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제> 형사사건 변호사 수임료 상한제 도입
: 박인환 (건국대 교수)

□ 전관예우의 폐해는 수사절차에서 인신에 대한 구속과 불구속, 기소와 불기소에 관한 검사의 재량, 재판절차에서 구속과 불구속, 실형과 집행 유예 등 판사의 양형 재량이 존재하는 형사사건에서 주로 문제되므로 전관예우 방지를 위한 논의의 초점 또한 형사사건에 집중해야 함.
□ 변호사는 의뢰인을 상대로 상행위를 하는 장사꾼이 되어선 안 됨. 전관 변호사가 브로커를 고용하는 등의 수법으로 궁박한 상태에 있는 의뢰인의 처지를 이용하여 악질적인 방법으로 사건을 수임하고 고액의 수임료를 받는 것에는 특단의 방법이 강구되어야 함.
□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과 윤리성이 다른 사건에서보다 더욱 절실히 요구되기에 형사사건에 관한 변호사의 보수는 단순히 사적 자치의 원칙에 입각한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대가 수수관계로 맡겨둘 수만은 없음.
□ 변호사가 구속적부심사청구, 보석신청 등을 하여 그에 대한 재판을 앞둔 상태에서 석방결정을 조건으로 의뢰인으로부터 미리 거액의 성공보수를 받는 경우라면 이러한 의혹과 불신은 더욱 증폭될 것임. 이처럼 수사와 재판절차가 공정하고 투명한 과정을 통한 정의의 실현이 아니라 어떤 외부의 부당한 영향력이나 연고와 정실, 극단적으로는 ‘돈의 유혹이나 검은 거래’에 의해 좌우된다고 국민들이 의심한다면, 그러한 의심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법치주의는 뿌리부터 흔들리게 되고, 형사절차의 공정성과 염결성은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됨.
□ 사법기관의 신뢰 회복과 관련하여 우리 사회에서 가장 현안이 되고 있는 전관예우 문제와 이에 파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거의 직접적이고 최종적인 해결책으로는, 일단 형사사건에 한해서라도 “수임료 상한제”가 도입되어야 함.


■ <토론①> 이관희 (대한법학교수회 명예회장)

□ 검찰의 권한집중에 대한 견제로서 경찰수사의 독자성확립이 필요함. 정식영장 전의 체포장은 일본에서처럼 경찰도 독자적으로 법원에 청구할 수 있어야 함.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일정부분 경쟁체제로 만들어야 검찰의 독주를 막고 검찰에 과다한 로비가 불필요하게 되어 변호사 과다수임료 문제도 해결된다고 봄
□ 합의부 재판의 실질적 운영이 요구됨. 일본, 독일의 경우는 중요한 사건은 5인, 7인 합의부도 있고 3인 합의부도 실질적으로 합의하고, 한국처럼 주심(부장)판사가 결코 전횡하지 않음. 좌배석, 우배석 판사와 실질적으로 합의해야 주심판사의 전횡을 막을 수 있고 그로써 변호사 등의 과다한 로비가 없어지게 됨. 법원은 지금부터라도 합의부 재판이 실질적인 합의재판이 되도록 인사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함.


■ <토론②>채명성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이사)

□ 수임료 상한제의 전면적 도입은 경쟁을 제한하는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변호사의 직업수행의 자유 및 평등권을 침해하고 법률시장 개방을 앞두고 있는 국내 로펌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음. 로펌의 대형화, 전문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임.
□ 형사사건에 있어서는 수임료 상한제의 도입 필요성이 인정됨. 다만 도입에 앞서 법률시장의 위축을 최소화하고 의뢰인이 최선의 법률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전관비리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 설정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할 것임.


■ <토론③> 최순웅 (조선비즈 법조팀장)

□ 시장 논리에 맡긴다면 전관 변호사든 아니든 고객이 느끼는 만족감 만큼 금액을 지불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전관예우는 ‘시장 실패’ 관점에서 바라봐야 함.
□ 검사장 출신 변호사가 의뢰인 사정이 어려워 3000만원을 받았다가 검사장 모임에서 ‘저가 수임’에서 비난받을 정도로 검찰 출신 변호사의 몸값은 상당함. 전관 출신 변호사들이 개업하자마자 지검장, 차장, 부장검사에게 인사하는 것이 관행임. 대형로펌들은 전관들을 마케팅 소재로 이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