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진출로 온 나라가 월드컵 열기로 뜨겁게 달구어진 여름 어느 날(6월 19일/수요일), 명칼럼니스트 유석춘 교수는 흰 머리칼을 휘날리며 시민회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조선바보’등과 같은 진보적 색채의 언론, 시민단체들로부터 비판을 받는 유석춘 교수의 방문과 강연은 시민회의 간사들에게 여러 가지 생각을 갖게 하였다.
유교수는 중도좌파가 시민사회의 주류가 되고, 중도우파가 시민사회의 그 중심에서 벗어난 現 한국 시민사회의 지형을 언급하면서 정책간담회의 서막을 열었다. 강준만(전북대 신방과) 교수로부터 호되게 비판 받았던 유교수는 과거 수구세력으로부터 빨갱이로 취급되어 온갖 비난과 고통을 받았던 진보세력들이 시대가 바뀐 지금 반대로 마녀 사냥식 역공격과 OOO죽이기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도우파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가지고 극우 파쇼적 작태라고 매도하는 것은 오히려 상대방의 자유로운 표출을 존중하는 민주주의, 다원주의의 원리에 어긋나는 진보적 민주세력들의 반민주적 행위라고 말한다.
독재에 대항하며 민주주의의 이행에 업적을 남긴 자들은 ‘민주투사’라는 명예로운 훈장을 부여 받았지만, 이후 그들은 열린 사고를 갖지 못하고 폐쇄적 틀로만 다른 성향의 사람들을 바라봄으로써 오히려 ‘아군’을 ‘적’으로 만드는 자가당착을 범했다.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한 근본원인은 대통령 세 아들들의 비리문제보다는 정권의 사회통합 실패에 있었다고 유석춘 교수는 말한다.
월드컵 기간 동안 세종로, 시청 앞 광장 등에 운집하여 뜨거운 응원과 함께 질서정연한 시민의식을 발휘하는 시민들의 역동적 에너지는 어디에 나오는가? 유교수는 그 본질을 밝히는 데에 있어 ‘사화자본’(Social Capital)이라는 용어로써 실마리를 풀었다. 한국사회의 특성을 밝히는 중심연결고리는 경제적 자본(Economic Capital)도 인적자본(Human Capital)도 아닌 프랑스의 세계적 지성 ‘피에르 부르디외’가 말하는 것처럼 사회 내의 ‘자발적 의사소통 네트워크에’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 이윤이 최종목적인 市場, 권력이라는 속성이 내재된 國家라는 영역을 초월하여 인위적이지 않는 자발적 인간관계 구조를 분석해 봄으로써 한국사회의 ‘사회적 자본’의 貧富여부를 알 수 있다.
한국사회는 한마디로 사회적 자본이 풍부한 공동체주의가 발달된 사회라고 볼 수 있다. 서구의 개인주의 문화와 이분법적 합리주의, 근대화 이론의 한계를 극복하고 공동체 지향의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국사회의 혈연, 지연, 학연의 부정적 요소를 상쇄시키고 긍정적 요소를 활용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그는 말한다. 우리사회의 특수성이라 할 수 있는 학연, 혈연, 지역주의는 결코 없앨 수 없다. 경제적 거래비용 차원에서 공적인 신뢰가 약하고 사적인 신뢰가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사회에서 공적 신뢰를 높이고 사적 신뢰를 보존하는 즉,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적 관계와 사적 관계(혈연, 지연, 학연)의 접점을 찾아 유지 발전시키는 것이 이상적인 한국사회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즉, 사적 신뢰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긍정적, 기능적 요소로서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보는 것이다.
유교수의 사회적 자본과 연계시킨 공동체 지향 이론은 도올 김용옥, 연세대 함재봉 교수가 내세우는 ‘유교민주주의’와도 관련성이 깊다는 인상을 받았다. 유교수의 강연이 끝나고 질의 응답시간에는 한창 무르익어 가는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로 참석자들간의 설전이 벌어졌다. 정책간담회는 졸지에 ‘월드컵과 사회학’이라는 주제로 전환되었고 히딩크와 붉은 악마 응원단에 대한 이야기로 장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정책간담회가 끝나고 다음 한학기 동안 필리핀으로 가는 유석춘 교수에게 시민회의는 강연에 대한
감사표시로써 붉은 악마 응원 티셔츠를 증정하였다. 줏대 있는 지식인으로서 자기가 추구하는 가치와 중심을 지키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그 어떠한 바람에도 놀라거나 굴하지 않는 굳건한 바위와 같은 이미지를 그를 통해 볼 수 있었다. 자유롭고 편안한 강의와 겸허한 지식인으로서의 자세를 유석춘 교수로부터 느낄 수 있었고,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은은한 연꽃의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사회자본(Social Capital)과 공동체 구현
8강 진출로 온 나라가 월드컵 열기로 뜨겁게 달구어진 여름 어느 날(6월 19일/수요일), 명칼럼니스트 유석춘 교수는 흰 머리칼을 휘날리며 시민회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조선바보’등과 같은 진보적 색채의 언론, 시민단체들로부터 비판을 받는 유석춘 교수의 방문과 강연은 시민회의 간사들에게 여러 가지 생각을 갖게 하였다.
독재에 대항하며 민주주의의 이행에 업적을 남긴 자들은 ‘민주투사’라는 명예로운 훈장을 부여 받았지만, 이후 그들은 열린 사고를 갖지 못하고 폐쇄적 틀로만 다른 성향의 사람들을 바라봄으로써 오히려 ‘아군’을 ‘적’으로 만드는 자가당착을 범했다.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한 근본원인은 대통령 세 아들들의 비리문제보다는 정권의 사회통합 실패에 있었다고 유석춘 교수는 말한다.
월드컵 기간 동안 세종로, 시청 앞 광장 등에 운집하여 뜨거운 응원과 함께 질서정연한 시민의식을 발휘하는 시민들의 역동적 에너지는 어디에 나오는가? 유교수는 그 본질을 밝히는 데에 있어 ‘사화자본’(Social Capital)이라는 용어로써 실마리를 풀었다. 한국사회의 특성을 밝히는 중심연결고리는 경제적 자본(Economic Capital)도 인적자본(Human Capital)도 아닌 프랑스의 세계적 지성 ‘피에르 부르디외’가 말하는 것처럼 사회 내의 ‘자발적 의사소통 네트워크에’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 이윤이 최종목적인 市場, 권력이라는 속성이 내재된 國家라는 영역을 초월하여 인위적이지 않는 자발적 인간관계 구조를 분석해 봄으로써 한국사회의 ‘사회적 자본’의 貧富여부를 알 수 있다.
한국사회는 한마디로 사회적 자본이 풍부한 공동체주의가 발달된 사회라고 볼 수 있다. 서구의 개인주의 문화와 이분법적 합리주의, 근대화 이론의 한계를 극복하고 공동체 지향의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국사회의 혈연, 지연, 학연의 부정적 요소를 상쇄시키고 긍정적 요소를 활용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그는 말한다. 우리사회의 특수성이라 할 수 있는 학연, 혈연, 지역주의는 결코 없앨 수 없다. 경제적 거래비용 차원에서 공적인 신뢰가 약하고 사적인 신뢰가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사회에서 공적 신뢰를 높이고 사적 신뢰를 보존하는 즉,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적 관계와 사적 관계(혈연, 지연, 학연)의 접점을 찾아 유지 발전시키는 것이 이상적인 한국사회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즉, 사적 신뢰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긍정적, 기능적 요소로서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보는 것이다.
유교수의 사회적 자본과 연계시킨 공동체 지향 이론은 도올 김용옥, 연세대 함재봉 교수가 내세우는 ‘유교민주주의’와도 관련성이 깊다는 인상을 받았다. 유교수의 강연이 끝나고 질의 응답시간에는 한창 무르익어 가는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로 참석자들간의 설전이 벌어졌다. 정책간담회는 졸지에 ‘월드컵과 사회학’이라는 주제로 전환되었고 히딩크와 붉은 악마 응원단에 대한 이야기로 장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2002. 6. 19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고영민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