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제1> 통신산업 규제, 이대로 좋은가?
: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

▪ 단말기는 공산품으로 통신규제 당국의 규제 대상이 될 이유가 없음. 단말기가 통신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라서 규제한다면 통신기능이 있는 모든 전자제품, 즉 스마트TV, 컴퓨터, POS시스템 등 금융단말기도 규제대상이 되어야 함. 사물인터넷(LoT) 시대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둔 사물이 통신규제당국의 규제 대상으로 편입됨.
▪ 이통사의 시장 독과점 현상은 규제 대상이 아님. 전세계 모든 나라에서 통신은 독과점이며 미국의 경우도 실효적 경쟁은 우리보다 과점 현상이 더욱 심함. '불공정 행위'가 규제 대상이지 '독과점' 자체가 규제 대상일 수는 없음. 또한 미국의 FCC기준에 적용해 볼 때, SKT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아님.
▪ 이통사의 단말기+서비스 결합 또한 규제 대상이 아님. 결합이 불공정행위가 되려면 결합 상품 중에 어느 하나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며 소비자의 후생에 반하고 반경쟁적이어야 규제의 대상이 되지만 결합상품이 반경쟁행위라는 증거를 정부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음. 결합이 규제의 대상이라도 반경쟁행위를 한 행위자를 처벌해야지, 단말기를 규제하는 것은 반경쟁행위를 하지 않은 사업자를 처벌하기에 부당함. 결합과 개별구입의 자유가 있는한 장려해야 함.
▪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강제적으로 실시하는 나라는 없음.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단말기 구매의 할부 대출, 보험 등 금융의 분리 및 가입서비스 등에 대한 소비자 불편을 초래함. 특히 3만에서 10만개로 추정하는 통신판매점을 인위적으로 통신 또는 단말기 대리점으로 재편성하는 것은 불가능함.
▪ 중고단말기 선 보상제를 정부는 단말기 보조금 우회 지급으로 간주하고 있음. 하지만 미래의 중고 단말기의 적정가격을 사전에 산정할 수 없기에 징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기업들에게 '관리할 수 없는 불확실성'을 제공함. 따라서 규제당국의 과징금 처벌로 인하여 이통사들은 사실상 중고폰 선후 보상제를 철회하게 되었음.
▪ 단통법의 통신비 절감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초조한 규제당국이 시장 가격을 결정하거나 기업에 부당한 합력을 행사하고 있음. 단말기 지원금 포기에 따른 통신비 할인율을 정부가 결정, 미래 중고폰 가격 산정의 적정성을 정부가 판단하는 등 마케팅 및 가격 결정권의 대부분을 규제당국이 행사하고 있음. 결국 통신시장은 규제의 실패를 또 다른 규제로 막아보려는 규제의 악순환에 빠지고 있음.



■ <토론>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 "단말기 보조금 규제 수준 완화·투명한 경쟁수단으로서의 차별허용폭 증가로 점진적 시장경쟁 회복시켜야" 과거 유통시장의 혼탁현상은 이통사 차원의 경쟁수단이 규제된 상황에서 판매점 중심의 게릴라식 경쟁으로 전환되었다는 점을 고려해야함. 약정기간 끝난 소비자에 기기변경과 번호이동 고객을 동일하게 대우하도록 하는 정도의 규제는 당분간 존치하는 것이 바람직함.
▪ "통신산업 추가규제 움직임은 역효과가 클 것" 분리공시제는 소비자에 실질적 혜택이 없을 것이고 완전자급제는 수직적 분리를 통해 오히려 통신비를 상승시킬 가능성 있음. 제4이동통신은 MVNO지원보다 정책리스크가 훨씬 큰 것에 비해 효과는 의심스러움. 요금인가제/결합상품규제/기본료 폐지 등은 이통사의 경쟁수단 선택 자유를 묶는 규제임으로 소비자에 도움보다는 반대가 될 가능성이 큼.



■ <토론>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 통신시장은 혁신이 있어야 발전하고 혁신은 경쟁상황을 통해 발생한다. 경쟁상황은 정부의 지나친 개입이나 규제보다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통신이 가계와 우리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현재 우리 통신시장상황을 보았을 때 시장의 자율에만 맡기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단통법 시행과 관련해 초기부터 많은 논쟁이 있어 왔고 일부 발제자가 지적한 문제점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으나 단통법이 왜 나오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는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수년간 통신3사들은 마케팅과 단말기보조금을 통한 가입자증대를 통한 매출극대화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가격경쟁이나 서비스경쟁은 뒷전이었고 그 과정에서 일부 소비자에게만 혜택이 집중되는 문제점과 대리점과 판매점을 중심으로 허위·과장광고나 기만적인 판매방법 등으로 인한 고가요금제나 부가서비스 가입으로 인한 많은 소비자문제가 발생했다. 빠른 휴대폰 교체주기는 산업의 발전을 가져왔을지는 모르지만 소비자 측면으로만 본다는 통신과소비나 가계통신비의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분리공시가 제외되면서 단통법이 의도했던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 부분이 있지만 빠른 시간안에 분리공시가 도입되어 제대로 시행된다면 단말기 가격의 거품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단통법이 많은 소비자가 손해를 보는 구조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있지만 긍정의 시그널이 있고 잘못된 통신관행이 잡혀가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규 가입 소비자를 대상으로 집중되었던 지원이 요금할인으로 이어지면서 중고단말기에 대한 사용이 증가했고 불필요한 고가요금제 이용이나 부가서비스 가입이 감소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데이터중심요금제가 출시되면서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이용패턴을 고려한 요금제가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요금제를 통한 경쟁이 시작되었다.
단통법이 시행되고 8개월이 지난 현시점에서 제도의 존폐보다는 시장변화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통해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제도개선을 통해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통신사가 주도하는 결합상품 판매와 관련해서는 시장의 왜곡을 가져올 수 있고 이런 부분이 장기적으로는 소비자의 후생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난 4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정보통신위원회에서 1천명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의 소비자가 결합상품에 대해서 만족한다는 응답했는데 만족의 요인은 대부분 가격이었고 상당수 소비자가 결합상품이 가계통신비 인하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결합상품과 관련한 소비자불만은 2013년에 5,954건에서 2014년 6,759건으로 증가했고 정보통신서비스 불만 중 결합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데 가장 불만이 많은 부분은 해지 시 위약금과 관련한 내용이다.
알뜰폰 시장의 확대는 판매과정에의 문제 등 다양한 소비자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선택권이 보장된다는 측면과 경쟁활성화의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제4통신의 경우도 현재 고착화된 시장환경에 변화를 줌으로써 경쟁환경을 만드는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