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법치사의 문제: 이 헌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공동대표)

▪ ‘사법치사’와 관련되는 생명권은 우리 헌법에 명문의 규정이 없더라도 자연법적인 권리로서 헌법에 규정된 모든 기본권의 전제로서 인정되는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다(헌재 1996. 11. 28. 96헌바1).
▪ 과거 20세기의 사법살인은 안보나 정권의 합리화를 위하여 인권을 탄압하였던 것이고, 현재 21세기의 사법치사는 실적이나 실체적 진실을 위하여 인권을 무시한다는 차이만이 있을 뿐, 모두 민주화된 시대의 인권침해임.
▪ 여론을 의식하거나 대중에 영합하는 사법권의 무리한 행사는 결국 당사자가 자살하는 등의 사법치사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고, 또 반기업적 정서를 낳고 국민경제를 어렵게 하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음.
▪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우리 헌법의 최고원리인 것이고, 형사제도 등 법과 제도도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보장하기 위한 수단임.



■ 과도한 수사에 휘청거리는 기업: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 최근 각종 기업 및 기업인 수사 과정에서 사법부가 여론을 의식하여 지나치게 법집행을 했다는 비판이 가해지고 있음.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법치주의로 회귀하는 것이 중요하며, 동시에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충실할 필요가 있음, 구체적으로는 형벌의 적용범위를 최소화하고 범죄구성요건을 명확히 하여 사법부의 자의적인 해석의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함.
▪ 특히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행정규제법인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자본시장법 등 경제규제법률들의 대부분이 행정벌 외에도 형사벌이 가능한 입법체제를 갖고 있으며, 심지어 회사법 내에도 형벌규정이 비교법적 차원에서 볼 때 압도적으로 많음.
▪ 기업과 관련한 경제규제 법률들에 형사처벌에 대한 규정이 많고 또 사법부가 그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기 때문에 기업인들은 형사처벌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경영을 해야함. 특히 배임죄는 형법상의 대원칙인 무죄추정의 원칙을 부정하고 사법부에 폭넓은 재량을 허용하면서도 국민 기본권의 핵심인 죄형(罪刑)법정주의, 과잉 금지의 원칙을 침해하는 형벌제도임.
▪ 사법부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비판여론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유전유죄”를 선택하는 데 이를 제도적으로 차단할 필요가 있음. 즉, 사법부가 재량적 판단에 따라 유·무죄를 결정하도록 하는 법조문들의 대대적 개정이 필요함.



■ 법관윤리 강화 방안: 박인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현행 법조윤리교육은 법조인의 윤리, 도덕성이나 인성 교육과는 거의 관계가 없고, 법조인의 법률적인 의무와 책임 같은 것에 치중할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시급한 해결과제인 ‘전관예우’ 문제에 관하여는 거의 언급조차 없음. 형해화되고 형식화된 법조윤리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음.
▪ 우리 법조사회 특유의 고질병(고질적인 관행)이라고 할 수 있는 ‘전관예우’ 나아가서 ‘법피아’라는 웃기는 용어가 상징하는 ‘전관비리’의 관행을 근원적으로 타파하기 위해서는 변호사 수임료 상한제(특히 형사사건의 경우)를 도입하는 것이 필수적임.
▪ 법률제도와 법조문화는 그 나라의 특수성이 반영되어야 한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로 인한 사법 불신 및 그 바탕이 되는 전관예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형사사건에 만이라도, 성공보수 금지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임.



■ 검찰개혁의 방향: 김상겸 (동국대 법과대학장)

▪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장관의 지휘·감독권이 구체적 사건에만 국한된다고 하여도, 그 권한을 삭제하거나 또는 지휘·감독권 행사에 이유를 명기하는 등의 방법으로 개선하는 것이 검찰의 중립을 보장하기 위한 좋은 방안임.
▪ 검찰의 기소독점/편의주의에 대응하기 위해서 기소법정주의의 부분적 도입을 고려해야 하며 기소 여부에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직접 반영하는 방식 및 국민참여방식을 사법민주화란 측면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음.
▪ 헌법은 제27조 제4항에 따라 무죄추정을 천명하고 있다. 이는 형사피고인이 유죄의 최종판결이 내려질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우리의 현실은 헌법과 달라서 검찰의 수사에서 강압적이고 위협적인 언행이 피의자와 사건관계인을 압박하는 경우가 많음.
▪ 현실적으로 검찰개혁을 위해서는 잘못된 수사관행을 스스로 지속적으로 고쳐나가야 하고, 정치적 외압에 견디면서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의지와 노력이 필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