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9대선 옴부즈맨의 눈 - 김석준
	2002-10-04
12.19대선 옴부즈맨의 눈 이번주는 ‘북 비밀지원설’ 공방, 아시안 게임 개막, 개구리소년 유골발견, 김대업 테이프 조작가능성 공방, 김석수 총리서리 인사청문회 등이 중요한 사안들이었던 한 주였다. 대선과 관련하여 이회창 후보의 정책토론회 등을 통한 정책대안 제시활동, 노무현 후보의 선대위 구성 및 대선 출정식, 정몽준 후보의 본격적인 언론 출연 및 신당준비 등이 두드러졌다. 이번 주도 문화일보는 기사나 사설을 통해 후보자간의 정책공약을 부각시키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대선후보 빅3의 지도자론,’ ‘청와대·부처 충청이전,’ ‘대선의 명제들’ 등이 그 예들이다. 그럼에도 정책의 차별성 및 실현 가능성에 대한 전문적인 심층 평가가 부족하여 독자들에 대한 서비스가 충분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이점이 보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공정한 정책선거의 의미가 퇴색되고 언론이 도리어 과거 역대 대선에서와 같이 선전·선동에 능숙한 후보나 정당에게 홍보수단으로 이용당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역대 선거에서는 후보들이 오로지 득표전략의 일환으로 대상과 장소 및 시기에 따라 서로 모순적인 정책공약들을 제시하거나 분야별로 서로 조화될 수 없는 상반된 공약들을 제시하는 사례들이 많았다. 특히 득표 효과를 높이기 위해 충격성 및 뉴스 가치에 비중을 두었다. 이로 인해 집권시 정권 인수기구가 이들 공약을 무시한 상태에서 새롭게 주요 정책들을 전면 재정립하여 정부를 운영했던 사례가 많았다. 이 때문에 선거공약을 하는 후보자나 유권자 모두 정책공약에 비중을 크게 두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대선에서 언론이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단지 후보나 정당의 선전술에 입각한 공약발표에만 의존하여 이를 확대 재생산하는 역할에만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 나름대로 공정하고 객관적인 정책전문가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들이 내놓는 공약들에 대해 일관성을 가지고 심층분석·평가하는 기능을 추가해야 할 것이다. 이 기능이 보완되기 전에는 후보가 전문패널에 의해 검증을 거친 관훈토론회나 경실련 정책토론회를 크게 다루고 단순히 후보개인이 의견을 발표하는 것은 작게 다루는 것이 타당하다. 이런 기준에 따라 이 후보와 노 후보의 청와대 집무실 사용여부와 행정부처 충청 이전 문제, 정 후보의 ‘현대와 거리 두기’및 ‘특혜 없는 나라 건설’ 등에 대해 공정하고 균형된 심층분석이 있어야 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정책 이외에도 후보자 관련 보도의 공정성문제이다. ‘병풍’과 김대업 테이프 조작 가능성, ‘4억달러 북 지원설’ 등에 대한 보도는 이로 인해 지난 수개월간 이해관계를 달리했던 후보자간의 균형을 고려하여 기사의 비중이 더 크게 다루어져야 했다. 대선 후보에 대한 언론의 공정성과 객관성 및 심층전문성이 보완되어 이번 대선이 공정한 정책선거가 되도록 언론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 김석준 (이화여대 교수,행정학 / 시민회의 공동대표) 출처 - 문화일보 2002. 1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