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제> 서울시 공기업 근로자이사제 도입의 문제점 검토
: 이상희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지식융합학부 교수)

- 서울시는 근로자이사제 도입 배경으로 사회적 갈등비용 예방효과, OECD 회원국의 보편적 도입, 유럽의회 등에서의 효과 인정 등을 꼽고 있음. 그러나 노조의 반대로 무산된 서울지하철 공기업 통합 무산에서도 보듯이 근로자이사제를 통해 노사 간 첨예한 갈등 예방이 가능할지 의문임. 결국 노동정치적 계산만 남게 될 수 있음.
- 또한 서울시가 벤치마킹하고 있는 독일의 경우 90% 이상이 유한회사이고 주식회사는 1%에 불과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하고 있음.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95% 이상의 기업이 주식회사인 주주자본주의 체제임. 독일의 공동결정제도 방식이 우리가 벤치마킹 할 수 있을 정도의 보편적인 국제 관행이나 규범으로 평가하기 어려우며, 독일내에서도 기업환경 급변에 따라 제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음.
- 서울시의 공기업 근로자이사는 경영참여를 통해 공기업 재정건전성 해법을 고민하기보다는 직원의 고용안정 담보 방안 마련에 더 적극적일 가능성이 있음. 무엇보다도 근로자이사제가 민간산업현장으로 확산되는 영향을 줄 경우 자본시장의 위축과 경제적효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
- 우리나라는 독일의 공동결정제도와는 다르지만 근로자참여 방식의 노사협의제를 오래전부터 시행해오고 있음. 근로자 경영참여를 통해 상생의 협력과 기업의 상과를 제고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현행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이 있음에도 우리 노사 관계 실태가 낮은 수준의 활용 노력으로 제도의 효율성을 보지 못하는 것임. 따라서 근로자이사제라는 새로운 제도 도입보다는 현행 제도를 통한 상생의 협력과 기업성과를 제고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함.


■ <토론①> 서울시 근로자이사제 도입의 문제와 파장
: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 근로자이사제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결과 임금률과 자본의 사용자 비중은 각각 인적자본과 물적자본의 한계생산과 일치하지 않아 자원배분의 비효율을 초래하고 경제성장률을 하락시키는 것으로 나옴.
- 민간기업의 노사관계 관련 법과 공기업의 노사관계 관련 법은 달라야 람. 민간기업에게는 노사간의 교섭 이외에 경쟁시장의 힘이 작용하여 노사관계를 규정하지만, 공기업에는 경쟁시장의 힘이 결여되어 있으므로 이를 대신하는 법이 있어야 함. 예를 들어 민간기업 노조에게 단체행동권이 자유스럽게 보장되면 공기업 노조에게는 어느 정도의 제약이 있어야 공기업 노사 간의 힘이 균형이 대등해질 수 있음. 이것은 또한 민간기업의 종업원과 공기업의 종업원 간의 형평성(equity)을 위해서도 필요함.


■ <토론②> 서울시 근로자이사제 도입의 문제와 파장
: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이사회 구성은 기업지배구조의 핵심부분으로 지배구조 중 기본적인 사항은 반드시 법률에 따라야 함. 노조 대표로서 이사회 참여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것처럼 정관변경으로는 곤란하며, 반드시 상위 법률에 근거가 있어야 함. 지자체는 근로기준, 측량단위 등 전국적으로 기준을 통일하고 조정 할 필요가 있는 국가사무를 처리할 수 없음.
- 1982년부터 2011년까지 발표된 28편의 실증연구논문 중 11건에서는 노동이사 제도를 통한 어떠한 유의미한 효과도 발견되지 않았고 일부 부문에서는 긍정적(예컨대 평균임금)이나 다른면(예컨대 시장가치)에서는 부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옴. 심지어 노동이사제를 도입했던 유럽국가 중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대부분 나라에서는 점차 폐지, 축소되고 있는 실정임.
- 노동이사제는 주주가치의 제고와 극심한 국제경쟁력이 요구되는 현대기업활동, 특히 벤처기업이나 IT기업에서는 지배구조의 비효율성 때문에 채택하기 어려운 제도임. 특히 자유시장경제체제하의 주식시장자본주의인 영국, 미국, 일본, 한국 등에는 맞지 않음.


■<토론③> 노조권력 키우는 근로자이사제, 이제 공공개혁은 물 건너갔다.
: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

- 근로자이사제가 도입 될 서울시 산하 지방공사와 출연기관들의 재무현황을 분석한 결과 자본잠식과 영업손실, 부채규모, 이자비용 등 심각한 재정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드러남. SH공사는 5년 내내 부채율이 200%를 넘기고, 서울농수산식품공사는 5년 사이에 1200억원 부채가 증가했고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년 중 최저치를 기록함. 또한 서울시 4개 공사 모두 2015년 5단계의 경영평가등급에서 ‘다’ 등급을 받음. 서울시 출연기관 11곳의 재정상황도 우려할 수준임. 2014년 기준 9곳이 영업적자를 보고 출연기관들의 부채규모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기관장 연봉은 전국 최고 수준임.
- 근로자이사제 대상 기관들의 노조가입율은 매우 높으며 강성노조인 민주노총 등을 상급단체로 두고, 기관장과 경영진은 박원순 시장의 측근인사들로 채워져 있음. 이런 상황에서 근로자이사제를 도입할 경우 경영자-근로자 간의 ‘협치’는 불가능하고 오히려 노조의 권력만 키워주게 될 것임. 서울시 산하기관처럼 기관장 또는 경영진이 낙하산 인사이거나 이념적으로 친노조 성향일 경우, 합리적인 경영판단이나 경영개선의 의지보다는 노조에 끌려다니기 쉬움. 결국 이런 노사환경 하에서는 재정위기에 처하더라도 노조와의 고통분담 차원의 개혁은 거의 이루어질 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