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무라 나오미, 그리고 박영석 - 박인환
	2011-11-10
우에무라 나오미, 그리고 박영석 1984년 2월 12일 일본의 대표적 산악인이자 모험가인 우에무라 나오미(植村直己, 43)는 북미의 최고봉인 매킨리산 동계 단독 등반길에 나섰다가 하산 중 교신이 끊기고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1970년 일본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하고 세계 최초로 5대륙 최고봉 등정에 성공했다. 더구나 에베레스트를 제외한 나머지 4개봉 등정은 모두 홀로 계획하고 수행한 단독 등반이었다. 그는 개썰매를 타고 최초로 북극점에 홀로 섰으며, 아마존강 6000km를 뗏목을 타고 단독 래프팅 했다. 그가 실종된 후 수색대는 그가 파놓은 얼음 동굴과 일기장, 필기구 등 소지품을 다수 발견했으나 그의 주검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그 후 일본에서는 잊을만하면 수시로 수색팀을 현지에 보내고 있으며 이 또한 큰 뉴스가 되고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일기장 등 소지품 다수를 찾아낸 일본의 능력에 비추어 일부러 수색을 늦추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나약해진 일본 국민들과 청소년들에게 긴 세월을 두고 그 불멸의 모험심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실제로 그의 고향 효고현에는 ‘우에무라 나오미 모험관’이 설립되어 생전 그의 모험에 얽힌 이야기를 전해주며, 그가 사용한 장비와 물품, 각종 기록물과 사진 등을 전시하고 ‘우에무라 나오미 모험상’을 제정, 시상하고 있다. 또한 도쿄의 ‘우에무라 모험관’ 등 도처에 ‘우에무라 나오미 자연학교’나 ‘야외학교’가 있어 일상생활 속에서 일본 국민의 모험심을 고취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그로부터 약 27년이 지난 2011년 10월 18일 강기석, 신동민 대원과 함께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남벽 루트를 개척하던 박영석 대장(47)이 갑작스런 눈사태와 낙석으로 등반을 중단하고 하산할 예정이라는 교신을 남긴 후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 박 대장은 1993년 아시아 최초로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에 성공한 후 2001년 세계의 지붕이라 일컫는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세계에서 최단 기간 완등에 성공했다. 그의 모험은 이에 그치지 않고 오세아니아, 남극을 포함한 7대륙 최고봉을 포함해서 2004년 남극점, 2005년 북극점 도달로 소위 산악 ‘그랜드 슬램’을 최초로 달성하여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현존하는 최고의 등반가이자 진정한 모험가였던 그는 전인미답의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다가 결국 안나푸르나 여신의 품에 영원히 안기게 된 것이다. 그가 베이스 캠프에서 남긴 말이 우리 일상의 나태함을 통렬하게 꾸짖고 있다. “산악인은 산으로 가야 산악인이라고 생각해요. 탐험가는 탐험을 가야 탐험가이지요. 야성을 잃은 호랑이가 아니라 들판에서 뛰며 사냥 하는 호랑이가 호랑이지요. 나는 죽는 그날까지 탐험을 계속할 것입니다.” 그는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서 2010년 3월 자신이 내놓은 돈 1억원을 기반으로 ‘박영석 탐험문화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제 우리도 그에게 상장이나 훈장을 주는 일에만 그치지 말고, 일본과 같이 ‘박영석 모험관’을 건립하고 ‘박영석 모험상’을 제정해서 지금처럼 나약한 청소년들에게 진취적 기상과 함께 진정한 도전과 모험 정신을 심어주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법률신문 2011. 11. 10 <원문>http://www.lawtimes.co.kr/LawNews/News/NewsContents.aspx?serial=60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