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말 盧정부의 공무원 늘리기 - 윤창현
	2007-08-10
임기말 盧정부의 공무원 늘리기 정부는 공공재를 생산, 공급하는 조직이다. 공공재는 그냥 내버려두면 과소 공급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정부가 나서서 이를 사회적으로 적정한 수준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논리가 가능하다. 결국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거둬서 필요한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여 공급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정부가 자기 과신에 빠질 수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정보 독점이다. 국가 전체를 대상으로 기업 등을 포함, 사회 구석구석에 이르기까지 각종 정보를 제출하도록 한 후 정보를 취합하고 독점하면서 의사결정에 이용한다. 그러고는 이를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민간은 모르고 정부는 아는 것이 많아진다. 당연히 “네가 뭘 아느냐”라든지 “제대로 모르면서 왜 그리 시끄럽게 떠드느냐”는 식의 교만한 태도가 나타난다. 제도적으로 보장된 정보의 우위를 남용하는 형국이다. 정보를 달라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경우마저 있다. 또한 공공서비스에는 약자를 돕는 서비스라든지 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경우 이를 처벌하는 기능이 포함돼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도덕적 우위를 점하게 된다. 선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생기게 돼 있다. 죄를 지은 국민이 경찰관에게 죄를 지은 것은 아닌데도 가끔 경찰관에게 용서를 비는 장면은 이를 잘 보여준다. 빈민구제나 복지 분야에서 일하면서 정부의 재정을 집행하는 경우도 비슷하다. 자기 돈을 쓰는 것도 아닌데 고맙다는 인사가 돌아온다. 돈의 출처는 세금을 낸 국민인데도 다른 국민에게 인사가 가지는 않는다. 또 하나는 정부가 공공서비스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돈은 거둔 돈이라는 점이다. 힘들게 번 돈을 쓰려고 보면 아까운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거둔 돈을 쓰기는 그리 아깝지 않을 수 있다. 또 거두면 되기 때문이다. 독점적 정보에 의한 정보 우위, 도덕적 우위, 그리고 거둔 돈을 쓰는 편안함이 합쳐지면 환상이 생겨난다. 우리 조직은 매우 필요하고 중요한 일을 하고 있으며 이런 일은 자꾸 더 늘여도 괜찮고 이를 위해서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하고 더 많은 돈을 써도 괜찮다는 의식이다. 이러한 의식이 적절한 통제를 받지 못한 채 조직의 자기팽창원리가 합쳐지면 크기는 기하급수로 불어난다. ‘작고 일 잘하는 정부’가 강조돼야 하는데 그냥 ‘일 잘하는 정부’만이 강조된 결과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한번 불어난 조직과 예산은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만들기는 쉬워도 없애기는 어렵다. 공무원 조직의 안정성을 위해 도입한 신분보장의 원칙이 일단 늘어난 조직과 인원을 정리하기 힘들게 만드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리하여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공공재의 과소공급보다는 과잉공급을 걱정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민간기업들은 고용을 줄이고 구조조정을 하느라 야단인데 임기만료를 6개월여 남겨 놓고 있는 정부는 공무원을 무더기로 늘리고 있다. 조직 신설에다 인원 증원, 그리고 직급 상향조정까지 가능한 모든 수단이 동원되며 조직이 팽창되고 있다. 2007년 늘어난 국가공무원이 1만2500여명이다. 연간 목표치가 1만명이었으니 목표치를 초과달성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증가 인원까지 감안하면 현 정부 들어 증원된 공무원은 모두 6만5000여명이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말이 절로 나올 판이다. 이 돈은 다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이고, 그것도 모자라면 국채를 발행하여 금융시장에서 빚을 내어 쓰고 있다. 국채가 늘어나는 부분이 최근 과잉유동성의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니 정말 어이없다. 이러한 황당한 상황을 어디에서부터 치유해야 하나. 쇠귀에 경 읽기도 지친 지금 12월이 빨리 오기만을 기대하는 심정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경영학 / 바른금융재정포럼 이사장) 출처 - 문화일보 2007. 8. 10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