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토론공방 : '정쟁 중단' 논란

5월 24일 금요일 SBS 토론 功防에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의 이영조 사무총장이 출연하여 ['정쟁 중단' 논란]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에는 이영조 사무총장 외에, 정치권을 대표해서 설훈 의원(민주당)과 김문수 의원(한나라당), 언론계를 대표해서  고영신 경향신문 부국장이 함께 출연하였다.

논의의 주제는 '정쟁 중단' 선언에 대한 양당의 입장과 올바른 정국운영의 향후방향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정계 대표로 출연한 설훈 의원과 김문수 의원은 먼저 정쟁의 대상과 범위에 대한 논쟁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월드컵이라는 국가적 행사를 앞두고 정쟁 중단 요구의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권력형 비리에 대한 문제는 정쟁의 대상이 아니라고 규정하고, 이는 국회에서 계속 논의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월드컵 기간 내의 모든 정치적 공세는 정쟁으로 규정하고, 특히 검찰에서 비리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에서 무리하게 특검제 도입과 국정조사, TV청문회를 요구하는 것이 바로 정쟁이라고 논박했다. 두 당의 입장은 원구성 문제에서도 첨예한 대립을 보였다. 두 국회의원은 모두 윈구성 합의가 무산될 경우, 국회법에 따라 무기명 비밀 투표제로 국회의장을 선출하고, 원구성을 해야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했지만, 모두 자당 출신의 국회의장 선출에 대한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학계를 대표하는 이영조 교수는 국가적 행사를 빌미 삼아, 정쟁과 파업을 중단하고 단결된 모습을 보이고자 하는 논리가 전체주의적 발상이라고 지적하고, 문제는 비리에 대한 비판이 당리 당략적 고려보다는 공공 이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므로, 공세 자체를 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평했다. 또한 고영신 부국장 역시 마찬가지로, 민생안정이나 국익을 위한 차원에서의 정쟁보다는, 당리당략 차원의 정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문제를 지적하고, 이러한 당리당략적인 이전투구식 싸움이 결국은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주의를 불러온 것이라고 공박했다.

오늘 토론회는 정쟁 중단과 국회 정상화를 논의하고자 했던 본래 토론회의 취지와는 달리, 정치권 대표로 나온 두 의원의 '정쟁' 과열화로 인해, 사실상 언론계와 학계의 의견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토론 주제 역시 정쟁 중단의 배경과 월드컵과 지방선거를 앞둔 현시점에서의 그 함의와 올바른 정국운영의 향후방향을 논의하기 보다는, 당장 국회에서 정쟁의 대상으로 떠오르는 원구성 협의 문제와 최규선 게이트에 대한 논쟁이 주로 이루어져 본래의 취지를 퇴색시켰다는 평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