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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성장론 실험,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토론회
<일 시>2017년 7월25일(화) 오전 10시
<장 소>바른사회시민회의 회의실
<주 최>바른사회시민회의
<프로그램>
[사 회]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발 제]
최저임금 인상의 파장: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
소득주도성장론의 실험: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토 론]
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대준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 소장)
급격한 인상률을 기록한 2018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줄도산 위기,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일자리의 감소 등 후폭풍이 예고된다. 여기에 정부가 내놓은 3조원 지원대책은 땜질 처방, 지속가능성 의문, 도덕적 해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오히려 여론의 반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그 동안 매년 지적되어 왔던 최저임금위원회의 독립성, 의사결정 구조,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대한 문제가 다시금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은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위한 일종의 도움닫기였다. 그 근저에는 소득주도성장론이 자리잡고 있다. 가계소득을 올려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임금 인상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는 인과관계를 혼동한 오류이며 생산성 향상 없는 임금인상은 한계에 봉착한다고 비판한다. 더군다나 국가재정으로 소득주도성장을 이끌고 그 재원을 다시 국민세금으로 메워야하는 것이 넌센스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에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불러올 사회적 파장과 소득주도성장론 실험을 진단하며 향후 대안책을 모색하는 자리를 갖고자 한다.
: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 우리나라는 최저임금 근로자가 5인미만 영세사업장에 집중되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음. 고용경직성이 높은 우리 노동시장 현실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 감소, 신규채용 축소, 심지어 사업장 폐쇄 등 심각한 문제점 야기할 것임. 고용의 질 측면에서도 서비스업의 고용구조가 악화되고 취약계층의 근로조건이 더욱 열악해질 것으로 전망.
- 미국 의회예산국 분석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이 가져오는 소득 효과의 1/5만이 빈곤선 하에 있는 사람들에게 영향 미침. 그런데 최저임금은 공짜가 아니라 누군가가 비용을 지급하는 것인데, 그 비용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면, 최저임금은 주로 소비세를 통해 충당되고 판매세가 오르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결국 빈곤계층임.
- 최저임금제도가 취약계층 지원해 빈곤을 완화하는 수단이라는 인식은 최근 가구구조 변화에 따라 수정되어야 함. 시간제 일자리와 여성고용,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면서 ‘저임금근로자가 곧 저소득층’이라는 등식은 더 이상 성립하지 않음. 임금은 개인을 기준으로 하는 근로의 대가인데 비해 빈곤이나 저소득층은 생계를 같이 하는 가구를 기준으로 정의되기 때문에 최저임금제도가 대상으로 하는 저임금근로자 개인은 빈곤이나 소득분배와 직접 관련지어서는 안됨.
- 단순한 최저임금 수준의 인상보다는 저소득 근로자의 가구당 총급여액을 기준으로 하는 근로장려세제 등을 활용해 실질적인 소득을 높이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함.
■ <주제발표2> 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한 소고
: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 임금은 근로자에게는 소득이지만 기업에게는 인건비 내지 생산비임. 아무런 변화없이 임금부터 올리는 것은 생산비만 증가시켜 기업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함. 글로벌 경쟁 시대에 언제 도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생산비용은 기업 경쟁력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항목임.
- 독일은 하르쯔 개혁에서 고용의 유연성을 제고시키고 인건비 상승을 억제하거나 하향조정하는 정책을 펼침.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규직 임금도 동결 내지 인하하고 해고를 쉽게 함으로써 기업의 추가고용여력을 확보하고, 비정규직과의 임금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함.
- 공공일자리 증가 등을 위해 법인세 인상이 논의되고 있는데, 법인세는 전가가 가능한 세금으로서 법인세 인상이 제품가격 상승, 인건비 감소를 위한 일자리 줄이기와 임금동결, 협력업체 납품단가 인하 등을 통해 다른 쪽으로 전가되는 경우 공공일자리 늘리기는 민간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게 됨.
- 새 정부가 계획하거나 추진하는 정책의 조각들은 모아보면 고비용 구조가 나타남. 고비용은 당장 저효율로 연결되며 고비용 구조의 정착은 오랫동안 구축한 한국경제의 경쟁력을 좀먹을 가능성이 농후함. 소득주도성장론은 국가정책 전반을 바꿀 정도로 확고한 논리적 기반을 갖고 있지 못하기에 정책에 대한 깊은 고려가 필요함.
■ <토론1>
: 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최저임금과 통상임금의 비교대상임금은 동일하게 취급해야 한다면, 산입범위가 다른 부분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함. 개정되는 근로기준법상의 ‘통상임금의 정의’ 규정에 유념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임금을 최저임금에 포함시켜서 최저임금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음. 나아가 합목적인 법해석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며, 임금체계의 복잡성과 기형성에 기인한 임금체계의 개선이 선행될 필요가 있음.
- 현행 최저임금법 제4조는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해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향후 종류별/직능별/지역별 최저임금 결정 및 적용을 검토해야 함. 권역별로 최저임금위원회를 설치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는데, 노사간의 합의를 전제로 법집행의 일관성과 안정을 위하여 중앙에서 결정시기를 일치시키고, 향후 상승률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고려함.
- 최저임금위원회 회의내용 공개 또는 방청 허용, 녹취록 공개 등 위원회 활동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음.
■ <토론2>
: 김대준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 최저임금을 단일로 적용하는 국가는 평균임금, 경제적 여건, 지불능력, 고용의 부정적 영향 등 노사 간 균형 있는 수준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정하고 있으며, 대체로 임금수준이 낮아 차등을 두기 어려운 국가에서 주로 채택하고 있음.
- 저소득자 지원대책과 연계하여 최저임금을 논의한다면, 최저임금+근로장려세제+기타소득을 합친 가처분소득이 1만 원에 근접했는지를 먼저 분석해야 함.
- 최저임금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중요하므로 정책의 변화를 시도하기 전에 세밀한 근거들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정책을 정해야 함. 그래야 정책의 수용성이 높아지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임.
■ <토론3>
: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 임금인상이 소비증가를 가져온다는 것은 믿기 어려움. 결혼도 하지 않고 소비도 하지 않으며 저축이나 하면서 노후를 대비하는 일본의 초식남 청년들을 보라. 임금인상이 반드시 국내소비와 생산으로 연결된다고 보장할 수 없음.
- 투자는 소비자가 하는 것이 아니고 기업가가 함. 임금이 증가하면 기업은 투자여력을 뺏기고 결국 투자 자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음. 선순환 고리에서 투자증가가 탈락되므로, 소득주도성장론자가 주장하는 분수론은 성립될 수 없음.
- 성장이 일자리 창출을 통해 분배를 개선하지만, 역으로 분배가 성장을 견인한다는 사례는 찾기 어려움.
■ <토론4>
: 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 소장
- 1929년 미국 주식시장 붕괴 이후 당시 멜론 재무부장관은 시장에 의한 ‘구조조정’을 주장했지만 후버 대통령은 반대로 ‘과소소비이론’에 근거하여 임금 인상 등을 통한 ‘구매력 유지’를 통한 ‘유효’수요창출을 밀고나갔음. 하지만 ‘소득주도성장론’과 유사한 후버 대통령의 ‘구매력 유지’ 노선은 종전의 경치침체보다 더 오랫동안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4명 중 1명이 실업상태였음.
- 후버의 논리는 인과관계를 거꾸로 본 것임. 고임금이 번영을 가져오는가 아니면 고임금은 번영을 보여주는 지표인가. 후버는 공황 중에 고용주들에게 임금률을 유지하라고 말한 것이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인위적인 고임금은 1929년 공황을 버텨내지 못한 기업에서 해고된 근로자들이 경제의 생산적인 분야로 다시 들어갈 수 없도록 만들었을 뿐임. 이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과 유사한 점들이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이 반드시 필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