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戰後에도 PKO 파병을 - 김종하
	2003-03-26
이라크戰後에도 PKO 파병을 우리나라는 1991년 9월 유엔 가입 이래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유엔 평화유지활동 (PKO: Peace Keeping Operation)에 참여해 왔다. 1993년 7월 소말리아에 공병대대를 파견한 것을 시발로 앙골라, 인도, 파키스탄, 서부사하라, 그루지야, 동티모르 등 7개 지역에 475명 정도의 병력을 파병해 놓고 있다. 그러나 이 정도 규모는 현재 우리 국력에 비춰볼 때 너무 미미한 수준이다. 세계주요 국가들의 PKO 상한선을 살펴보면, 스웨덴 3000명, 일본 2000명, 태국 1500명, 인도 4600명 수준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세계 6위의 군사강대국답게 유엔 PKO의 성공적 지원을 위해 지금보다 훨씬 큰 규모의 병력을 보내 좀더 적극적으로 PKO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쟁이외의 군사작전(MOOTW:Military Operations Other Than War)으로 불리는 PKO에는 우리 군이 다소 받아들이기 어려운 재능과 능력(외교적 자질 및 능력)이 요구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 군이 보여준 PKO의 결과들, 예컨대 소말리아, 서부사하라, 앙골라 등지에서 보여준 의료지원 활동 및 대민지원 활동, 그리고 동티모르 보병부대(상록수부대)가 보여준 치안유지 활동 및 주민구호 활동 등은 국제사회로부터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것은 PKO를 수행하는 데 있어 반드시 요구되는 군인외교관(military diplomat)의 자질이 우리 군에 잠재돼 있음을 뚜렷이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 군이 적극적인 PKO를 통해 유엔과 같은 다국적 조직의 구조 내에서 동맹국 및 연합국들과의 협력을 증대시켜 나가는 것은 우리의 국가이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중요한 외교적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글로벌(global) 경제체제에 이미 깊숙이 개입되어 있기때문에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분쟁들은 우리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PKO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잠재적인 분쟁을 미연에 방지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우리의 국가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적극적 외교행위인 것이다. 현재 미국 주도의 대(對)이라크전을 통해 유엔의 권위가 많이 실추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쟁지역의 PKO는 그 성격상 유엔과 같은 조직이 아니면 도저히 할 수 없다. 유엔 설립 이후 1987년까지 42년간 13건의 PKO가 이뤄졌으나, 냉전 종식 이후 지금까지 13년 동안 36건 이상의 PKO가 이뤄졌다. 이것은 유엔이 PKO에 대한 전문성과 권위를 가지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라크전 이후 미국 주도아래 새롭게 재편되는 국제질서하에서는 지역·종교·인종분쟁 등이 과거보다 더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PKO는 과거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PKO를 통해 우리 군이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 및 자산들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의 평화유지 노력에 도움을 줌으로써, 우리의 국가이익을 증대시킴에 있어 너무나 중요한 글로벌 안보환경의 안정을 유지·발전시키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노무현 정부는 국가건설(nation-building)의 항목에 속하는 평화유지나 기타 군사활동들(난민문제 등)을 수행하는 데 적합하게 설계된 부대를 우리 군 내부에 새롭게 창설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2개 여단 규모는 되어야 할 것이며, 유엔을 포함한 다국적 조직들이 도움을 요청할 경우 언제든지 즉각 파병이 가능한 상비체제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金鍾夏 (시민회의 정책실장) 출처 - 조선일보 2003. 3. 26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