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 ＂신축적 상호주의 적용＂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는 23일 6.15 남북공동선언 2항에 대한 자신의 재검토론과 관련, "흔히 김정일의 말과 북한방송이 틀릴 때가 많고 북한 방송은 대외선전용이라고 하니 헷갈린다"며 "따라서 차기 정권이 들어서 김정일을 만나면 당연히 서로 짚고 명확히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초청 토론회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이 고려연방제를 포기했고 낮은 단계 연방제가 연합제와 사실상 같다고 인정했다'고 말했으나 평양방송은 연방제를 말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탈북자 문제에 대해 이 후보는 "단순히 식량 등을 얻기 위한 월경자로 봐선 안되며 북한 체제로부터 탈출하려는 정치적 탈출이므로 난민대우를 해야 한다"며 "중국은 그동안 문제된 탈북자 처리에서 결국은 난민과 같은 처리를 해왔으므로 확실한 난민취급 원칙과 기준을 정하도록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대북 상호주의에 대해 "엄격한 상호주의가 아니라, 선택적, 신축적, 전략적 상호주의이며, 때로는 상대에게 주고 상당기간 기다리며 상대의 대응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대북 상호주의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이고, 두번째가 이산가족, 국군포로, 납북자 등 남북분단의 고통을 해소하는 문제, 세번째가 자유왕래와 통신"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인도적 지원에 대해선 상호주의를 적용하지 않고, 분배의 투명성을 확보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 주적개념 문제와 관련, 그는 "남북한은 상호대치 관계와 평화교섭 파트너라는 2중구조를 갖고 있으므로 대치관계에선 상대방에 대한 군사적 개념의 주적개념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개헌론과 관련, 이 후보는 "현행 헌법하에서도 권력분산에 의한 민주적 권력행사가 가능하다"면서 "다음 정권에서 더욱 나은 권력구조에 대해 논의할 수 있고 국민의 공감을 얻으면 개헌까지 갈 수 있을 것이나 시점을 잡아 다음 정권에서 개헌을 해야 한다고 공약으로 내걸진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밖에 "공적자금 운용 실태를 조사하고 책임소재를 밝혀야 한다"면서 "현정권은 경제의 발목을 잡을 공적자금의 사용 내용과 회수계획 등을 책임있게 답변하고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한겨레신문 2002.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