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경법상 기업인 취업제한 옳은가?'

• 기업인 '취업제한'은 형사사법상 포퓰리즘이라는 정치적 의도가 있고, 기업인의 직업의 자유 또는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과잉입법으로 인한 이중처벌의 가능성, 죄형법정주의의 위배 가능성, 기업 경영활동의 위축과 자율성 침해, 형사법 체계의 부정합성이라는 문제점이 있으므로 배임죄 규정을 재정비하고 취업제한과 같은 효과를 가진 형법상 ‘자격정지’ 형의 병과 활용하는 것이 타당함.

• 특경법의 ‘취업제한’은 형벌의 비례성을 파괴하고 효과도 불합리함. 배임, 횡령죄의 경우, 재범률이 낮고 잠재적 범죄 예방 효과가 낮아 ‘취업제한’은 오히려 해당회사에 해로울 수 있음. 웅진 그룹의 경우처럼 회사경영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특경법의 ‘취업제한’은 폐지가 마땅함.

• ‘취업제한’ 조항은 경영권 박탈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임. 또한 법무부장관이 '취업제한'이라는 형사 제재의 부과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은 법체계에 부합하지도 않고 예고된 법무부내 검찰국의 활동은 국가의 민간 영역에 대한 과도한 개입으로 기업인들의 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우려가 큼.

• 과거 정부 개입이 보편화 되었던 시대엔 배임 행위를 공법으로 규제했지만, 국제간 경제 경쟁이 치열한 시대엔 경제행위에 대한 정부개입을 ‘과잉 범죄화’로 보고, 억제하도록 제안하는 추세임.

「바른사회시민회의」는 5월 22일(수) 오후 2시에 제일빌딩 3층(종로구 종로11길 10)에서 ‘특경법상 기업인 취업제한 옳은가?’ 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지난달 30일 법무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당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개정령안은 시행령 제10조를 고쳐 ‘재산상 손해를 입은 기업체’ 도 포함시켜 취업제한 대상 기업체의 범위를 확대한 것이 핵심인데, 이는 형벌의 비례성을 파괴하는 것이다. 그리고 형을 선고받은 이가 기업인인 경우, 단순히 취업 제한이 아니라 경영권이 박탈되는 것으로 차원이 전혀 다른 문제다.

배임 행위는 정확하게 정의 내리기 어려운 만큼 이번 개정령안으로 인해 기업인의 자유로운 기업활동은 큰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는 기업의 성장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고, 배임을 국가가 공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과잉 범죄화’ 이고 시장경제 발전에 장애요인이 되며 세계적 추세와도 역행하는 것이라는 날 선 지적이 있었다. 배임, 횡령 등으로 전과자가 된 경우, 타 회사뿐만 아니라 자신의 회사에까지 복귀하지 못하게 법을 고친다면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고, 전과자에 대한 과도한 인권 침해로 헌법 제37조 제2항에 규정한 과잉금지의 원칙 위반이 될 것이다는 지적도 있었다. 토론회 내내 ‘특경법 개정령안’이 기울어져 가는 우리경제에 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줄 지 우려 섞인 주장들이 이어졌다.

토론회는 조동근 교수(명지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박인환 변호사(前건국대 교수)가 “‘특경법’상 기업인 취업제한의 문제점과 대응방안” 이라는 주제로, 김정호 대표(김정호의 경제TV)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 및 법률개정안에 대한 의견” 이라는 주제로 발제하고 최준선 교수(성균관대 명예교수), 현진권 대표(자유경제포럼)가 토론을 하였다.


<주제발표 내용>

■ <발제1> 박인환 (변호사/전 건국대 교수): 「‘특경법’상 기업인 취업제한의 문제점과 대응방안」

‘특경법’상 기업인 취업제한의 문제점과 대응방안

- 기업인 취업제한은 형사사법상 포퓰리즘이라는 정치적 의도가 있고, 기업인의 직업의 자유 또는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과잉입법으로 인한 이중처벌의 가능성, 죄형법정주의의 위배 가능성, 기업 경영활동의 위축과 자율성 침해, 형사법 체계의 부정합성이라는 문제점이 있음. 취업제한과 같은 효과를 가진 형법상 ‘자격정지’ 형의 병과 활용하는 것이 타당함.
- 미국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업무상 배임죄를 두고 있지 않으며, 독일이나 호주 등은 기업가의 경영 판단에 의한 피해에 대해서는 면책규정을 두고 있으며 일본은 배임죄의 구성요건으로 ‘손해를 가할 목적’을 추가하여 엄격한 입증을 요구하고 있음.
- 배임죄 규정의 정비: 민사사안에 해당하는 배임죄 규정 폐지하거나 배임죄의 구성요건으로 ‘피해자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려는 의사(목적)’을 분명하게 명시할 필요가 있음. 또 경영실패가 아닌 사익취득을 위한 의도적 행위에만 배임죄를 적용하도록 명문화할 필요 있음.
- 우리 헌법이 정하고 있는 시장경제 질서 하에서 사기업의 자율권 및 기업 경영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정권에 의한 ‘재벌 길들이기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하여 현행 특경법 제14조 전체를 폐지하는 타당함.(현재 진행중인 ‘뇌물공여 등 박영수 특검 기소 사건’, ‘삼성바이오 사건’등을 통해 현정부의 재벌 길들이기의 가능성을 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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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제2> 김정호 (김정호의 경제TV 대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 및 법률개정안에 대한 의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 및 법률개정안에 대한 의견

- 형벌은 죄의 경중과 비례해야 하나 특경법상 ‘취업제한’은 재판부가 부과한 벌에서 추가되는 실질적 형벌로 이는 형벌의 비례성을 파괴함. 효과는 죄의 경중과 무관하게 발생해 불합리함.
- ‘취업제한’은 제한이 되는 회사에 해로움 : 첫째, 배임죄의 재범률은 7%로 다른 범죄보다 재범률이 현저히 낮고, 둘째 잠재적 범죄 예방 효과가 거의 없는 점, 웅진그룹 케이스를 통해서도 경영자에 대한 ‘취업제한’은 제한이 되는 회사에 해로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됨.
- ‘대법원은 2017년 SPP조선의 유사한 사건의 경우 정당한 경영상의 판단이라면 계열사간 지원을 했더라도 배임이나 횡령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결을 내림.’ 기업 운영 시 배임, 횡령과 유사한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회사를 살리고 주주를 보호하는 경영자의 판단이 라면 자유롭게 경영할 수 있도록 ‘취업제한’ 조항은 삭제되어야 마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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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1>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9.05.07. 공포)의 문제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9.05.07. 공포)의 문제점

- ‘취업제한’과 관련해 유일한 입법례가 있는 독일은 형법(Strafgesetzbuch) 제70조에 따른 법원의 “직업금지명령”(Anordnung des Berufsverbots)을 통하여, 경제사범이 일정기간 동안 그의 범죄행위와 관련된 기업체 등에 취업할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독일 형법은 우리나라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과 달리, 경제사범의 취업이 제한되는 기업체, 기관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음. 또한 독일 형법은 ‘취업금지’가 아닌 범죄행위에 해당하는 직업 자체를 가지는 것을 금지하는 것임.
- ‘취업제한’ 조항은 경영권 박탈과 직업선택의 자유 제한이 우려됨. 또한 법무부장관이 취업제한이라는 형사제재의 부과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은 법체계에도 부합하지 않음.
- 법무부는 검찰국 내에 ‘경제사범 전담팀’ 설치하여 취업제한 등 위반여부를 조사하고 위반자를 강하게 처벌할 것을 예고했는데 이는 검찰국의 민간영역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며 기업인들의 활동을 크게 위축시켜 기업은 물론 국가경제를 저해할 우려가 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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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2>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 :「특경법상 기업인 취업제한 옳은가? 」

특경법상 기업인 취업제한 옳은가?

- 개정안의 핵심은 “배임, 횡령 등 특경법에 의해 유죄판결을 받은 대기업 총수가 자기 회사를 경영하지 못하도록 이사로의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경영권 박탈과 이어져 있음.
- 정확하게 정의할 수 없는 배임행위를 규제하는 배임법은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고, 경제행위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개입이며, 특히 이를 공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과잉 범죄화 (over-criminalization)’이며, 시장경제 발전에 장애요인이 됨.
- 과거 정부 개입이 보편화 되었던 시대엔 배임행위를 공법으로 규제했지만, 국제간 경제 경쟁이 치열한 시대엔 경제행위에 대한 정부개입을 ‘과잉 범죄화’로 보고, 억제하도록 제안하는 추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