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제> 성장률 관리를 위한 추경편성의 유혹
            : 추경은 ‘정부에의 의존’을 타성화시킨다
조 동 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상반기 예산조기집행-하반기 재정절벽 우려-추경 편성의 악순환
- 최근들어 재정의 조기집행이 정책관행처럼 자리잡으면서 한국경제의 재정의존도 심화. 박근혜정부는 2014년도를 제외하고 각 17.3조(2013), 11.8조(2015), 10조+α(2016(예)) 추경편성.
-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5년 우리나라의 실질경제성장률은 목표성장률이었던 3.0%에 미치지 못한 2.6%에 그쳐. 박근혜정부 경제팀은 케인즈적 국가개입주의 사고에 함몰되어, 정부의 화끈한 경기부양 의지로 경기진작을 노렸으나 실제 경기부양으로의 연결은 별개였던 것.

■ 지난 추경편성의 적정성 평가와 기회비용
- 추경예산은 이미 확정된 예산에 변경을 가하기 위한 것으로 국가재정법 제89조에 명시된 요건을 제외하고는 편성할 수 없어. 그러나 2015년 추경의 근거였던 ‘질병’은 이례적인 조건. 메르스 대응 과정 중 정치권 개입으로 질병문제가 정치화되었고, 절제되지 않는 선동이 결국 내수를 위축시킨 셈.
- 2015년 추경편성은 정책기조의 전환을 가져옴. 2016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2015년 하반기에 주력할 필요가 있었던 구조개혁은 정부가 인위적 경기부양에 정책 여력을 집중하면서 뒷전으로 밀려나.
- 그렇다고 대규모 재정투입이 우리경제를 튼실하게 한 것도 아니었음. 추경편성은 민간시장의 생산성제고로도 연결되지 못했고, 도리어 ‘경쟁력을 갖지 못한 좀비 기업’을 늘리는 데 부정적으로 기여한 셈이 됨.

■ 재정중독에 빠져있는 우리경제…성장률 관리 목적의 불량추경 끊어내야
- 경제체질 개선이 없는 한, 재정을 통한 성장은 일시적 성장에 불과해. ‘돈으로 경제성장을 사는 격’. 단기적 재정정책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더라도 민간 부문에 활력을 불어넣는 구조개혁이 병행되지 않으면 추경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
- 과거 추경의 구태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개별 기업의 구조조정 차원을 넘어서는 산업구조개편과 맞물린 추경을 짜야 해. 이번 추경은 조선산업 구조개혁에 따른 실업충격 수습 등에 초점 맞춰져야.
- 세계 경기침체와 민간경기 부진으로 재정의 적극적 역할 불가피하지만, 민간 부문에 활력을 불어넣는 구조개혁이나 규제철폐 등의 근본처방 없이 성장률 높일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