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제> 윤건호 (가톨릭 의과대학 교수)

원격의료는 포괄적 용어로 의료인-의료인 간의 “진료자문”, “의료인-환자간의 “원격진료”와 유헬스가(“모바일헬스”, “유헬스”, “원격 모니터링-코칭”등으로 표현되는 데 앞으로 “유헬스”로 기술함) 이에 포함된다. 이중 의료인 간의 진료 자문은 이미 법적으로 허용되는 부분임으로 의료인-환자간의 “원격진료”가 논란의 대상이다.
이는 전 국민, 전 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매우 국한된 지역과 특수 상황에 대한 것임으로 당사자들의 협의를 통하여 매우 국한하여 시작하고 향후 주기적인 논의와 협의를 통하여 추가 제한 혹은 확산을 결정하면 될 부분으로 생각된다.
논란의 주된 부분은 많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국적으로 시행하고자 하는 유헬스 정책으로 생각된다. 이미 많은 연구들을 통하여 유헬스 적용이 만성질환 환자들에 대한 진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보고된 바 있으며 이는 대형 병원, 개인의원에서도 확인 된 바 있다. 또한 치료의 질을 향상 시키는 것이 만성질환의 합병증으로 인한 개인 및 국가 의료비 지출을 줄여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으로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다만 이를 도입함에 있어 수립되어야 하는 많은 정책들의 결정에 있어 오로지 국가 관리에 의한 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한국 의료계의 현실이 갈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의 해결을 위해서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접고 국가는 신뢰할 수 있는 투명하고 믿을 수 있는 정책 방향을 공개적으로 제시하고 의료 시스템의 주체인 의료계 역시 주인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인 논의를 시작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 <토론①> 김필수 (대한병원협회 법제이사)

정부가 추지하려는 원격의료와 관련하여 △원격의료 대상질환의 구체화․명확화, △원격의료 시스템 표준화 및 장애 발생시 대책, △공공기관에 원격의료시절․장비 설치, 활용 방안 고려, △환자의 선택권 보장 및 환자상태에 적합한 진료제공,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시스템 구축들이 필요하다.
의료의 본질적 측면과 효과성 등을 종합하여 고려할 때 의사와 환자간의 대면진료 원칙이 유지되어야 한다. 다만, 원격의료 허용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이는 어디까지나 직접적인 대면진료를 보완하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관련하여 초진환자의 경우 대면진료를 원칙으로 하고 대상 환자질환의 범위를 엄격히 제한해야 할 것이다. 반면에 원격의료가 허용된 환자의 경우에는 환자진료 선택권을 최대한 확보해 주어야 한다.
원격의료는 급속히 발전하는 정보통신기술의 변화와 의료기술의 접목으로 의학발전을 견인하고, 국민건강을 증진 시키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의료정책은 일단 시행하고 나면 좀처럼 돌이키기 어렵기 때문에 정책 시행에 앞서 조금 더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 <토론②>이용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소장)

의료접근성이 열악한 도서지역 등은 보건지소나 보건진료소에 원격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지의사나 간호사의 중재하에 원격으로 환자를 진료하도록 기존 의료법 내에서 의사-의료인간 원격의료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
만성질환관리는 원격의료 차원의 원격 모니터링 위주의 접근보다는 기존 만성질환자 관리를 맡고 있는 동네의원들이 자신들의 단골 환자와 동네주민을 대상으로 건강관리서비스 제공자가 되어 서비스를 적극 제공할 수 있도록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으로 나아가야 한다.
원격의료를 의료의 본질을 벗어난 경제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며 실제 제대로 된 원격의료는 그만한 기대 수준을 만족시킬 만한 수요가 없다. 그러므로 지금 성급하게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일부 관련 기업의 배만 불리게 되고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국민들에게로 돌아가게 됨으로 저지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당국은 충분한 재정을 지원하고 의료계와 함께 관련시스템 구축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도서지역 원격의료도 좋지만 현장에서는 병원선 한척, 응급헬기 한대가 더 요긴하고 혈압, 당뇨 자동전송도 좋지만 단골원장님 잔소리가 더 정겨울 수도 있다.


■ <토론③> 황선옥 (소비자시민모임 상임이사)

원격의료는 대면진료의 제한적인 보조수단으로 활용되어야 하고, 원격화상 투약기 도입(약배송의 자유화)은 안전 문제를 무시하는 것이다. 또한 의료비를 인상시키고, 공공의료 서비스가 약화될 수 있다. 시범사업의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객관적인 검증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의료인간의 원격의료를 활성화해야 하며, 의료관련 규제는 안전을 위해 강화되어야 하고, 의료관련 제도의 부작용은 만일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함으로 성급히 추진해서는 안된다. 개인정보 유출을 완벽하게 막아내기에는 실효적이지 못하며, 의료전달체계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의료소비자를 위한 제도라는데 공감하지 않으며, 원격의료 수가 신설을 사회적 논의나 의료수렴과정 없이 건정심에 통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정부는 원격의료에 대한 비전을 고장해서는 안되며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보다 시급한 것은 남아도는 의사가 필요한 곳에 갈 수 있도록 격오지 수가의 신설, 의료장비 조달 등 제도정비와 '(응급환자) 전원시스템' 구축 등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의료제도 개선을 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 <토론④> 김건훈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기획제도팀장)

원격의료는 의료취약계층의 의료접근성 향상 등 의료복지 실현과 1차 의료기관 중심의 만성질환 관리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 정부는 2차례에 걸쳐 도서벽지 주민에 대한 시범사업을 실시하였고, 군부대, 원양선박, 교정시설 등 특수지에 대해서도 시범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시범사업 결과를 보면 임상적 유효성, 환자 만족도, 복약순응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치를 보였다.

보안문제와 기술적 안정성에 대해서도 상세한 표준가이드라인 설정 및 이의 준수를 통해 우려를 해소해 나가고 있다. 2차 시범사업에서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령 및 「보안기술가이드라인」에 따라 51개 항목의 보안기술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이에 따라 보안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시행하였다. 또한 대면진료를 보완하여 경증 만성질환 관리를 중심으로 시행하며, 의료법 개정안도 주기적 대면진료를 의무화하여 원격진료가 대면진료의 보완수단임을 원칙으로 명시하고 있다. 기술적 안정성 부문에서 식약처의 유헬스 의료기기 기준을 통과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 기기적 오류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있다.

미국, 호주, 독일, 일본 등 주요국은 의료이용의 불균형 해소, 환자의 편의성 증진, 만성질환의 효과적인 관리 등의 목적으로 정부가 원격의료 활성화를 추진해 왔다. 기타 영국, 프랑스, 스웨덴, 벨기에 등에서 다양한 원격의료 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가까운 중국 역시 지역 간 의료이용격차 해소를 위한 원격협진 및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원격의료의 수혜자는 노인·장애인, 도서벽지주민 등 취약계층으로 원격의료는 의료복지 실현의 디딤돌이다. 원격의료 허용시 동네의원 도산이 우려된다는 논란이 있다. 그러나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는 동네의원 중심으로 가능하므로 동네의원이 몰락하거나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쏠릴 우려는 없다. 의료법 개정안에서도 고혈압․당뇨 환자의 재진 및 모니터링 등 만성질환 관리를 중심으로, 사전에 주기적으로 대면진료를 하여 환자를 잘 아는 동네의원에서 하는 경우에만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고 있고, 병원급 이상은 군․교도소 등 제한적 경우에만 허용한다. 오히려 동네의원 중심의 만성질환 상시 관리체계가 구축되어 일차의료 활성화와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