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①> 직장점거의 법적 문제점
: 임동채 (변호사)

- 현재 대법원은 직장점거가 전면적·배타적이 아닌 부분적·병존적이면 적법하다고 판단하고 있음. 때문에 노동계는 이를 이용해서 주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일단 직장 점거를 한 후,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점거를 지속하면서 기업의 생산마저 방해하는 실정임. 그러나 직장점거는 원칙적으로 쟁의행위권의 행사범위를 이탈하여 사용자의 영업의 자유 및 기업시설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할 수 있음. 아울러 여러 선진국도 직장점거는 기업의 재산권에 대한 침해이므로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반면 국내 판례는 직장점거의 인정범위를 넓혀 기업의 재산권과 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음. 따라서 국내 법원도 직장점거는 원칙적으로 위법이라고 판례를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함.

- 기업은 비록 정부의 공권력 투입 등이 미온적일지라도 즉시 형사상 및 민사상 조치를 취하고 동시에 기업 자체의 징계권을 발동하는 것이 바람직함. 아울러 법원은 불법적인 직장점거에 대해 책임을 엄정하게 물어야 하며, 검찰 등은 불법적인 직장점거에 대해서 신속히 공권력을 투입해 불법행위가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




■ <토론②> 파업 중 대체근로를 인정하고 직장점거 파업을 금지하라
: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 정규근로자와 비정규근로자 간의 임금격차가 노조가 없는 사업체에서는 4.9~11.9%인데 비해 노조가 있는 사업체에서는 27.9~31.5%로 매우 큼. 노조는 정규근로자를 보호하고 임금을 높이지만 사용자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가급적 비정규근로자를 고용하고 그 임금을 낮추어 고용유연성을 제고하고 비용절감을 꾀함. 노동조합은 사용자의 이러한 대응을 용인하고 있음. 한국의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임금 및 근로조건을 일시적으로 끌어올려 조합원에게는 유리하지만 국민경제에 비효율 및 저성장을 야기하며 정규-비정규 근로자 간의 임극격차를 확대하는 등 폐해가 큼. 더욱이 노동조합은 노동개혁, 연금개혁, 기업구조조정 등 모든 개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음.
- 노동조합의 폐해는 쟁의행위 기간에 대체근로나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도급을 금지하는 노동법에서 기인함. 이러한 조항은 세계에서 오직 한국과 말라위에만 있음. 선진국에서는 근로자의 단체행동권과 사용자의 영업권을 대등하게 보장해 주기 위해 쟁의행위 기간 중 참가자에 대한 대체근로가 자유롭게 인정되고 있음. 한국도 그렇게 되어야만 노사관계가 시장기제에 의해 견제되고 균형 될 것임. 이를 위해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43조를 개정해야 함. 이것이야말로 노동조합 제자리 찾기의 첫걸음이 될 것. 또한 사용자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대응수단인 직장폐쇄를 위한 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우므로 재산권과 영업권 보호차원에서도 정부가 강력하게 쟁의행위가 직장 밖에서 이루어지도록 집행 해 나갈 필요가 있음.




■ <토론③> 탱자로 변해버린 노동조합을 어떻게 할 것인가
: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유럽에서 노동조합을 관통하는 정신은 기본적으로 자조(상호공제)와 계급, 지역, 산업, 직업 차원의 연대 단결을 통해 기업·공장의 경계를 뛰어넘어 근로조건의 표준을 형성하는 것이었음. 하지만 한국 노조의 철학, 가치, 행태는 전후방 가치생산사슬에 종사하는 다수 근로자를 조직하지도 않고, 조직 할 이유도 없음. 공공부문, 원청, 대기업, 정규직의 경우 계급, 산업, 업종 차원의 연대 없이도 원하는 것을 거의 따낼 수 있기 때문임. 오히려 연대를 하여 산업, 업종 차원의 직무에 따른 근로조건의 표준을 만들면 자신들의 요구를 접어야 함.
- 한국의 노조는 초과이윤 쟁취(배분률 상향)에 열을 올림으로서 시장생태계의 양극화를 더 심화시킴. 성과 배분을 요구할 때는 주주처럼 행세하고, 경영 실적에 대해 책임져야 할 때는 아무런 책임이 없는 노동자처럼 행세함. 결과적으로 양극화의 촉진자처럼 되었으며, 한국 노조의 대종은 공공성을 팔아 자신들만의 이익을 탐하는 한국에 즐비한 수많은 지대추구 집단의 하나임. 한국의 노조가 공장담벼락을 뛰어넘어 폭넓은 연대를 추구하는 명실상부한 산별노조로 진화하도록 법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음.




■ <토론④> 한국 자동차산업 노사관계, 사례로 나타난 위험
: 권용주 (자동차 전문기자)

- 지난 2000년 1월, 쌍용자동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법원은 구조조정을 전제로 회생을 결정했음. 하지만 구조조정에 반대한 노조는 공장 점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고, 77일간의 파업은 쌍용차에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남겼음. 이 당시 위기는 엄밀히 말하면 SUV에 주력하던 쌍용차가 글로벌 시장의 유가 인상 영향을 받아 판매가 줄어든 것이 원인이었음. 결국 노조의 반대로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못하고 쌍용차의 대주주였던 상하이차는 철수를 선언하고, 한국을 떠나버렸음. 이러한 과정은 기업의 이익이 없는 상황에서 타협하지 못하면 회사와 노조 모두 함께 무너질 수 밖에 없다는 교훈을 보여준 사례임.
- 파업으로 손해를 보는 곳은 기업과 노조가 아닌 전적으로 소비자임. 하지만 정작 회사나 노조는 손해배상 의무가 없음. 파업은 법으로 정해진 근로자의 정당한 권리이지만, 파업으로 인해 근로자와 이들을 고용한 기업의 내부 문제일 뿐 소비자가 피해를 입어도 괜찮다는 의미는 아닐 것임. 노사 관계가 이제는 그들만의 문제를 넘어 소비자와도 연관되는 시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