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환 청문회' 에 바란다 - 김석준
	2002-08-22
'장대환 청문회' 에 바란다 장대환 총리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6-27일 양일간 열릴 예정이다. 장상 총리서리에 대한 임명동의가 국회에서 부결된 후 새 총리의 임명은 김대중 대통령과 여야 정당 모두 부담스러운 뜨거운 감자였다. 총리서리 제도에 대한 다수 헌법학자들의 위헌 주장과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 대통령은 총리대행 대신에 다시 총리서리를, 그것도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젊은 인사로 임명하여 청문회가 이번에도 순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DJP연정이 깨진 이후 김 대통령은 처음으로 자유롭게 자의에 의해 총리인사권을 두 차례나 행사했으나 이 과정에 인사권자의 오만과 등용-검증 장치의 미비 및 당사자들의 결격사유 등 가볍지 않은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인사권자의 오만함이란 위헌 문제가 제기되어 김영삼 정부 이후 임명하지 않고 있는 총리서리제도의 강행과 '최초의 여성총리' 및 젊은 언론사 사장과 같은 '깜짝 놀랄 인사'에 집착한 점이다. 이것은 '정치적 음모론'의 빌미를 제공했다. 또한 국정운영의 중요한 장치인 내부인사 등용-검증 장치가 잘 작동하지 않아 인재를 국가적인 차원에서 구하기보다는 특정인과의친분을통한'폐쇄집단내부'에서찾고이들에대한객관적인검증도부족했다. 게다가 당사자들의 도덕성과 국정운영 능력도 명료하지 않다. 여기에 각 당은 집안문제로 인해 청문회에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신당창당 문제로 내부갈등이 점입가경이고 한나라당은 신병풍 방어와 부결에 따른 정치적 부담으로 소극적이다. 이 때문에 특위 구성이 늦어져 겨우 나흘동안의 준비로 청문회가 얼마나 잘 운영될지는 미지수다. 장 서리의 도덕성과 자질 및 국정능력의 검증에 대해 국회청문회가 할 일은 많고 또 매우 중요하다. 우선, 부동산투기 의혹과 거액의 재산형성과정 등 도덕성 문제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 누구나 권력과 명예 및 부를 모두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엄격한 도덕성을 가질 경우에 허용된다. 이미 제기된 김제시, 당진군, 서귀포시 등의 부동산투기 의혹, 가평군 별장의 재산신고 누락, 배우자 근로소득에 대한 의혹, 자녀 강남학군 위장전입 문제 등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다음으로 중립적 선거관리와 효율적 부처조율 등 국정수행능력이 입증되어야 한다. 양일간의 청문회에서 입증하기 쉽지 않지만 행정경험이 전혀 없고 50세 최연소 각료이며 정치적 유착의혹을 받는다는 비판을 잠재울 국정수행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정권말기의 권력누수와 부처간 갈등, 유동적인 정치권력 지형변화와 탈DJ 경쟁, 임기말 행정수습과 정권 마무리, 공정한 선거관리 등을 다룰 능력을 보여야 한다. 이번 청문회도 지난번 장상 서리 청문회와 같은 수준의 잣대가 적용되고 표결도 자유투표로 하여 내용과 절차에서의 형평성이 유지되어야 한다. 여야 정치권과 언론은 부결에 따른 정치적 계산이나 '동업자 예우'로 청문회를 소홀하게 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 철저한 검증을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이성적인 질문과 성실한 답변으로 청문회의 질을 높여 대통령과 국회에 위임된 국민의 공직임명권을 청문회가 슬기롭게 조화해야 한다. 국민이 주인이 되는 청문회가 되길 기대한다. 金錫俊 (이화여대교수.행정학 / 시민회의 공동대표) 출처 - 세계일보 2002. 8. 22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