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의 지배구조와 정책 방향'

<일 시> 2020년 4월 29일(수) 오후 2시30분
<장 소> 프레스센터 국화실(19층)
<주 최> 바른사회시민회의, 한반도선진화재단
<후 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프로그램>
[사 회]
김정호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발 제]
“국민연금기금의 지배구조: 국제비교"

김원식 (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토 론]
이상철 (한국경영자총협회 본부장)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 국민연금기금은 정부기금이 아니라 캐나다의 CPPIB나 일본의 후생연금기금과 같이 글로벌 기금으로서의 지배구조를 갖추어야 함.

○ 정치적 독립성 취약한 스튜어드십 코드 독립성과 전문성 최우선 되어야.

○ 코로나 사태는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 정치행태로 인해 일어난 인재(人災)임.

○ 국민에게 위임받은 적 없는 국민연금의 경영권 개입,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국민연금의 사회·경제적 영향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스스로의 역할을 자임(自任)한 ‘셀프 도입’

○ 의결권 자문회사의 역할과 권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결권 자문회사가 과연 신뢰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진 것인가에 관한 본격적인 공론화가 필요한 시기임.

국민연금기금의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대한 비중이 급증하면서 영향력도 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사태로 인한 주식시장의 부양을 위한 국민연금기금의 주식매입도 잦아지고 있다. 사실상 정부가 직접적으로 관리하는 국민연금은 우리주식시장의 대주주로서 핵심적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규모가 우리 기업들의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게 되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다.

국민연금기금의 주주권 행사는 민간부문에 대한 정치적 개입을 하는 것이라고 본다. 특히, ESG를 요구하는 국민연금기금의 주주권행사를 위한 공정경제3법의 시행은 글로벌 경제에서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신뢰도를 추락시킬 수 있다. 더욱이 주주권을 빌미로 한 친정부적 기업 환경의 조성은 국내 기업의 신뢰도를 떨어뜨려서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다. 아울러, 기업과 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들이 기여한 국민연금기금의 주주권 행사가 기업의 이익극대화와 달리 사회적 역할을 강요받게 되면 자본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결과와 국민생산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본격화된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가 합리적이고 공정한가에 대한 사회경제적 논의가 필요하다. 자본시장의 효율성을 위하여는 완전경쟁의 조성이 필요하고, 이를 위하여는 국민연금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담당하는 기금운용위원회 및 구성원, 자문사, 투자대행사의 투명성과 정치적 독립이 필수적이다. 이에 대한 근거를 명확히 해기 위해서는 정보의 투명화를 통한 객관적 평가를 받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 국민연금기금의 지배구조는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한계가 있다.

본 토론회는 외국의 공적연금기금의 지배구조, 투명성 및 주주권 행사의 사례를 분석하고 바람직한 기금운용위원회, 투자자문사 및 투자대행기관의 운용구조에 관하여 정책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김원식 교수(건국대 경제통상학과)는 ‘국민연금기금의 지배구조: 국제비교’ 에서 국민연금기금은 현재와 같이 국민연금의 제도 내에서 운용되는 것 보다는 자본시장의 원리에 입각하여 운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기금의 운용과 관련하여 정부는 2020년 1월 발표에서 “공정경제 뒷받침할 상법, 자본시장법, 국민연금법 시행령(공정경제 3법 시행령 개정)”을 개정했다. 국민연금기금은 2019년 말 현재 736조원으로 올해 정부예산의 약 140%를 상회하고, GDP의 40%에 달함으로 국민연금기금은 정부기금이 아니라 캐나다의 CPPIB나 일본의 후생연금기금과 같이 글로벌 기금으로서의 지배구조를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국민연금기금의 운용은 캐나다, 일본 및 노르웨이 등의 국가기금이나 호주의 수퍼펀드(Superannuation fund) 등을 벤치마킹해 왔으나 실질적인 구체적 지배구조나 운용방식을 채택하는데 미진했다고 지적하며 본 발제에서 캐나다, 일본, 호주의 사례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국민연금기금의 지배구조 개혁 및 스튜어드십코드의 적용 방향을 제시했다.

첫째, 캐나다와 일본의 공적연금기금은 독자적인 법률하에 운용되고 있는데 캐나다는 CPPIB법, 일본은 연금적립금운용독립행정법인법 등으로 운용되고 있다.
둘째, 제도의 운용은 정부인사가 완전히 배제된 전문가 중심의 이사회에 의하여 운영한다. 이는 공적기금으로서 기금운용이 자본시장 참여자에게 어떠한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현재 캐나다 CPPIB이사장은 Royal Bank of Canada의 현직 이사인데 일본의 경우는 메트라이프 생명의 부사장이다.
셋째, 이사장 및 이사의 경력 및 봉급 및 이사회 참석회수, 자격 등은 연간보고서에 상세히 공개됨으로써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만전을 기한다.
넷째, 투자대상의 주주권 행사는 개별 위탁투자사들이 행사하며, 스튜어드십코드에 관하여는 모니터링하고 아울러 투자대상 기업 뿐 아니라 위탁투자사의 지배구조에 대한 모니터링도 병행한다.
다섯째, 국가펀드가 자본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하여 일본은 기업당 보유지분율 상한을 설정하고 있으며, 캐나다나 호주의 경우는 국내 기업에 대한 지분율이 매우 미미하다.

일본, 호주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국민연금기금의 지배구조는 ‘국민연금기급공사법(가칭)’을 도입하고, 공사의 이사회는 정부 인사를 완전히 배제하여 비정치적으로 수익률제고를 목표로 기금운용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후 조성되는 국민연금기금은 국민연금기금공사로 편입시킴으로써 점진적으로 공사의 규모를 확대하고 기금 운용역량을 키워야 하고 이는 국민들과 기업들의 국민연금을 통한 연금(기금)사회주의의 우려를 덜어주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철 수석위원(한국경영자총협회)은 ‘국민연금의 지배구조와 주주권 행사의 방향’ 에서 현행 국민연금 기금운용체계는 복지부가 주관하는 기금운용위원회가 주요 정책을 결정하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사업을 집행하는 구조로 기금운용에 관한 최고정책결정기구는 정부 부처에서 직접 운영하고 기금운용 집행기구는 국민연금공단 내 독립조직으로 운영하는 방식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기이한 구조라고 비난했다. 이같이 태생부터 정치적 독립성이 취약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반문하며 국민연금 관리, 운용 주체가 정부와 산하 공공기관이다 보니 연기금의 경영중립적 투자운용의 저해 및 시장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고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의 40%가 정부 관계자인 상황에서 의사결정이 투자, 금융 관점에서 독립적, 배타적으로 의결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한 현행 기금운용위원회 구성의 대표성에도 문제가 있어 위원회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은 세계 주요 연기금으로 손꼽히는 일본 GPIF, 노르웨이 GPFG, 캐나다 CPP(이상 전국민 대상 국가연금)와 네덜란드 ABP, 미국 CalPERS(이상 공무원‧교원 대상 직역연금) 모두 기금운용의 수익성을 가장 중시하며 안정적 수익률 제고를 위해 기업과의 우호적 관계를 기본으로 기금운용과 그에 따른 주주활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그들이 독립성과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의사결정 거버넌스를 구축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는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선결적으로 확보한 후 중장기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정부와 가입자등 이해관계자 참여는 비상임이사 자격으로 공단의 사무를 감시, 감독하는 역할에 국한하고 새로운 기금 운용위원회는 민간, 투자, 금융 전문가로 개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기금운용체계의 개선과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를 전제로 한 주주권 행사를 당부했다.

조동근 명예교수(명지대 경제학과)는 ‘왜곡된 국민연금 지배구조하의 스튜디어십코드를 통한 주주권행사, 연금사회주의를 경계해야’ 에서 국민은 국민연금에 경영권 개입을 위임한 적이 없다고 밝히며 스튜어드십 코드(SC 코드) 도입은 국민연금의 사회·경제적 영향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스스로 역할을 자임(自任)한 ‘셀프 도입’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영국의 스튜어드십 코드 제정은 금융위기 발발을 막지 못하고 일조(一助)한데 대한 기관투자자의 ‘반성문’에서 출발한 것으로 민간 기관투자자들이 자율규범을 만든 것은 정부의 제재를 피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의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원래 공적연기금을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닌데 우리나라 정치권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공적연기금의 행동규율로 오인(誤認)해 스튜어드십 코드(SC 코드)도입이 오히려 ‘연금사회주의’라는 우려를 낳았고 현실화 되고 있으며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국가’ 란 정치 슬로건을 내건 문정부에서의 연금사회주의는 결코 기우가 아니라고 말했다.

또한 ‘국민연금법 제 103조’,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의 구성을 보면 국민연금의 의사결정 지배구조는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은 정부에게 기업경영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 것으로 의결권 행사는 재벌개혁의 관치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최고의 ‘큰 손’인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은 갑 속에 든 칼일 때 가장 안전한 것으로 공적연기금의 집사 참칭(僭稱)은 ‘국민 노후자금의 정치금고화(政治金庫化)’와 다를 바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의 우려대로 정부는 지난 1월 20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의 국무회의 의결을 공지했는데 이는 ‘국민연금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골자로 ‘경영권 영향 목적’ 범위를 좁히고 ‘5%룰 완화’를 요체로 하는 최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은 ‘민간기업 지배강화’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조교수는 마지막으로 이 같은 많은 우려에도 정부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강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민연금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가 기업 가치를 제고시키는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국민연금의 적극적 경영권 개입과 투자대상 기업의 기업가치 제고 간에 체계적인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국민연금의 독립성과 전문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본시장법시행령 개정은 연금사회주의로의 길을 재촉하는 것으로 ‘역발상’ 차원에서 정부의 국민연금을 통한 민간기업 경영 개입을 제어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할 지도 모른다는 말로 토론을 마쳤다.

최준선 명예교수(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는 ‘의결권자문회사의 규율과 책임정부’에서 의결권 자문회사의 역할과 권력이 점점 커지고 있음에도 의결권 자문회사가 과연 신뢰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진 것인가에 관하여는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의결권자문회사의 공정성ㆍ이해상충 가능성ㆍ정확성ㆍ투명성ㆍ전문성 및 역량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의결권자문회사를 제도의 틀 속에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때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를 위해 등록제의 시행, 이해상충의 문제 해소 방안 마련, 최소 인력 및 자격 등 심사와 공시, 담당자 공개 및 평가 체계 구축, 의결권 행사내용 및 의안 분석 방법 등 사후 공시, 내부통제기준의 확립, 위반에 대한 행정벌 및 민사책임제도의 도입 등을 주장했다.

예를 들면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스틴베스트가 기업의 투자등급을 발표했는데, 신한지주ㆍDB손보는 ‘ESG 최고등급’을 받았고, 삼바ㆍ코오롱생명과학은 ‘최하 등급을 받았다. (https://www.mk.co.kr/news/stock/view/2019/11/970871/)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2020.4. 미국 감염성 질환 치료제 전문 기업 비어바이오테크놀로지와 4400억 원 규모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하면서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 FDA가 코오롱티슈진의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인보사케이주)’의 임상 3상 보류를 해제해 11개월의 침묵 끝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FDA가 2019년 5월 인보사 임상보류 결정을 한 지 11개월여 만에 다시 임상을 재개하게 됐다. 이 두 회사에 ESG 최하등급을 매긴 서스틴베스트는 무슨 말을 할 것인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정책 토론회는 29일(수) 오후 2시30분부터 프레스센타 국화실(19층)에서 진행되었다.

(YouTube에서 '바른사회TV' 보기 https://www.youtube.com/user/TheCUN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