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제①> “남북합의서 등 하위규범에 의해 관습헌법의 지위를 갖는 ‘대한민국=단일국가’라는 규범을 무시하고 연방제 통일을 추진하는 것은 그 자체가 위헌적 행위요 반국가적 정책”
: 제성호 (중앙대 교수)

- 헌법 제1조 제1항 및 국가형태에 관한 불문헌법(관습헌법)에 의하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자 ‘단일국가(unitary state)’임. 또한 헌법 제3조 영토조항에 따라 남북한은 법적으로 ‘하나의 국가로 존속’하고 있음
- 대한민국 헌법은 잠정헌법이 아닌 ‘완성헌법’의 성격을 갖고 있음. 현행 헌법은 통일과정은 물론 통일 후 통일한국에서도 적용되도록 예정돼 있는 헌법으로 통일은 ‘법률상 비분단’과 ‘사실상의 분단’사이의 괴리를 메우는 과정이라 할 수 있음
-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부는 헌법 제66조 제2항에 따라 국가의 독립, 영토보전, 국가 계속성 및 헌법 수호의 책무를 지며, 헌법 제4조에 기하여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을 추진할 의무가 있음. 전자는 현재 충실하게 이행해야 할 의무임에 반하여 후자는 먼 장래에 이룩해야 할 의무임
- 우리 정부는 단일국가로서의 국가정체성을 유지하고 대한민국이 완성국가라는 입장을 견지하는 가운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을 추구해야 함. 법률이나 남북합의서 등 하위규범에 의해 관습헌법의 지위를 갖는 ‘대한민국=단일국가’라는 규범을 무시하고 연방제 통일을 추진하는 것은 그 자체 위헌적 행위요 반국가적 정책임
- 북한식 연방제 통일론에 영합하여 연방제 통일을 추진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스스로 국가성, 주권성 및 정통성을 포기하는 것이 됨. 대한민국의 독립, 국가 계속성 및 헌법 수호 의무를 명시한 헌법 제66조 제2항의 중대한 위반을 구성함
- 대한민국 정부의 유일합법정부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동시에 우리의 정통정부를 반국가단체와 동격인 지위로 전락시키는 것, 즉 북한과 같은 수준의 ‘지역자치정부’임을 자임하는 것은 헌법 제3조 영토조항에 반할 뿐만 아니라 국헌문란행위에 해당됨
- 주체사상과 ‘우리식 사회주의’, 그리고 북한의 주권자 개념을 인정하는 기초 위에서, 또한 북한의 1당 독재체제와 주요 생산수단의 국․공유화 및 사유재산권 부정을 전제로 연방제 통일을 추구하는 것은 헌법 제1조 제1항의 민주공화국 조항, 제1조 제2항의 주권자 조항, 제4조의 자유민주통일조항, 제8조 제1항의 복수정당제 보장 조항과 동조 제4항의 민주적 기본질서 조항, 제19조의 사상 및 양심의 자유 보장 조항, 헌법 제23조의 재산권 보장 조항 등에 저촉
- 소위‘일국양제(一國兩制) 통일론’도 우리 헌법상 인정되지 않음. ‘일국양제 통일’은 ‘우리식 사회주의' 체제 혹은 주체사상 및 선군사상을 인정․수용하는 가운데 이 같은 체제․사상과의 연합․병존을 상정하므로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는 헌법 정신에 맞게 대한민국의 주권성, 독립성, 정통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단일국가통일, 자유민주통일을 추구해야 

■ <발제②> “북한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미국군대가 한국에서 철수하면 한반도 비핵화가 실현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중국이 평화협정 체결과 비핵화를 병행 추진하려는 것은 동북아에서 패권국의 지위를 차지하는 데 방해가 되는 주한미군 철수 명분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 곽인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북한은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할 것을 미국에 요구함. 북한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려는 보다 중요하고 실질적인 목적은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기 위한 명분을 확보하려는데 있음
- 북한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면 남한에 주둔하고 있는 미국군대가 더 이상 한반도에 남아 있을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고 생각하고 있음. 북한은 주한미군이 없으면 대남혁명과 적화통일 실현이 용이하다는 생각도 갖고 있음
- 아울러 대남혁명은 본질에 있어서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는 것을 주(主) 목표로 하는 민족해방혁명이기 때문에 주한미군은 대남혁명의 첫째가는 타격대상으로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북한의 논리
- 북한은 핵무기를 갖고 있고 사용할 수 있는 미국군대가 한국에서 철수하면 한반도 비핵화가 실현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음. 이는 한반도에서 핵문제가 발생한 근본원인이 미군의 남한 주둔과 미국의 지속적인 핵위협으로부터 비롯되었기 때문이라는 북한의 인식에서 출발함
- 중국이 평화협정과 비핵화의 병행 추진을 주장하는 것은 북핵문제를 희석시키고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정당성은 물론 북한의 핵 보유를 자동적으로 인정해주는 등 많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음
- 아울러 중국이 평화협정 체결과 비핵화를 병행 추진하려 하는 것은 한반도 비핵화를 평화협정 체결 카드로 활용하는 동시에 동북아에서의 패권국의 지위를 차지하는데 방해가 되는 주한미군 철수 명분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함

■ <발제③> “한국은 비핵을 준수하면서 북핵 위협을 불식하는 외교적 군사적 노력에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언제가 도래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어야 하며, 그런 상황에서도 안보이익을 극대화하는 정교함을 상실하지 않아야”
: 김태우 (건양대 초빙교수/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 김정은 정권에게 있어 핵은 통치자의 권위를 고양하고 정권기반을 확고하게 해주는 대내적 선전효과(halo effect), 미국과의 대등한 협상력을 획득하고(equalizing effect) 미국의 한반도 개입을 차단하는 효과(decoupling), 경제적으로 우세한 한국을 압박하여 남북관계를 주도하게 해주는 핵그림자 효과(nuclear shadow effect) 등을 발생시키는 보검(寶劍)
-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이 수행해야 하는 과제는 대화, 외교 그리고 억제로 정리할 수 있지만, 현재 북한의 거부로 대화는 두절된 상태이고 중국의 이중플레이로 제재공조를 위한 한국의 핵외교는 한계에 직면해 있음. 이럴 때일수록 국민을 수호하기 위한 군사적 억제는 필수이며, 이를 위해 국방부는 방어, 선제, 응징 등을 위한 군사적 역량을 배양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음
- 한국사회 일각에서는 “사드 대신 대화”라는 주장이 등장하고 있지만, 이는 다분히 궤변적이고 선동적. 북핵 위협이 존재하는 한 억제는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며, 위협이 소멸될 때 억제를 해제해야함. 방어무기인 사드의 배치를 ‘전쟁’으로 몰고 가는 세력들은 어제도 오늘도 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있음
- 한반도 주변의 안보환경도 악화. 미․중 패권경쟁 속에서 북핵 관련 중국의 이중플레이는 지속되고 있으며, 미·러 간에도 新냉전이 한창임.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에서는 新고립주의가 부상하고 있으며, 한․일 간의 안보협력은 요원함. 여기에 한국의 경제는 침몰중이고 정치권과 사회는 안보문제에서조차 분열상을 이어가고 있음. 내우외환(內憂外患) 안보상황 속에서도 대한민국은 생존해야 하고, 자유민주주의는 수호되어야
-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나오도록 설득도 해야 하고 대화를 압박하기 위한 제재외교도 여전히 필요. 국민을 지키기 위한 군사적 억제는 당연히 병행되어야 함. 군사적 억제를 위해 한국은 두 단계에서의 억제노력 추진해야
- 첫째. NPT(핵확산금지조약)를 준수하는 비핵국으로서 독자적인 억제능력을 함양하면서도 동시에 핵우산, 확장억제, 방위공약 등으로 대변되는 동맹역량을 최대한 활용하여 북핵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지켜내는 노력을 경주, 둘째, 핵능력 보유가 불가피한 단계임을 인식하는 것 의미. 대외의존형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에게 있어 핵 보유는 엄청난 불이익을 초래할 최악의 선택이지만, 문제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대비해야 함

■ <토론> “북한 정권이 주장하고 있는 평화협정은 미군철수와 한미동맹 종식을 위한 수단”
: 브라이언 마이어스 (동서대 교수)

- 북한은 오래 전부터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꿀 것을 미국에 요구해 왔음. 10월 21-22일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호텔에서 북한 한성렬 외무부상은 미국 민간 북한 전문가들과 만나, "미국과의 평화협정 전에는 비핵화가 없다”는 입장을 전함
- 한국의 진보 진영은 물론이고 미국 자유(liberal) 진영도 평화협정에 대한 북한의 이런 요구를 긍정적으로 평가. 1990년대에 접어들어서는 평화협정이 북한 정권과 국제적인 친북 전문가들에 의해 핵 위기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으로 내세워지기 시작함. 워싱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존스 홉킨스대의 북한 전문 블로그인 38 노스에서는 조엘 위트나 로버트 카를린 등의 전직 미국 정부 관리들이 평화협정의 필요성에 대해 사설에서 자주 주장함
- 그러나 미국 전문가들이 간과하는 중요한 사실은 북한 정권에게는 평화협정이 미군철수와 한미 동맹 종식을 위한 수단이란 것과 2002년부터 계획경제가 많이 해체되어 왔고 북한이 헌법에서조차 공산주의에 대한 모든 언급을 삭제했다는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