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무너지면 미래도 없다 - 김세영
	2002-09-14
교육 무너지면 미래도 없다 우리 교육이 무너지고 있다. 학교에서는 교사나 학생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 니다. 그러나 그 정도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중·고등학생과 학부모들이 학교보다 학원에 더 충실하려고 애쓰는 실정이다. 학교 선생님을 무시하고 심지어는 학부모가 선생님을 구타하기까지 하는 반면 학원 선생님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풍토가 만연해가고 있다. 교육은 경제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교육이 무너지면 경제도 희 망이 없다. 나라의 백년대계라고 일컬어지는 교육은 경제성장의 필수 요소인 인적자원과 기술발전의 핵심적인 요소이다. 또한 경제의 본원적 기능인 생산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는 기술, 지식 및 정보 발달의 원천이 바로 교육이다. 특히 중·고등학교 시절 의 기초 과학교육은 대학교육과 연계되어 우리 산업의 기술수준에 결 정적인 역할을 한다. 기술수준의 향상은 국제경쟁력을 제고시키고 나 아가서는 수출을 증대시킨다. 수출은 내수와 함께 수요를 창출하여 고용과 경제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중요한 기초 과학교육이 입시위주의 학원 등 사교육이 번성하 는 나라에서 어떻게 제대로 이루어지겠는가? 과학고가 있지만 그것만 으로는 크게 부족하다. 학원에서의 교육으로 기초 과학교육의 부실이 발생하고 이공계 기피현상까지 심화되고 있다. 학교교육을 살리지 않 고는 우리 경제의 장래는 어둡기만 할 뿐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학교교육은 그 기능과 존재 의의를 점차 잃어가고 있다. 또한 교육의 마지막 보류인 교사들의 이념체계까지도 무너지고 있다. 교육이 이지경이 될 때까지 정부는 무엇을 했단 말인가? 지금 까지 정부는 학교와 학원 사이의 역할과 영역에 관한 기본원칙 하나 도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 학교에서 아직 가르치지도 않는 부분을 학원에서 먼저 가르치고 있다 . 학원에서 먼저 배워 알기 때문에 학교수업에 학생들은 흥미를 잃는 결과를 낳게 되고 학생들이 바라보는 학교 선생님은 뒤떨어지고 진부 하게 보이는 것이다. 학부모들도 문제다. 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먼저 배우고 앞서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녀들을 학원 에 보내려고 하고 좋은 학원을 찾게 된다. 학교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선생님들을 일으켜 세 워야 한다. 그들에 대한 교육과 처우개선을 위한 과감한 투자로 자 부심과 사명감을 북돋워 주어야 한다. 그리고 교사들 스스로도 학원강사에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추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사교육기관은 일정한 규범안에서 활동하 도록 해야 한다. 사교육이 공교육의 영역을 침해 못하도록 하는 장치 가 필요하다. 학원은 어디까지나 선수학원이 아닌 보습학원으로서의 역할만 하도록 해야 한다. 일본 같이 자본주의가 발달한 선진국에서도 학교교육과 학원교육의 역할에 적절한 원칙을 정하여 서로의 영역을 침해하지 않 고 교육이 발전해 가는 국민의식의 성숙함을 보이고 있지 않은가? 또 한 문제점이 이미 크게 드러난 평준화제도도 재검토할 때가 왔다고 본다. 장기적으로는 중등교육도 학생선발과 교육내용을 학교 자율에 맡기는 경쟁과 시장원리가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학교교육을 제대로 살려야 한다. 학교 선생님들을 세워야 한다. 그리 고 공교육과 사교육의 역할분담에 대한 기본원칙이 확립되어야 한다. 우리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학생 모두가 나서야 한다. 교육이 무너지면 우리에게 경제도 미래도 없기 때문이 다. 김세영 (단국대 산업경영대학원장 / 시민회의 회원) 출처 - 매일경제 2002. 9. 13 테마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