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선거의 해이다. 6월 지방선거와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과 후보자들은 저 마다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각오를 밝히면서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당내민주화와 정치개 혁 및 정계개편이 화두로 등장한 이후 국민경선이 진행되면서 대세론이 위협을 받고 새로운 정치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김근태 후보의 불법정치자금 고백 이후 '돈 드는 정치'가 다 시 문제로 되고 경선과정에서 후보자의 이념과 가치관을 중심으로 한 '색깔론'과 '메이저 언 론 국유화와 동아일보 폐간' 문제가 중요한 논점으로 대두하고 있다. 국가보안법, 반미,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사회,' 재벌해체, 공기업민영화, 음모론 등에 이은 후보자의 언론관에 대한 공방은 연이은 거짓말의 문제와 더불어 이번 선거의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다.
누구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는 모두가 동의한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정책의 내용에서는 차이가 있어서 이번 선거는 역대 지역선거와는 다른 이념 및 정책경선의 의미를 지닐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때문에 선거공영제나 '돈 안드는 선거'의 문제는 중요한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선거운동과정을 보면서 기대되는 점과 우려되는 점이 교차한다.
먼저 기대되는 점은, 첫째, 이번 선거가 이념과 정책을 중심으로 한 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는 지역중심의 전근대적인 정치에서 정책과 이념을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유권자들이 후보와 차기 정권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국민경선을 중심으로 한 당내 민주화와 정치개혁의 가능성을 보이는 점이다. 제왕적 대통령이나 권위주의적인 하향식 공천으로 인한 비민주적인 정당운영이 상향식의 국민경선을 통해 대선과 지방선거의 후보자를 선출하게 하여 당내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셋째, 선거운동이 TV와 언론매체를 이용하여 주로 전개되고 있어서 과열 혼탁선거를 몰아내고 토론중심의 정책선거를 가능하게 하는 점이다. 각 정당이 국민경선을 하면서 지역별로 후보자초청 토론이
이루어지고 그것이 경선에 크게 영향을 주면서 전근대적인 대중동원의 정치가 사라지고 있는 점은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한편 이러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우려되는 점도 적지 않다. 첫째, 민주당 후보간에 벌어진 정계개편론이나 음모론 등은 그 내용이 소상하게 밝혀져야 할 일들이다. 유종근 후보의 압력설이나 H후보의 중도포기설이 현실로 나타나고, 각종 여론조사가 앞을 다투어 일제히 보도 되었으며, 특정지역에서 사전 여론조사내용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 경선결과로 나타나면서 '김심논쟁'을 중심으로 음모설이 유력후보에 의해 제기된 점은 심각한 일이다. 둘째, 경선과정에 후보들이 자신의 말을 상황논리로 바꾸고 거짓말을 반복하는 것은 새로운 정치문화를 위한 TV와 언론매체 중심의 선거를 위협하는 일이다. 정책경선은 후보자들의 말에 대한 신뢰가 전제되어야 하는 데 이것이 무너진다면 '잘 기획, 연출된 화려한 거짓말의 잔치'로 정책토론이 전락할 우려가 있다. 셋째, 선거과정에 문제로 제기된 일부 사회세력들의 개입여부는 운동권이 정치에 교묘하게 위장 개입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만큼 정치를 과거로 되돌리는 일이다. 국민경선이 자발적인 일반국민의 참여가 아닌 운동권의 조직적인 동원과 개입에 의해 이루어진다면 이는 불공정경선이라는 후유증을 남길 것이다. 넷째, 당내경선에 대한 막대 한 선거비용의 사용과 인원동원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이제 앞으로의 선거과정이 국민적인 축제의 행사가 되기 위해서는 장점은 살리고 우려되는 점은 고쳐서 바른 정치가 정착하도록 해야 하겠다. 이것을 위해서 지금이라도 여야 정당과 정부는 '고비용 저효율의 정치구조'를 척결하는 완전한 선거공영제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들을 마련하고, 정치자금의 철저한 투명화와 실명화, 공영방송이나 TV의 중립성 확보, 정당연설회 대폭 축소 폐지, 선거자금의 집행결과에 대한 공개, 엄격한 실사 및 엄중한 책임추궁 명문화, 당내경선 자금의 선거자금 총액 포함, 공명선거를 위한 시민감시활동 보장, 이념과 정책대안에 대한 철저한 후보자 검증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선거를 통해 한국의 정치가 선진민주정치로 한 걸음 크게 나아가길 기대한다.
바른 경선과 공영제로 선진민주정치를 이루자
김석준(이화여대 교수,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공동대표)
올해는 선거의 해이다. 6월 지방선거와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과 후보자들은 저 마다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각오를 밝히면서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당내민주화와 정치개 혁 및 정계개편이 화두로 등장한 이후 국민경선이 진행되면서 대세론이 위협을 받고 새로운 정치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김근태 후보의 불법정치자금 고백 이후 '돈 드는 정치'가 다 시 문제로 되고 경선과정에서 후보자의 이념과 가치관을 중심으로 한 '색깔론'과 '메이저 언 론 국유화와 동아일보 폐간' 문제가 중요한 논점으로 대두하고 있다. 국가보안법, 반미,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사회,' 재벌해체, 공기업민영화, 음모론 등에 이은 후보자의 언론관에 대한 공방은 연이은 거짓말의 문제와 더불어 이번 선거의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다.
누구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는 모두가 동의한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정책의 내용에서는 차이가 있어서 이번 선거는 역대 지역선거와는 다른 이념 및 정책경선의 의미를 지닐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때문에 선거공영제나 '돈 안드는 선거'의 문제는 중요한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선거운동과정을 보면서 기대되는 점과 우려되는 점이 교차한다.
먼저 기대되는 점은, 첫째, 이번 선거가 이념과 정책을 중심으로 한 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는 지역중심의 전근대적인 정치에서 정책과 이념을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유권자들이 후보와 차기 정권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국민경선을 중심으로 한 당내 민주화와 정치개혁의 가능성을 보이는 점이다. 제왕적 대통령이나 권위주의적인 하향식 공천으로 인한 비민주적인 정당운영이 상향식의 국민경선을 통해 대선과 지방선거의 후보자를 선출하게 하여 당내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셋째, 선거운동이 TV와 언론매체를 이용하여 주로 전개되고 있어서 과열 혼탁선거를 몰아내고 토론중심의 정책선거를 가능하게 하는 점이다. 각 정당이 국민경선을 하면서 지역별로 후보자초청 토론이 이루어지고 그것이 경선에 크게 영향을 주면서 전근대적인 대중동원의 정치가 사라지고 있는 점은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한편 이러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우려되는 점도 적지 않다. 첫째, 민주당 후보간에 벌어진 정계개편론이나 음모론 등은 그 내용이 소상하게 밝혀져야 할 일들이다. 유종근 후보의 압력설이나 H후보의 중도포기설이 현실로 나타나고, 각종 여론조사가 앞을 다투어 일제히 보도 되었으며, 특정지역에서 사전 여론조사내용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 경선결과로 나타나면서 '김심논쟁'을 중심으로 음모설이 유력후보에 의해 제기된 점은 심각한 일이다. 둘째, 경선과정에 후보들이 자신의 말을 상황논리로 바꾸고 거짓말을 반복하는 것은 새로운 정치문화를 위한 TV와 언론매체 중심의 선거를 위협하는 일이다. 정책경선은 후보자들의 말에 대한 신뢰가 전제되어야 하는 데 이것이 무너진다면 '잘 기획, 연출된 화려한 거짓말의 잔치'로 정책토론이 전락할 우려가 있다. 셋째, 선거과정에 문제로 제기된 일부 사회세력들의 개입여부는 운동권이 정치에 교묘하게 위장 개입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만큼 정치를 과거로 되돌리는 일이다. 국민경선이 자발적인 일반국민의 참여가 아닌 운동권의 조직적인 동원과 개입에 의해 이루어진다면 이는 불공정경선이라는 후유증을 남길 것이다. 넷째, 당내경선에 대한 막대 한 선거비용의 사용과 인원동원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이제 앞으로의 선거과정이 국민적인 축제의 행사가 되기 위해서는 장점은 살리고 우려되는 점은 고쳐서 바른 정치가 정착하도록 해야 하겠다. 이것을 위해서 지금이라도 여야 정당과 정부는 '고비용 저효율의 정치구조'를 척결하는 완전한 선거공영제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들을 마련하고, 정치자금의 철저한 투명화와 실명화, 공영방송이나 TV의 중립성 확보, 정당연설회 대폭 축소 폐지, 선거자금의 집행결과에 대한 공개, 엄격한 실사 및 엄중한 책임추궁 명문화, 당내경선 자금의 선거자금 총액 포함, 공명선거를 위한 시민감시활동 보장, 이념과 정책대안에 대한 철저한 후보자 검증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선거를 통해 한국의 정치가 선진민주정치로 한 걸음 크게 나아가길 기대한다.
출처 - 미래한국신문 2002. 5. 6 게재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