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제발표>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 국가(권력)지대: 한국 공공부문 종사자들의 고용과 임금 수준은 국가(권력)지대의 심각성을 말해주는데, 민간 대비 84.3% 밖에 안 된다는 공무원 임금 수준이 2014년 기준 연 5591만원으로 중간연봉의 2.5배, 평균연봉의 1.8배였고, 2017년에는 6120만원으로 올랐다. 심지어 여기에는 실제 고용주(정부) 부담액과 수많은 간접 경비도 빠져있다.
- 반면 일본 ‘공무원급여법’에는 공무원 급여를 정하는 기준과 원칙이 있는데, 민간기업 임금이 전년에 비해 떨어지면 공무원 임금도 자동으로 떨어진다.
- 따라서, 공공부문의 지대추구의 핵심인 공무원 고용임금 수준에 대한 상세한 공개와 공무원 급여법 제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계약직의 보편화, 임금의 연공적 성격 대폭 약화, 공공부문의 호봉제 철폐 수준으로 축소 등이 이뤄져야 한다.
∙ 시장 지대: 임금 수준과 독과점의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는데, 산업평균소득 순위가 가장 높은 집단은 규제산업이거나 공기업 주도 산업이거나, 공공부문이다. 이처럼 독과점, 국가규제 등으로 인해 시장이 잘 작동하지 않는 영역에서는 대체로 먹이사슬 구조가 형성되고 갑질이 횡행하는데, 노동시장과 금융시장이 대표적이다.
∙ 노동 지대: 한국에서 소득격차의 핵심인 개인 간 임금 격차는 노동시장이 평가하는 개인이 아니라 소속 직장의 능력에 달려 있다. 한국 특유의 제도적, 사상적 뿌리에는, 집단의 성과를 개인의 성과와 동일시하는 가족주의/속지주의적 임금관이 있기 때문이다.
- 반면 유럽은 산별 교섭을 통해 그 가격이 정해진 직무가 주요한 변수이고, 미국은 자유로운 해고 관행을 통하여 시장원리가 작동한다.
- 이러한 속지주의적 임금관에 쟁취〮약탈주의적 고용임금관이 포개져 있다. 약탈주의는 고용임금을 생산성(수요와 공급에 따른 시장원리)의 함수로 보는 것이 아니라, 교섭력(투쟁력)의 함수로 보는 사상이다.
- 즉, 한국 특유의 지대의 원천은 자본/집단이 획득한 지대를 개인이 누리는 것을 당연시 하는 가족주의(내외 차별주의와 무임승차주의)와 기업별 노조의 고용임금 사상이다. 노조 운동의 본령이 기업횡단적인 직무에 따른 근로조건의 표준(공정가격)을 형성한다는 개념 자체가 실종되어 있다.
- 이러한 속지주의적, 약탈주의 내지 지대추구적 고용임금 사상과 연공임금 지대를 결사적으로 지지 옹호하는 주력부대는 공공부문 임직원과 대기업 노조이다. 산업별로는 규제산업과 공기업 주도 산업이다.
∙ 권력 과잉과 지대 과잉은 개인과 사회가 가진 발전 에너지를 실력을 쌓거나 생산성을 향상하도록 몰아가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자리, 권력에 더 가까운 자리를 차지하도록 몰아간다. 사회적 상벌체계=유인보상체계=가치체계를 왜곡하는 지대 과잉은 동서고금의 역사(국가흥망사)가 검증한 가장 확실한 망국병이다.



■ <토론①>
양준모 (연세대 정경대학 교수)

- 지대추구 행위는 부가가치를 생산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이익을 초래하지만 사회적으로 손실을 발생시키는데, 일자리 감소 등이 전형적인 손실이다.
- 정부가 자원배분의 독점적 권력을 가지고 있을 경우 지대추구 행위가 심해지는데, 정치적 과정은 정부의 자원배분 권력을 지대추구 시스템으로 구축한다. 독점사업자는 규제와 각종 법률로 진입장벽을 구축하고, 경쟁력있는 사업자의 사업 영역을 규제한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조항, 중소기업적합업종 제도, 사회적기업육성법 상의 보조금 및 차별적 규제가 그 사례이다. 결국 이러한 지대추구는 사회적 자원의 사유화로 경쟁을 왜곡하게 된다.
- 지대추구 개혁 방안으로, 재산권 보호를 기본 원칙으로 삼으면서, 경쟁의 촉진을 위해 규제 철폐와 정치화 배제, 차별적 처우 자제, 해외개방과 자유무역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정치적 특권 계층의 부정, 국가 권한의 사유화 방지 등 차별적 특권 부정 및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 <토론②>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 노동시장의 지대 발생 원인은 과도한 힘을 발휘하는 노동조합인데, 노조의 과도한 임금인상에 대해 사용자는 고용조정으로 대응하고 싶지만 노조의 압력과 노동법에 의해 거의 불가능하므로 임금은 어쩔 수 없이 생산성을 초과하게 되고 자원배분의 공정성 및 효율성 훼손을 초래한다.
- 노동시장에서 지나친 지대추구가 가능한 것은 대체근로가 금지된 노동법 때문이다. 사용자가 쟁의행위(파업) 기간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당해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고 그 중단된 업무를 도급 또는 하도급을 줄 수 없다. 노사관계가 시장기제에 의해 견제·균형을 이루고, 근로자의 단체행동권(파업권)과 사용자의 영업권(경영권)을 대등하게 보장하려면 대체근로를 허용해야 한다.
- 노동시장의 지대를 제거하려면 제조업무 등 파견근로를 자유화해야 한다. 영국의 노동개혁안에 파견근로자에 의한 대체근로 허용을 담았듯이, 제조업무의 파견과 사내도급을 허용해야 한다.
- 통일 후 북한주민들이 복지 대상이 아닌 생산인력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도 노동시장의 지대 제거는 통일 대비 차원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 <토론③>
임종화 (경기대 무역학과 겸임교수)

- 전관예우라는 형태로 퇴임한 고위공직자들이 사회적 부패비리사건에 연루되는 문제가 논란이 되어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수원 부품비리 사건인데, 한수원은 원전이라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특징상, 부품발주권이라는 독점성 높은 지대를 배분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그 직원들은 원전 부품 발주, 성능평가, 계약 검수 등 부품 조달 전 과정에 걸쳐 금품을 상납받는 방식으로 자신들만의 지대추구를 했다.
- 정부가 독점권을 보유하고 있고, 규제를 강하게 할수록 관련 민간기업들은 정부로부터 독점권을 얻고자 혹은 규제완화를 받기 위해 지대추구활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또한 관피아를 완전히 철폐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 결국 정부와 공공기관 혹은 민간기업간의 상호 연결고리가 필요한 환경에서 결국 법망을 피해 음성적으로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퇴직관료들이 음성적 로비와 불법적 행위를 일삼도록 하기보다는 그들의 전문성을 살려 합법적 지대추구활동을 할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