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제1>노동개혁,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 노・사・정이 한자리에 모여 대화와 타협으로 노동개혁의 합의에 도달한다는 것은 정치적으로는 매력적일지 모르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지난 17년간 노사정위원회 운영의 결론임, 금번 노사정위 합의는 정부의 독자적인 노동개혁을 봉쇄한 노동계의 완벽한 승리로 끝남, 앞으로 노동계는 실태조사 등 충분한 협의를 이유로 각종 회피 및 독소조항을 만들거나 지연시켜 노동시장 개혁을 형해화(形骸化)하려고 할 것임.
▪ 진정한 노동시장 개혁을 위해서는 임금피크제 도입뿐만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구조개선이 수반돼야 하며 그 가운데 노동시장 및 고용관계에 파급효과가 크고 상대적으로 개정이 용이한 ① 파업 중 대체근로 인정, ② 파견근로 자유화, ③ 사무직 면제(white collar exemption) 등을 고려해야함.
▪ 우리나라는 고용자가 파업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당해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대체할 수 없고 그 중단된 업무를 도급/하도급 줄 수 없음, 선진국에서는 근로자의 단체행동권(파업권)과 고용자의 영업권(경영권)을 대등하게 보장해 주기 위해 쟁의행위 기간 중 그 참가자에 대한 대체근로가 자유롭게 인정되고 있음.
▪ 정부가 진정으로 노동시장 개혁을 원한다면 전문가에게 개혁안의 성안을 일임하고 성안이 되면 국회에서 통과시키는데 주력해야함. 노동계와의 협의를 통해 진행하면 개혁저항세력의 내성만 키우게 될 것임. 독일의 하르츠개혁은 2002년 2월 22일 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시작되었고 이 위원회는 독일 경총, 전경련, 노총, 야당, 여당인 사민당의 전통세력, 노동부를 모두 배제하고 15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었음.


■ <발제2> 노동시장 개혁을 둘러싼 통계의 진실
: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 임금인상율을 높이고, 노동소득분배율을 올리는 방법은 기업들이 국내에서 임금근로자도 많이 늘리고, 다수 기업이 임금 인상을 많이 하도록 하는 것임, 즉 낙관적인 전망 아래 투자 및 채용 붐을 조성하여 구인난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임.
▪ 따라서 재벌대기업을 포함한 자본이 느끼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 리스크를 적정한 수준으로 줄여 줘야 하며 동시에 고용 효과가 좋은 산업을 육성해야 함, 더 중요한 것은 금융권이나 부동산을 기웃거리는 자본들이 사람을 고용하고 설비를 갖추는 생산자본으로 변신하도록 하는 것이며, 고시와 공시에 매달리는 청년 인재들이 창직과 창업에 나서도록 하는 유인책을 제공하는 것임.
▪ 야당과 노동계는 이런 고민에 입각하여 현실적인 대안을 내지 않고, 평균에 대한 무지, 착각, 사기에 근거하여 재벌 수전노론과 (부정선거-세월호 은폐조작-친일부역독재 운운하며) 보수 악마론이라는 쌍칼을 휘두르며, "우린 책임 없어!"라는 알리바이를 반복하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고 있음. ▪ 정당한 격차와 부당한 차별을 가르는 것은 하는 일과 보상(고용임금)의 균형=형평=공평임. 이는 시장과 정치(권력)와 공동체에 의한 평가, 보상의 문제로서, 인간사에서 가장 어렵고 중요한 문제인데, 이 균형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이나 잣대가 부실하니 부당한 차별과 정당한 격차가 뒤섞이고, 시장이 할 일과 국가가 할 일이 뒤섞이는 것임. 따라서 문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 없이 늘어놓는 해결책들은 모순을 더욱 강화시킬 수밖에 없음.


■ <토론1> 김인영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

▪ 개혁의 대상이 논의의 당사자로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로는 노동개혁이 불가함. 사회적 합의를 추진하는 단체주의는 자유주의 원칙에 어긋나므로 국민의 대표 집단인 국회와 행정을 담당하는 정부가 노동개혁의 심도 있는 본격 논의를 진행해야 함.
▪ 문제는 그 동안 국회 환경노동위의 야당의원들은 정부의 노동개혁안에 대하여 언제든 노동을 비호하며 노동패권을 완성시키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정부안이 마련되어 환경노동위에서 심사하게 되면 새정치연합 위원장과 그 주변의 강성노동 출신 의원들의 비호로 제대로 된 논의가 어려울 것임. 노동시장 개혁을 위해서는 국회의 환경노동위가 개혁입법을 방해하지 말고 지체 없이 생산적 논의에 참여하여 노동개혁을 완결해야 함.


■ <토론2> 박동운 (단국대 명예교수)

▪ 아일랜드의 ‘사회연대협약(social partnership agreement)’은 우리 노사정위원회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평가할만 함. 노사정위원회는 정부가 ‘사회적 합의’라는 틀을 만들기 위해 이해 당사자들을 직접 참여시키는 형태이지만 사회연대협약은 정부･주요 사용자그룹･노조가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구성된 모임임. 결국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해당사자들의 자발적인 모임으로 노사정위원회를 바꾸지 않는 이상 노사정위를 통한 개혁은 어려움.
▪ 노동시장 개혁이 노사정위원회라는 틀 안에서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1980년대 영국의 대처나 1990년대 독일의 슈뢰더 식으로 정부와 여당이 주도적으로 법과 원칙에 기반해서 강력한 리더십을 가지고 개혁을 추진해야 함.


■ <토론3> 조영길 (변호사)

▪ 노동시장 개혁은 정부가 사명감을 가지고 전문적인 연구를 통해 마땅한 안을 마련한 후 당사자들의 협상을 하는 노사정위를 통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 입법 과정을 통하여 책임감 있게 추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법임. ▪ 지금 진행하는 노동개혁은 정작 추진해야 마땅하고 또 검증된 선진국 법제도 개선 사례들인 파견 자유화, 쟁의기간 중 대체근로 허용, 통상임금 기준 1개월 한도 명시 및 초과근로 할증율 합리화, 국내 이민의 선진국 수준의 개방화 등 주요 방안들 거의 대부분 빠져 있음. 일례로 파견자유화로 수십만명 이상의 신규고용을 이끌어낸 독일과 일본의 사례를 볼 때, 우리나라도 파견자유화에 따른 고용창출 여력이 수십만에 이를 것으로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