를 정치권이 압박하는 듯한 인상을 준 것이 그것이다.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에게 복직시켜주겠다는 여야 의원들의 깊은 뜻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적자가 나고 있는 기업에 억지로 이들을 복직시키라고 정치권이 나서는 것이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마힌드라 그룹도 한국 정치권이 2010년 쌍용차 인수 과정에서 법적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한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 전에 발생한 2009년 8월의 정리해고만을 문제삼는 것은 적법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해고 근로자를 복직시키기 위해서는 쌍용차가 흑자 구조로 전환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 3, 4년 안에 8000억~1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었는데, 이번 정치권의 행동으로 투자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는 말도 했다. 마힌드라 측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 이들의 항변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또한 이번 쌍용차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직장폐쇄가 불법인지 여부와 공권력 투입의 적법성도 따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는 ‘기획 부도(企劃不渡)’ 등을 언급하면서 관련자들을 소환해 진술하게 하는 등 민간기업의 경영 타당성까지 판단했다고 한다. 외국인 대주주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임은 분명하다. 공권력 투입과 관련해서는 당시 정리해고의 법적 효력이 이미 발생했고, 법원도 노조에 퇴거명령을 내린 상태였다. 경찰은 단지 이를 강제집행하는 과정에서 투입됐던 점을 감안하면, 이제 와서 국회가 그 타당성을 논하는 것은 분명 설득력이 약한 청문회였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쌍용차 문제를 더 이상 정치적인 시각에서 보지 말고, 근로자들의 삶의 터전이고 대한민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회사와 그 종업원, 그리고 이 회사에 투자한 주주, 채권자들의 시각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쌍용차가 흑자가 날 수 있도록 마힌드라 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이를 계기로 노사가 함께 상생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해고 근로자를 복직시키는 길이다. 즉, 정치권은 애정어린 눈길로 이들을 지켜보는 관객이 되는 것이 최선이다. 전삼현 (숭실대 법과대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12. 9. 27 포럼 <원문>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209270103313719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