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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독 사태로 본 학교급식시스템,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
급식 경비 정부부담 확대시 연간 5조원 세금 투입
무상급식 확대, 친환경 식재료 의무화 담은 야당의 학교급식법 개정안
급식문제 본질 외면하고 사태 악화 소지 다분해
학교급식법 전면개정안 시행 10년, 식중독 사건 오히려 증가하고
급식 질 저하, 급식종사자 파업 등 숱한 문제들 불거져
경쟁 없는 국가조달체제는 부패, 부실, 고비용화 초래할 것
직영급식 독소조항 개정해 위탁 급식도 가능하게 해야
<일 시>2016년 9월 22일(목) 오전 10시
<장 소> 바른사회시민회의 회의실 202호
<주 최>바른사회시민회의
<프로그램>
[사 회]
조동근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발 제]
김정욱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무총장)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
[토 론]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이재수 (충북교육사랑학부모협회 사무처장)
잇따른 식중독 사태 발생으로 학교 급식에 또 다시 비상이 걸렸다. 전국 중·고교 5개 학교에서 700명 이상의 학생과 교직원이 급식을 먹고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였다. 그런가하면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이 지난 4월부터 4개월간 급식실태를 조사한 결과 위생부실·급식비리 등 총 677건의 위반사실을 적발했다. 심지어 부실 급식, 급식비 횡령 등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학교가 시교육청 위생 평가등급에서 ‘대체로 우수’ 등급을 받는 등 교육청의 관리 부실도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런 사태가 이미 예견되었다는 것이다.
2006년 집단 식중독 사태를 계기로 직영급식을 원칙으로 두는 내용의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졸속으로 통과되었다. 그로부터 10년, 여전히 식중독 사태는 만연하고, 심지어 급식비 횡령, 위생·품질관리 부실, 학교·업체간 유착 등 급식 관련 비리는 더 심각해졌다. 한 해 정부지원 급식예산 5조 6천억 원, 손실을 줄이고 급식을 정상화하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바른사회시민회의는 학생 먹거리 안전에 구멍이 생긴 위급한 상황에서 학교급식시스템의 근원적인 문제와 해결책을 찾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 <발제①> 학교급식 식중독 사고의 오해와 진실
: 김정욱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무총장)
□ 최근 서울지역 3개 고등학교에서 집단식중독이 발생해 학교급식법 개정 필요성이 제기되는 등 개선대책이 논의되고 있음. 현행 학교급식법은 2006년 집단식중독 사태가 터지자 학교 식당을 위탁에서 직영으로 전환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졸속처리된 법 안임. 하지만 이후에도 학교급식 식중독 사고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음. 식중독 사고의 진짜 원인은 외부에서 조리되어 공산품으로 납품된 식자재가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으며, 학교의 조리시설이나 조리과정에서 발생한 식중독 사고는 거의 사례를 찾아보기 힘듦.
□ 오히려 학교식당을 직영으로 전환하여 여러 가지 부작용이 초래됨. 학교급식 책임이 비전문가인 학교장에게 주어져 학교급식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짐. 또한 학교장이 책임지는 직영체제 하에서는 사고가 나더라도 책임을 묻기 어려워짐. 직영의 경우 식중독 사고가 나면 사실이 은폐·축소하여 보고되는 경우가 많음. 사고를 보고하는 라인이 모두 식당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리이기 때문임. 조리종사원에 대한 노무관리가 어려워 학교 식당을 파업으로 중단시키는 등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음.
□ 식중독 사고를 줄이기 위한 개선대책은 첫째, 학교급식법의 직영급식 원칙 조항을 삭제하고, 학교식당 운영방식은 학교장과 학부모의 자율에 맡길 수 있도록 해야 함. 일본의 경우 급식의 민간위탁을 통해 직영과 위탁이 적당한 긴장관계에서 상호 경쟁하며 학교급식에 기여하고 있음.
□ 다음으로 학교급식 식재료 조달의 장터 역할을 하는 농수산물유통공사의 학교급식전자조달 시스템(eaT)의 등록업체 관리를 강화하고, 교육청이나 지자체, 관련시민단체와 학부모가 함께 업체평가에 나서 우수업체를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함. 마지막으로 현재의 문제가 학교급식을 학교장 직영체제로 바꿈으로서 불거진 만큼 학교급식 운영을 전문 업체에 위탁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함.
■ <발제②> 학교급식법 문제점과 학교급식체계의 바람직한 방향
: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
□ 학교급식법 전면개정안이 통과된 지 10년, 무상급식 예산 증가로 인한 학교환경개선사업비 감소, 급식의 질 저하 논란, 급식종사자 파업, 서울친환경유통센터의 식자재 안정성 검사 부실과 부당계약 체결 등 학교급식법 개정안 시행 후 학교급식을 둘러싸고 숱한 문제들이 터져 나옴. 하지만 19대, 20대 국회에 발의된 학교급식법 개정안들을 들여다보면 무상급식 확대와 친환경 국산 농산물 이용 의무화 등 포퓰리즘 내용만 가득함. 급식의 안전과 질 향상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실제로는 표 얻기 전략을 쓰는 것임.
□ 다수의 야당 의원들이 무상급식의 법정 제도화를 시도하며, 급식 경비를 정부 부담으로 대폭 전환하려고 하고 있음. 이렇게 될 경우 연간 약 5조 원, 향후 5년간 24조 5천억 원을 국가와 지자체, 교육청이 부담해야 함. 이는 지자체·교육청의 부담을 국가(중앙정부)에 떠넘기겠다는 속셈임.
□ 식재료의 친환경 농산물의 의무화 또한 현실가능성이 없음. 친환경 농산물은 일반농산물보다 가격이 30% 정도 높아, 친환경을 의무화 할 경우 식재료의 원활한 수급이 불가능하며 비싼 가격으로 인한 정부·학부모의 재정부담도 높음. 어디까지를 친환경으로 둘 것인지 그 대상을 명확하게 구별할 기준도 모호함.
□ 학교급식에서 수요자뿐 아니라 학교장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안전한 급식과 양질의 급식임. 직영급식, 세금급식이어서 양질의 급식이 가능한 것이 아니라 수요자의 선택권을 충분히 줘서 학부모, 학운위, 학교장이 각 학교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함. 학교급식법에서 직영급식을 원칙으로 둔 독소조항부터 개정하고, 학교급식에 대한 모든 결정권은 학교현장을 더 잘 아는 학교장과 학부모에게 맡겨야 함.
■ <토론①> 학교급식 이대로 좋은가
: 양준모(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 의무교육과 무상급식은 별개의 문제이며 일률적으로 급식을 국가가 담당해야 한다는 이념은 위험함. 소비자들이 급식을 선택할 권리를 박탈하고 식자재 선택 권리까지 배제해서는 도덕적 해이만 강화될 것임. 급식에서도 선택권이 보장되어야 함. 위탁 급식도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하고, 친환경 농산물을 선택 할 수 있도록 무상급식이 아닌 조건부 보조금 정책으로 추진해야 할 것. 수혜자 부담의 원칙으로 전환하고 차상위 계층까지 낙인효과를 피해 직접 정부가 지원해야함. 경쟁 없는 국가조달체제는 부패하거나 부실해지거나 고비용화 될 것임. 학교장과 학부모 등 수혜자가 직접 부담하고 수혜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