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그룹 일가의 갑질 논란 사회적 비난과 법적 처벌 마땅하나 주총과는 별개로 다루어져야
• 국민이 주인인 국민연금의 주주권은 재무적 중립투자자로서‘그림자 주주권’이어야 함
•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경영참여를 독려한 것은 헌법적 가치에 반하는 행동
• 2천만 가입자의 노후 자금 책임지는 국민연금, 정치적 역할 아닌 금고지기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하길
• 스튜어드십 코드 획기적인 제도적 고안물도 아니고 요술지팡이도 아니다.
• 시급한 연기금 지배구조 문제 방치한 채, 국민연금은‘국민의 집사’라는 완장 차고 연금 사회주의화로 나아가고 있음.

바른사회시민회의는 2월 20일(수) 오후 2시 30분에 한국프레스센타 매화홀에서 ‘3월 주총 시험대, 국민연금 경영개입 쟁점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세미나에서는 지난 1일 국민연금 기금운영위원회의 한진KAL에 대한 최소한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비경영 참여적 주주권 행사’ 의결을 두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고, 그 부작용으로 제기되는 여러 문제점들을 자본시장법, 경제법, 회사법등을 통해 심도있게 있게 분석했다. 국민연금기금의 경영참여는 연금사회주의로 나아가는 길이라는 강도 높은 비판이 제기되었다.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관치수단화를 경계한다

: 국민연금의 ‘한진KAL 적극적 주주권 행사’ 사례분석

발표자로 나선 조동근 명지대학교 명예교수는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관치 수단화를 경계한다’라는 주제로 한진KAL의 사례를 중심으로 ‘국민연금의 경영권 개입’을 비판적으로 고찰해 보았다. 구체적으로 8가지의 질문을 제기하며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국민연금의 경영권 개입’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심도 있게 분석했다. 한진 일가의 도덕적 비난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갑질 행동의 합당한 처벌은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나 사회적 비난과 법적 처벌은 공적영역이나 주총은 이해관계자의 사적자치 영역이라는 것을 혼돈 해서는 안되므로 한진일가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나 처벌은 공적 영역에 국한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오너 갑질과 기업가치 하락의 관계성이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조회장의 진퇴 여부는 한진KAL의 경영성과에 기초해 이해당사자인 주주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하도록 해야한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대리인이므로 주인이 국민의 위임 없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를 통한 경영 개입은 엄밀한 의미에서 위법이다. 또한 스튜어드십 코드를 들고 나와 기업의 경영권 개입을 시도하고 있는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의 개념과 그 존재 의미를 제대로 알고 시행해야 할 것이다. 스튜디어십 코드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방치 내지 조장한 기관투자자들의 ‘자기반성’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SC도입은 취지상 공적연기금보다 민간 기관투자자에 우선 적용되는 것이 맞다. 뒤에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부가 존재하는 공적연기금으로서의 국민연금의 SC도입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국민연금이 기업경영에 관여하면 민간기업의 경영 자율성이 크게 훼손되고 이는 기업이미지와 원활한 기업운영에도 악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는 ‘연금사회주의에 이르는 길’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교수는 청지기를 자임한 국민연금은 국민으로부터 노후자금의 관리를 위임받은 선한 ‘금고지기’로서의 집사 노릇에 충실하고, 현재 정치위원회의 성격이 짙은 기금운용위원회를 다시 설계해 독립성과 전문성을 담보하여 수탁자산의 안정적 관리와 운영수익률 제고에 힘써야 할 것이다.

또한 국민연금의 기업경영 개입의 물꼬가 트인만큼 국민연금을 통한 민간기업 경영 개입 제어를 위해 의결권 행사 한도를 5%로 제한하는 ‘국민연금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을 심도 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스튜어드십, 책임론의 오해와 이해:

국민연금기금 스튜어드십 행동주의는 바람직한가?

발표자로 나선 황인학 한국기업법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스튜어드십, 책임론의 오해와 이해' 라는 주제로 스튜어드십의 본질과 한계를 기업지배구조 이론의 관점, 처음 이 문제를 다룬 영국 사례, 한국형 코드의 특징이라는 세가지의 측면에서 분석했다. 기관투자가 행동주의를 통해 상장회사의 부재지주 경영 및 단기주의 경영행태를 시정하기 위해 등장한 스튜어드십은 유인물합치 문제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법적 구속력이 없어 책임을 강조해도 효과가 없거나 오용될 한계가 있다. 기관투자자는 경영 관여를 통해 회사와 이사회 결정을 바꾸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회사 가치가 하락하거나 일반주주들이 피해를 입게 되면 책임은 누가 지는가? 이사는 업무집행지시자로 법적 책임이 있지만 기관투자자는 경영 관여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회 추구와 자기이익 실현에 재빠른 기관투자자들에 의해 오남용될 우려가 높다. 또한 국민연금기금의 지배구조 문제 개선이 시급한데 이를 방치한 채 ‘국민의 집사’라는 완장을 스스로 차고 상장회사 경영 관여에 나서는 국민연금기금의 행동은 연금 사회주의화를 낳을 수 있고, 회사가치, 연금수익성, 국민경제적 파급효과 면에서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민연금기금이 집사의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 어떤 정치적 개입 및 제3자의 영향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한다는 원칙을 천명해야 한다. 연기금의 고배당 정책도 재고되어야 한다. 황위원은 스튜어드십 책임론의 본질과 배경, 목적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더불어 국민연금기금의 구조적 특징과 한계를 감안할 때 국민연금기금이 적극적으로 경영 관여에 나서는 것은 현재 상태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방법의 적절성 검토

발표자로 나선 전삼현 숭실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방법의 적절성 검토' 라는 주제로 국민연금기금의 ‘한진KAL 경영참여’에 관해 4가지 쟁점을 중심으로 그 적절성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쟁점별로는 첫째, 국민연금의 민간기업경영참여의 정당성을 국민연금의 역할과 독립성 및 전문성 검토를 통해 지적했다. 둘째, 국가기관의 민간기업 경영통제 및 관리의 헌법적 가치 분석이다. 특히 대통령의 적극적 경영참여 발언 이후 기금운용위원회가 경영참여결정을 내린 사실은 위헌성 검토의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시장경제질서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한 국민연금의 경영참여는 헌법 제126조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고 헌법 제37조 2창에서 규정하는 과잉금지의 원칙에도 위배될 가능성이 높다. 셋째, 국민연금의 경영참여의 후폭풍이다. 국민연금의 주주제안제도로 한진KAL의 정관이 변경될 것이고 변경되지 않더라도 그 파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전교수는 국민연금의 주주제안제도의 남용소지의 우려가 있고, 남용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으로 회사 성장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국민연금의 수익률 제고라는 목적과 배치될 수 있는 주주제안방식의 경영참여를 하는 방법에 대해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넷째, 형사범의 이사 자격 제한이다. 비금융기업의 경우 회사의 성장을 위해 위험성이 내포된 투자나 사업을 우선시 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는 배임죄와 관련하여 경영자에게 악의적 의도가 없어도 형사처벌이 가능성이 높은 법 제도를 갖고 있으므로 이런 제약이 회사의 성장을 저해하고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갑질 논란이 절대 반복되어선 안된다는 것이 자명하나 이 사건을 빌미로 국민연금의 경영권 개입을 정당화하는 것은 더욱 큰 부작용을 가져 올 수 있다. 특히 국민연금법상의 역할과 방법의 적절성 여부에서 지속적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켜 우리 대한민국의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 경영참여 거부 논의가 이뤄진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적극적인 경영참여를 독려한 것은 헌법적 가치에 반하는 국가통수권자의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헌법 126조가 규정하고 있듯이 국방상 또는 국민경제상 긴절한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국민연금이 경영참여를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그 구체적 방안으로 필자는 기금운용위원회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제도적 개선이 우선이라고 할 수 있으며, 경영권 개입의 논의는 그 후가 되어야 적절한 순서라고 강조했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의 필요성과 법적 개선방안

발표자로 나선 전지현 변호사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의 필요성과 법적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로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기관투자자로서의 의결권 행사는 여러 문제점이 있어 스튜어드십코드에 주목하고 이를 분석했다. 기관투자자로서의 의결권 행사의 문제로는 적극적 의결권 행사가 기업의 효율성을 해치고 국민연금의 독립성과 전문성 부족문제, 정부의 사기업 관여, 연금사회주의 양산, 기금의 안정적 운용외 역할 수행은 안된다는 정치적 쟁점 비화 가능성 등 여러 문제점을 제기했고, 일률적 규제가 어려우므로 각 기관 특성에 맞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한데 이는 스튜어드십코드에 주목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스튜어드십코드의 개념에 대해 알아보고 각국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현황과 비교, 우리나라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과정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대통령의 스튜어드십 코드 언급 이후 지난 1월 국민연금 수탁자책임활동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정립되었는데, 이는 자본시장법 174조 미공개 정보부당이용 금지, 자본시장법 제 147조 주식대량보유 보고 제도, 자본시장법 147조 5%이상 보유 또는 1%이상 변동 또는 보유목적의 변경시 보유사항 공시의무에 위반될 소지가 있고 기관투자자의 연대 활동으로 인한 문제가 있는 만큼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의 문제점

발표자로 나선 박진식 변호사는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의 문제점 - 제일모직, 삼성증권 합병 사안에 비추어’라는 주제로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는 기업가치 훼손이며, 이해당사자들인 주주들의 판단에 맡기지 않고 의결권을 행사하여 경영에 참여할 근거가 되는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공적 연기금은 그 뒤에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부가 존재, 현재와 같은 구조하에서는 중립적일 수가 없고 정부의 정책 목표를 강제하는 또 다른 도구로 변질할 가능성에 대해 지적했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자본시장법 등 법령에 의한 제한, 대상선택의 자의성, 주주권 행사의 실효성 등으로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영향을 미칠지 의문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