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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메르스 대책 평가와 향후 과제' 좌담회
-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의료시스템의 능동적인 개혁 필요
- 감염병 예방에 취약한 근본적, 구조적 문제 해결이 관건
- 재난방송관련 법규제정, 감염병피해보상 객관적 기준마련 등 필요
<일 시> 2015년 10월 27일(화) 오후 3시
<장 소> 서울시 npo지원센타 교육장 1(주다)
<주 최> 바른사회시민회의
<프로그램>
■ 사 회: 조중근 (건강복지공동회의 공동대표)
■ 인 사: 김광명 (바른사회시민회의 고문/한양대 명예교수)
■ 토 론: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박종훈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
임금자 (바른사회시민회의 운영위원)
정규식 (경북대 수의학과 교수)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지난 10월 1일 음성판정을 받고 퇴원한 마지막 80번 환자가 양성판정을 받아 서울대 병원에 격리 수용되고, 위기경보가 ‘주의’에 머물면서 메르스 사태의 종식선언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국가방역체제개편정책’ 발표, ‘의료관련감염대책협의체’ 구성, 운영 등 일련의 후속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바른사회시민회의는 향후 신종감염병이나 제2의 메르스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필요한 과제와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10월 27일(화) 오후 3시 서울시npo지원센타 교육장1(주다)에서 좌담회를 개최하였다.
조중근 건강복지공동회의 공동대표의 사회와 김광명 바른사회시민회의 고문(한양대 명예교수)의 인사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는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박종훈 고려대 의대대학 교수, 임금자 바른사회시민회의 운영위원, 정규식 경북대 수의학과 교수,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이 참여하였는 바,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또한 메르스 사태를 해결하는데 따르는 직접적인 비용과 사회경제적 간접적인 비용에 대한 추계가 필요하며, 이에 대응하는 적절한 진료체계의 확립과 보완적 투자가 필요하다. 과잉투자의 가능성은 커지면서도 실행측면에서 이미 메르스를 잊고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를 통해 공공의료시설의 확충 및 역할정립의 필요성, 권역별·병원간 진료체계의 구축, 응급의료체계 및 국가방역체계의 구축에 대한 문제가 현안으로 인식되었다.
메르스 사태에 대한 ‘백서’ 발간은 매우 필요하며, 국가적 비용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손실보상에 대한 원리가 확립되어야 한다.
2. 박종훈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 : 메르스 사태 발생은 정부의 부실한 대책, 방역당국의 부실한 지휘체계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 등에 기인하기는 하지만 이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른바 의료쇼핑과 같은 의료전달체계가 왜곡되어 있는 것이 문제이다. 또한 감염성 질환이 확진이 되기 전에 예방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격리치료는 보험급여에서 제외되어 감염병환자가 다른 사람에게 전염을 시킨 한참 후에나 확진이 됨으로써(이때까지는 격리조치가 안됨) 감염병의 확산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없으며, 격리에 필요한 음압병상같은 시설설치에 대해 수가가 반영되고 있지 않다. 다인실 문화와 비의료인의 가족간병문화가 훨씬 더 중대한 결정적인 문제이다.
아울러 방역의 첨병인 지역보건소가 지자체 단체장들의 치적사업의 일환으로 저렴한 진료위주로 운영되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안타까운 현상이었다.
메르스 사태를 겪은 후, 의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폭넓게 근본적으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근본적으로 간염병 예방에 취약한 구조적인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 그러나 병원은 메르스 사태 이전 모습으로 돌아갔으며, 무엇이 달라졌는지 확인할 수 없다.
3. 임금자 바른사회시민회의 운영위원 : 신종플루 사태 때도 정부는 ‘신종인플루엔자 A(H1N1)유행분석평가 및 관리대책 개발’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지적되었던 문제들이 대부분 상존하고 있다. 정부의 “국가방역체계 개편방안”을 보면 ‘Risk Communication 전담부서’신설, 평상시 국민소통 강화, 투명성 강화 계획을 발표하였지만, 그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어 정책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서는 미흡한 측면이 있다.
아울러 감염병 전문 치료체계 구축을 위한 격리병상이나 전문치료병원 지정 등은 재정문제와 직결되며, 이에 재원마련 대책 요구된다. 비응급환자의 응급실 이용 자제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홍보가 필요하다. 응급구조사가 병원 전 단계에서 트리아지(triage, 병원으로 가기 전에 일선에서 환자를 분류)를 하겠다고 했지만, 80~90%는 개별적으로 응급실을 방문(자가용이나 대중교통 이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응급실 과밀화 문제도 해결되어야 하지만 이미 과밀화된 병원 응급실에 추가적인 환자가 온다고 해서 이 환자를 받지 않고 다른 병원 응급실로 보내는 것도 쉽지 않고 오히려 의료법 위반으로 의료기관 개설 허가 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의료전달체계의 확립과 함께 환자에 대한 정보공유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환자의 자유로운 병원내 이동의 제한이 필요하다.
메르스 사태로 인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은 자(환자, 격리자, 의료기관, 의료기관 종사자)에 대해 국가가 책임진다는 인식을 갖고 충분한 보상 실시가 요구되지만, 이에 대한 객관적인 계산의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역학조사 등에 일시적으로 배치를 받은 공중보건의의 역할에 기대기보다는 수련받은 역학조사관을 적극 활용하는 정공법을 선택할 것을 제안한다.
4. 정규식 경북대 수의학과 교수 : 메르스 사태의 확산 원인과 전반적인 대응에 대한 평가는 안전불감증과 바이러스성 질환에 대한 국민의 인식부족, 정부의 환자 이동동선의 확보 실패, 콘트롤타워의 부재, 중앙정부의 위기관리소통과 정보공개의 미흡 등에 기인한다.
해외의 우수한 연구 인프라와 대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은 국가차원에서 국립보건원(NHI) 산하에 국립간염병질병연구소(NIAID)를 설립, 운영하는 등 연구개발 인프라를 구축하고 중앙감염병진단센타를 상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을 활용해 주요관련정보를 애플리케이션으로 전송하고 중앙방역센타는 이를 토대로 세계각지에서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 유행지역을 사전에 파악하여 대응하고 있다.
우리도 방송과 신문, 블로그, 눈,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해외유입전염병을 모니터링하고 정보를 공개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 광우병, 사스 에볼라, 에이스, 메르츠 등 해외전염병 발생시 국민안전행동요령 지침서를 발간하여 국민들에게 전파하고, 대부분의 전염성 질환이 동물을 매개로 하여 최종숙주인 사람으로 전파되기 때문에 ‘야생동물감염병연구센타’의 개설 등 수의학적 연구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5.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 이번 메르스 사태는 보건당국의 위기 커뮤니케이션능력이 바닥이거나 대응시스템이 전무했음을 보여주었고, 메르스 사망률 40%라는 초기 오보에 적극 대응하지 못했다. 질병관리 당국은 위기발생시 각 단계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조직과 매뉴얼을 갖추어야 하며, 언론의 오보와 악의적 보도에 적극 대응하고 당국과 국민사이의 정보비대칭에 따른 정보의 공개와 비공개의 여부를 신속히 판단하고 훈련된 커뮤니케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팀은 질병관리본부 직원이 그 임무를 부여받고 훈련되어야 하며, 질병의 위기 격상 이전, 경계단계에서 T/F 팀으로 조직되어야 한다.
아울러 질병 유행이 경계에서 심각단계에 이르면 중앙대책본부가 재난보도준칙에 의거하여 재난보도 방송사를 지정, 운영할 필요가 있으며, 방송심의위원장이 재난보도방송의 책임자가 되어 KBS나 YTN같은 공영방송사를 선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KBS를 비롯한 방송기자협회에 재난보도준칙이 있으나 준수는 미약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