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제_①> 보수의 가치와 노선, 어떻게 바꿀 것인가?

:박형준 동아대 교수, 前 국회 사무총장
- 무너진 보수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노선과 체질의 혁신, 인물의 쇄신과 발굴 밖에 없음또한 박정희 시대의 프레임, 반공/국가주의/성장제일주의라는 보수 교조주의를 넘어서야 함. 보수의 이념과 가치에서 버려야 할 것은 권위주의적 국가주의와 노블리스 오블리제 없는 기득권 안주와 편협한 엘리트주의, 지나친 공리주의와 물질우선주의, 좌파 포비아에 기초한 교조적 태도임.
- 반면 살려야 할 것은 ‘반공’에 녹아있는 전체주의에 대한 단호한 반대=자유의 가치의 우선성과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과 대한민국 현대사의 놀라운 성취에 대한 자긍심, 안보와 경제에 대한 현실주의적 실용주의적 접근과 대안 중시적 태도임.
- 새롭게 추구해야 할 것은 시민권과 사회적 정의를 중심으로 한 정치적 자유주의 이념의 재구성과 국가의 총량적 발전 중심 개념에서 시민의 삶의 질을 중심에 놓는 국가경영 모델의 전환, 권력의 자의적 행사를 금지하고 이를 위한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중심으로 한 공화주의의 재구성, 윤리적 보수와 중용의 정치 추구 등이 있음.
- 지금의 시대는 상투적으로 말하는 ‘문명의 전환 시대’가 아니라 인간과 사회, 국가와 세계, 자연과 지구환경에 대한 근원적 전환의 문제제기를 하고있는 실질적 ‘문명의 전환 시대’임. AI, 기후변화, 글로벌 거버넌스, 세계경제의 틀과 성격의 전환이 가져 올 미래를 내다보며 미래의 가치를 담은, 미래지향적 보수 정당의 노선을 확립해가야 함.





■ <발제_②> 보수정당의 시대적 역할

나성린 한양대 교수, 前 국회의원
-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모든 국민이 현재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임 이 불확실성과 불안감의 근원은 다양한 경제적 어려움(취직난, 실업, 가계부채, 내집 마련, 전월세난), 불평등과 빈곤, 자녀교육, 노후에 대한 준비부족 등임. 따라서 2017년 현재의 시대적 요구는 모든 국민이 시달리고 있는 “현재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감을 해결해 달라는 것”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일자리 창출을 통한 불평등 해소와 좌·우파 적폐청산과 좌파의 일방적 독주를 막는 국민대통합을 통해서 대한민국호의 중심을 잡는 것임.
- 우파의 정책이 사회적 약자를 위해 더 우월하다는 믿음을 가져야 함. 좌파정책이 공산주의처럼 겉으로는 사회적 약자를 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경제를 어렵게 하여 일자리를 줄이고 국민소득을 감소시킴으로서 사회적 약자들을 더 어렵게 함. 우파 정당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부자정당, 기득권정당, 부패정당, 안보정당의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 중요함. 이러한 믿음 위에 경제적으로 옳은 정책을 고집하기 보다는 정치적으로 옳은 정책을 개발해야 함. 정치적으로 옳은 대표적인 정책들은 감세정책,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노동개혁, 공무원연금개혁임.




■<토론_①> 한국적 보수주의 패러다임의 재형성

양승함 연세대 명예교수
- 보수주의의 핵심적 가치는 전통, 실용주의, 권위, 재산 4가지가 있음. 한국 보수가 보존해야 할 전통적 가치는 논란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그 중 하나가 헌법적 가치이며 이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음. 또 하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수호인데 이것이 현실 적용과정에서 상당히 왜곡되어 나타나게 됨으로써 오늘날 보수 위기의 단초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음. 한국은 사회통합이념의 부재로 인해 이념논쟁이 체재논쟁에서부터 정책논쟁에 이르기까지 사활을 건 투쟁을 전개하고 있음. 이념적 대립이 첨예화 될수록 보수가 전유할 전통적 가치는 정통성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아짐. 따라서 보수를 재건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사회통합이념을 개발하는 것임.
- 현재까지 대체로 10년 주기로 이념적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아서 아무리 보수가 몰락해도 10년 후에는 재집권하겠지 하고 안주하면 보수는 더욱 몰락할 것. 따라서 보수주의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함. 보수주의가 극단화와 경직화되는 경향을 막고 한국적 보수주의 패러다임을 건설해야 함. 그것은 실용주의에 입각한 온정적 보수주의에서 가닥을 잡을 수 있음.




■ <토론_②> 문제도 해결도 눈 앞에 있다

송평인 동아일보 논설위원
- 민주주의는 협치가 아니라 과반의 지배임. 이 기본적인 인식조차 한국의 보수정당에서는 흔들렸음. 국회선진화법은 과반의 지배라는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됨. 민주주의는 과반의 지배를 인정하되 그 지배의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임. 국회선진화법 하에서 실종된 것이 바로 책임정치임.
-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친박의 문제는 분리되어야 함. 대통령이 국회에서 자신의 지지기반을 강화하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임. 친박 문제의 본질은 오히려 지역주의에 있음. 최순실 국정농단은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비밀스런 관계에서 시작되었으며, 친박이 알 수도 없었고 개입할 수도 없었음. 친박은 지역주의 청산이라는 민주주의의 더 높은 차원에서 청산해야 할 대상임.
- 지금 보수의 위기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박근혜 탄핵에서 시작되었음. 위기의 극복도 이 문제를 원칙에 맞게 인식하고 대처하느냐에 달림. 어디까지가 정확한 국정농단인지, 탄핵에 이른 과정에서 잘못되거나 무리한 절차는 없었는지 복기하는 작업이 필요함. 그래야 불필요한 자해성 자책을 하지 않을 수 있음. 탄핵 정국에서 최소한의 게이트키핑도 거치지 않은 의도적인 왜곡보도가 쏟아졌음. 어떤 보도들이 그러했는지 그런 보도들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히 알아야 함. 민주주의는 여론정치이고 올바른 여론정치를 위해서는 올바른 보도가 유통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함.
- 국회는 탄핵소추를 결의하며 수사도 안 된 뇌물죄를 집어넣었고 국회는 사후적으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특검을 가동시켰음. 보수는 유죄확신의 언론 보도들을 비판하고 특검과 검찰과 정권의 무리수를 어떻게든 막고 판사들이 정권과 여론으로부터 독립된 채 재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함. 박 전 대통령의 각종 강요 행위는 그것만으로 탄핵사유이며 법을 지키지 않으면 보수라고 할 수 없음. 다만 역사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재판과정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판결이 나오면 그 결과를 인정하는 것이 보수다운 자세임.




■ <토론_③>

오형규 한국경제 논설위원
- 헌법 정신이자 근간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보수 스스로 방기한 측면이 있지 않나 반성할 필요가 있음. 헌법 119조 1항이 아니라 2항을 진보정권도 아닌 보수정권이 내세우면서 이념의 아노미가 일어났음. 보수정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들은 발의자만 가리면 민주당 법안과 하등 차이가 없음. 보수정당의 근본위기는 보수가 지켜야 할 가치들이 다 무너진 데 있음. ‘이념의 유통업’이라는 정당이 선택받으려면 파는 물건(이념)이 확실해야 함. 좌파정당과 경제민주화 경쟁이나 하는 모호한 정체성으로 권자의 선택을 기대할 수 없음. 중심이 확실해야 유연할 수 있지 중심도 없이 그때그때 대중적으로 대응하면 기회주의로밖에 비치지 않음.
- 문재인의 정부의 실패나 헛발질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음. 먹고사는 일에 큰 문제만 없다면 보여주기식 이벤트로도 인기는 상당기간 유지될 것. 지금 벌이는 이벤트의 비용은 한참 뒤에나 청구될 어음이지만 인기는 현찰임. 그러나 여태껏 좌파 경제정책으로 성공한 나라는 없음. 세상은 관념으로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바탕위에서 개선하고 개혁해가는 것이기 때문임. 그렇기에 실력있는 보수정당으로 거듭나는 것만이 살길임. 보수의 가치는 자율과 책임, 원칙과 실질, 절제와 배려이 있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망각한 보수는 그야말로 수구일 뿐임. 즉, 나의 절제와 배려가 타인의 희망과 기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진정한 보수임.




■ <토론③>

권순활 前 동아일보 논설위원
- 우리 사회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우파와 좌파를 보수와 진보라고 표현하는 풍조가 짙어짐. 그러나 이런 보수-진보 구분법이 과연 옳고 정확한지 냉정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음. 굳이 우파를 보수라고 한다면, 좌파는 진보 세력 대신 1980년대 한국의 운동권 진영에서 자주 사용했던 ‘변혁 세력’ 정도로 표현하는 것이 적합함. 정명(正名)의 원칙은 이념의 영역에서 결정적인 중요성을 갖고 있음.
- 보수우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특히 지식인과 정치인의 역할이 중요함.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민간의 활력과 사유재산권 존중을 중시하는 우파적 가치는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라고 할 수 있음. 가치와 철학은 뒷전이고 머리를 굴려가며 자신의 잇속과 자리만 따지는 웰빙 정치인이나 헌법적 대의와 국가 정체성 수호를 위해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리는 강단있는 우파 정치인이 지금보다 훨씬 늘어나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