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심과 의견 표현이 범법이 되는 전대미문의 상황”
• “헌법 21조는 표현 자체는 사전 제한 절대 불가 규정”
• “역사적 진실과 논란 사안의 입법화나 대통령 이름 규정은 독재”
• “세월호 이외 사고 인명의 인권은? 남침 동족상잔 이상의 반민족행위자는?”

언론인연대단체인 미디어연대(공동대표 이석우 조맹기 황우섭)가 19일 출범 1주년을 맞아 바른사회시민회의와 공동개최한 ‘위협받는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한 기념토론회에서 진지하고도 우려스런 목소리들이 분출됐다.

이인호 전 KBS 이사장은 “양심과 의견의 표현이 범법행위가 되는 전대미문의 상황”이라고 우려했고, 김상겸 동국대 법대 교수는 “독재와 오만은 반대나 소수의견을 위축시키는 일방통행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주필은 “그 누구도 언급해서는 안되는 성역의 우상들이 세워지는 언론의 자유의 파국이 예고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펜앤드마이크 TV 생중계로 김원태 전남대 교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김상겸 교수는 기조발제를 통해 “헌법 제21조 제2항은 표현 자체에 대해서는 어떤 경우도 사전에 제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표현의 자유는 인간이 이성적인 존재로 생각하고 소통해야만 하는 존재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기본권이어서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도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표현이 다른 법익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형법 등에서 책임을 묻고 있다”며 “민주주의에서 반대의견이나 소수의견은 필요조건”이라고 강조하고, 헌법재판소의 언급을 인용해 “오늘날 가장 거대한 표현매체인 인터넷에 대해 질서 위주로만 규제하면 표현의 자유의 발전에 큰 장애를 초래할 수 있으며, 기술의 발달은 표현의 자유의 장을 넓히고 질적 변화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규제의 수단 또한 헌법의 틀 내에서 다채롭고 새롭게 강구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호 이사장은 토론에서 “문재인 정부는 지속적인 연구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역사적 사건들을 입법행위를 통해 박제화하고 성역화 함으로써 사건에 대한 의견표출 행위 자체를 범법행위로 규정짓고 있으며, 이는 양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곧 인간의 존재 이유 자체에 대한 침해와 거부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 이사장은 “불행한 사건에서 무고하게 희생당한 사람들에게 국가가 보상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역사적 진실이 무엇인가를 대통령의 이름으로 규정한다는 것은 전체주의 독재체제를 제외하고는 찾아볼 수 없는 권력의 횡포이고 표현과 양심의 자유의 종언”이라고 규정했다.
이 이사장은 “세월호 사건 외에도 불의의 다른 사고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한 두 명이 아닌데 그들의 인권은 어디로 간 것인지 언론은 대답을 했어야 하며, 반민족행위자와 관련해서도 전쟁을 원치 않던 스탈린까지 두 차례나 찾아가 설득시켜 기습침략으로 동족상잔의 비극을 유발시킨 김일성 보다 더 큰 죄인이 어디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이사장은 “인간을 위한다는 문재인 정부는 바로 그러한 인간의 기본 권리를 짓밟고 있다”고 질타하고 “북한이 통일한국의 주도권을 잡게 된다면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타도의 대상인 기득권이 될 것임은 한시도 잊어서는 안되는 진실”이라고 경고했다.
이인호 이사장은 특히 “한국이 중국의 문화혁명이나 6.25 전쟁 보다 더 심각한 유혈사태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외신들이 전해 지는데도 우리 정부나 정부 발 언론통제 정책에 포로가 되어 있는 국민 만이 무대책으로 남아 있다면 그런 이야기들이 현실이 될 수 있는 확률은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 이사장은 “지금 우리가 싸워서 퇴치해야 할 적은 문재인 정권의 언론탄압 정책만이 아니라 그러한 무지에 기초한 아집과 허위로 가득한 정치세력이 기식할 수 있는 우리의 정신 풍토와 사고 방식 자체”라고 진단하고 “언론인들은 양심의 자유를 누리면서 직능인으로서 살아남으며 사회에 공헌 할 수 있는 길을 완전히 봉쇄당하지 않도록 전문인으로서의 지혜를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정규재 주필은 토론에서 “문재인 정권과 그 검찰과 사법부가 ‘보도 불가’, ‘비판 불가’의 성역을 갈수록 확장시키면서 표현의 자유을 침해함으로써 역으로 대중 독재적 성격을 백일하에 드러내고 있다”고 질타하고 “사회주의 혹은 전체주의적 정권은 언론보도는 물론 학문 사상 이념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음을 기본 속성으로 하며, 따라서 현 정권 들어 언론이나 보도기관은 선전도구로만 복무시키려 하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그 누구도 언급해서는 안 되는 성역의 우상들이 도처에서 세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주필은 특히 “이런 사태가 멈출 것이라는 그 어떤 전망도 없는, 언론 자유의 파국적 상황이 예고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 주필은 “정부와 여당은 통제할 어떤 근거도 없는 유튜브 방송에 대한 자의적이고 무차별적인 검색과 검열로 일반인들이 영상에 접근할 수 었도록 독재적 만용을 과시하고 있다”며 “5.18 광주사태 관련 의혹 제기를 고발한 좌파 단체들에 대해서는 심의 절차를 알려 주면서 정작 이해당사자들에게는 반론의 기회 조차 주지 않는 월권적 중대 오류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주필은 “1차 세계대전의 엄중한 상황에서도 미국의 홈즈 대법관은 ‘진리의 가장 좋은 시금석은 시장의 경쟁 속에서 인정되는 아이디어의 힘이며, 그 진리야 말로 인간의 소망이 가장 안전하게 달성되고 더 신뢰하게 될 것이라는 게 바로 우리(미국) 헌법의 논리’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인용했다.

미디어연대는 이날 토론회에 이어 ‘출범 1주년 기념식’을 갖고 언론계와 학계, 시민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홍원 전 국무총리의 격려사, 자유언론·공정사회 선언, 출범1년 정책자료집 발표 등의 행사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