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평준화 이대로 좋은가?

- 일 시 : 2002. 4. 11 (목) 14:00 ~ 16:30
- 사 회 자 : 이군현(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 발 제 자
국가 경쟁력 제고와 고교평준화 정책 : 곽병선(한국교육개발원 원장)
고교평준화 찬반논쟁이 내포한 논점의 혼란과 오류 : 김형기(조선일보 논설위원)
- 토 론 자
김진성 (명지대 객원교수/전 구정고 교장)
- 주 제 : 고교평준화 이대로 좋은가?
- 대 상 : 일반인

4월 11일(목) 14:00 ~16:30, 시민회의 사무국 대회의실(종로구 원남동 소재)에서 ‘고교 평준화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이군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의 사회로 심포지엄 및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국가의 교육목표와 고교평준화’(곽병선, 한국교육개발원 원장), ‘현장 교원의 입장에서 본 고교평준화’(김진성, 명지대 객원교수/전 구정고등학교 교장), ‘고교평준화 찬반논쟁이 내포한 논점의 혼란과 오류’(김형기, 조선일보 논설위원)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 각 학교 교사, 교장, 대학생, 각 언론 취재기자 등이 참석한 이 날에 발표자들의 발표가 끝난 후 참석자들의 토론이 이루어졌다.

곽병선 원장은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평준화 폐지를 주장한 반면, 김진성 교수는 공, 사립의 구별을 통한 평준화 폐지보다는 특성화 학교(요리학교, 영화학교, 애니메이션 학교… 등등)를 지속적으로 개발, 설립하여 현행 입시 위주의 고교 교육이 아닌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현실지향의 교육제도 추구를 주장하였다. 또한 김형기 논설위원은 현 평준화 제도에 접근하는 각 진영이 단순한 교육제도적 접근이 아닌 정치적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격화되었다는 부정적 측면을 제기하였다. 평준화를 주장하면 진보이고 폐지를 주장하면 보수, 기득권이라는 잘못된 구도로
이끌어가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하였다. 평준화 문제를 접근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결국 부자와 빈자의 위화감 조성이라는 측면이라고 김 논설위원은 주장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적인 위화감을 서로 지양하고 보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차원에서 평준화 제도에 접근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토론이 끝나고 청중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현직 교장인 어떤 분은 현 교육의 허상을 구체적으로 지적하였다. 영어과목 같은 경우 한 반의 5% 미만만이 겨우 이해를 할 정도이고 나머지는 모두 들러리라는 사실이 결국은 교실붕괴를 이끌고 학원으로만 가는 교육현실을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또 어떤 분은 민족사관 고등학교가 지금처럼 일류고등학교로 성장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설립자 및 교직원들의 피나는 고통과 의지가 있었기에 지금의 화려한 성과가 보여지는 것이라고 말하였고, 현 고등학교들은 이러한 자율적인 노력이 부재하고 평준화라는 기존 틀에 얽매여 타성적인 교육행정만을 추구한다고 비판하였다. 구체적 질문과 답변은 다음과 같다.

Q. 연세대 대학원생입니다. 곽병선 원장님께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기피학교문제의 해결방안으로서 기피학교에 대한 물리적 지원이 충분한 해결책일수 있다고 보십니까? 기피학교의 문제는 한국사회에서 학연이 사회적 성패를 가르는 바로미터로 작용하기 때문에 파생하는 문제이며 따라서 물리적 지원을 통한 방법은 기피학교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효과적인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A. 질문 내용에 이미 답이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공립학교 내에서도 기피학교가 생길 수 있지만 적어도 어떤 학교도 물리적 환경 때문에 기피학교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는 뜻입니다.

Q. 세계화 시대의 경쟁력 있는 인재양성의 바람직한 모델학교의 예로 드신 민족사관고등학교에 대해 질문 드리겠습니다. 곽병선 원장께서는 이 학교가 세워지는데 몇 년이 걸렸는지 혹시 아시는지요? 또는 이 학교에 방문하셔서 학교의 운영상황 등을 보신적이 있는지요?

A. 민족사관학교가 설립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 것으로만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학교에 가본 적은 없습니다.

A. (질문자의 설명) - 민족사관학교가 설립되는데 정확히 15년이 걸렸습니다. 이것이 고교평준화 정책의 문제입니다.

Q. 온곡교에서 15년간 영어교과를 가르치던 교사입니다. 6개월 동안만 같은 교과를 가르치다 보면 많은 선생들이 환멸을 느끼게 됩니다. 저는 평준화의 결과로 학습능력이 다른 학생들을 한 교실에서 같은 선생에게 같은 교과를 배우게 하는 것은 비극이라고 봅니다. 잘하는 학생은 배울게 없어서 수업을 듣지 않고 못하는 학생은 알아듣지 못해서 학원수업에 더 치중 하게 되고 교실이 붕괴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평준화 이전에는 같은 수학능력을 가진 그룹을 같은 교실에 둠으로써 각각 교실에서 수업을 통해 배울게 있었습니다.

A. 교육부의 안은 공교육은 현재처럼 평준화 정책을 유지하고 자립형사립학교는 얼마든지 자유롭게 설립이 가능하도록 하게 하는 것입니다.

* 발표자 및 참석자 모두는 현 평준화 제도의 부정적 결과에 대해 공통적으로 동의하였고 평준화 교육의 다른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공감을 나타내었다. 시민회의는 국가미래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교육문제에 대하여 지속적인 이슈제기와 대안모색을 할 것이다. 특히, 현 교육평준화 제도에 관해서는 각 전문가, 현장 교육자들의 의견 등을 수렴하여 올바른 해결책을 찾기 위한 犬馬之勞의 자세를 잃지 않고 꾸준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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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경쟁력 제고와 고교평준화 정책


• 고교평준화 찬반논쟁이 내포한 논점의 혼란과 오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