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盧정부의 막판 공무원 늘리기 - 윤창현
	2007-08-29
빚더미 盧정부의 막판 공무원 늘리기 정부는 공공 서비스 제공을 포함한 각종 사업을 벌이고 인건비를 지출한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필요한 돈을 걷는 주머니를 셋씩이나 가지고 있다. 일반회계, 특별회계 및 각종 기금들이다. 걷어서 쓰는 방법이 이토록 다양한 나라는 없다. 과거에는 일반회계만 주로 보여주더니 이제 이 3개를 합쳐 이른바 통합재정수지를 만들고 전체 규모가 얼마인지를 공개하고 있다. 그리고 국민연금기금을 포함한 4대 연금의 경우 그 목적이 국민의 노후를 위한 강제저축의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이를 제외한 부분을 관리대상수지라는 이름으로 통계를 따로 작성한다. 그런데 관리대상 수지의 경우 지난해에는 연간 10조7000억원 적자였는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벌써 22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4대 연금기금을 제외하고 상반기에 108조5000억원을 걷었는데 쓴 것은 131조원이다. 엄청난 지출이다. 게다가 이 와중에 공무원 수를 다시 1000명 더 늘리겠다는 보도가 최근에 나왔다. 조세부담률은 ‘조세＋사회보험료’를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것인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은 36%로 거의 변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이 비율이 1997년 21%에서 2005년 25.3%까지 급격히 증가했다. 1%라면 조금 작아 보일지 모르지만 GDP 1%는 그게 아니다. GDP 총 규모가 지난해 기준 900여조원에 이르니 1%면 9조원에 가까운 돈이다. 아직도 OECD 평균보다는 작다고 애써 자위할지는 모르지만 그 증가 속도는 엄청나다. 남들은 몇십 년에 걸쳐 서서히 증가한 부담률을 얼마 안 되는 기간에 화끈(?)하게 끌어올린 것이다. 정부는 좀더 겸손해야 한다. OECD 회원국 평균보다 낮은데 무슨 말이냐는 식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징병제에 의한 군복무 부분을 포함시킨다면 아마 국민부담률 수준은 급격히 올라갈 것이다. 정부는 오히려 이 짧은 기간에 부담률이 이토록 빠르게 늘어난 데 대해 국민에게 미안하다는 자세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이 국가경쟁력을 얼마나 키웠는지 자문해볼 일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라는 것이 있다. 소득이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가구에 대해 일정 부분까지 모자라는 액수를 지원해 주는 제도다. 취지가 좋은 이 제도에 있어서 안타까운 점은, 많은 가구가 일단 이 제도의 도움을 받기 시작하면 여간해서 졸업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경제도 힘들고 어려운데 졸업하기가 쉽겠는가. 그러나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졸업을 못하는 게 아니라 하지 않는 가구도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해외여행을 수 차례 다녀온 가구도 있다는 보도도 나온 적이 있는 것을 보면 복지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좋은 뜻으로 만든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도 있다는 점, 이 제도에 편입된 다음 열심히 노력해서 졸업을 해야 할 가구들 중에 혹시 이러한 제도의 편리함에 도취돼 졸업을 미루거나 노력을 덜 하는 가구는 없는가 하는 점 등을 잘 들여다봐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제도에 대한 정부의 역할은 제도를 만들어서 시행하는 것은 물론 얼마나 많은 가구를 졸업시켰는지도 포함해야 한다. ‘정부가 이런 좋은 일을 하는데 누가 감히’ 라는 시각만으로는 곤란하다. 공무원들을 가리켜 공복(公僕)이라고 한다. 공무원이 종이라면 누가 주인인가. 바로 국민이다. 국민에게서 힘이 나오고 돈이 나온다.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권한의 일부를 위임 받아 일을 처리하는 수탁자다. 혹시 공무원들 스스로 대통령과 함께 공공만능주의, 공공서비스 팽창주의에 빠져서 공공영역의 확장 분위기를 즐기면서 주인인 국민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할 일이다. 현 정부 임기 말에 공무원 숫자를 늘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할 일이 많은 새 정부에 공무원 숫자 줄이는 일까지 떠맡겨서야 되겠는가. 재고하기 바란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 ㈔바른금융재정포럼 이사장) 출처 - 문화일보 2007. 8. 29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