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제>안보사건 판례분석에 기초한 형사소송법 개선방안:
성 빈 (변호사/행복한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총장)

1. 변호인의 접견권 문제
- 안보사건, 특히 헌정질서 파괴범죄 및「국가보안법」에 규정된 범죄에 대해서는 피의자 수사를 위해 수사기관이 접견, 수수, 진료에 관하여 그 일시․장소 및 시간을 지정할 수 있도록 형사소송법을 개정함이 타당함.
□ 판례의 태도
- 헌법재판소가 구속된 자와 변호인 간의 접견을 어떤 명분으로도 제한할 수 없다고 한 것은 ①접견 내용의 비밀이 보장되면서 ②외부의 어떤 압력이나 부당한 간섭으로부터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접견권을 제한 할 수 없다는 것이지 변호인과의 접견 자체에 대해 아무런 제한을 가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님.
- 따라서 변호인 접견권 역시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법률로써 제한함이 마땅함.
□ 외국의 입법례
- 영국에서는 테러·마약범죄의 경우 필요하면 일정기간 변호인의 접견을 허용하지 않음, 독일에서는 국가 안전에 필요할 경우 내란·간첩사건에 변호인의 수사 참여를 제한함.
□ 헌법재판소가 천명한 ‘자유로운 접견’의 완벽한 보장을 전제하되, 헌정질서 파괴 범죄 및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범죄 수사에 대해서는 변호인 접견권에 대한 합리적 제한을 통해 수사기능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음.

2. 디지털 증거에 대한 전문법칙 적용의 문제
- 안보와 관련한 형사사건을 다룸에 있어 디지털 증거는 종이문서와 그 성질을 달리하므로 ‘그 특성에 맞게’ 실효적인 증거 수단으로 인정해야 함.
□ 판례의 태도
- 대법원은 디지털 저장매체로부터 출력된 증거서류의 진실성에 관하여 전문법칙을 적용하면서,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에 따라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그 증거능력을 인정함.
□ 외국의 입법례
- 미국, 영국에서는 신뢰성의 결여가 예상되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기적으로 행해진 업무활동 과정에서 저장된 디지털 증거는 증거능력 인정됨.
- 독일에서도 디지털 증거의 하자가 없는 경우 그 증거능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프랑스에서는 적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는 사실만 인정되면 증거능력 인정.
□ 디지털 증거의 경우 ‘그 특성을 고려하여’ 전문법칙 적용에 대한 형사소송법 조항을 해석할 필요 있음.
- 일반적인 종이 진술서와 달리 디지털 증거의 경우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작성자를 확인하기 용이함, 객관적인 자료는 디지털 증거 작성자의 전자서명, 아이디와 패스워드, IP주소 등을 의미함.

3. 안보사건 판례
□ 변호인의 접견권 관련
- 일심회 사건에서 피의자의 변호인들은 피의자 신문에 참여해 지정된 자리를 지키지 않았고 피의자의 자발적 답변을 가로막음.
- 왕재산 사건 수사과정에서 피고인들의 변호사 8명은 검색대 통과를 거부하며 13차례에 걸쳐 준항고를 제기했으나 모두 기각됨. 변호인으로 조력할 권리를 넘어 수사를 방해하고 지연시킴.
□ 디지털 증거의 증거능력 관련
- 일심회와 왕재산 사건에서 대법원은 전문법칙을 적용하면서, 디지털 증거가 증거능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돼야 한다고 함.
- 양 사건에서 모두 디지털 증거에 대해 피고인들이 진정 성립을 부인하면서 그 증거능력이 부인됨.

4. 해결방안
□ 수사권과 변호인 접견권의 합리적 조정
- ‘자유로운 접견’ 자체를 제한할 수는 없겠지만 헌정질서 파괴나 국가보안법 위반죄와 같이 국가의 기본질서를 흔드는 범죄에 대해서는 법원의 허가를 전제로 변호인과의 접견을 제한할 수 있어야 함.
□ 디지털 증거의 증거능력 부여를 위한 현실적 방안
- 디지털 증거는 객관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작성자 특정이 가능하므로 형사소송법의 완화적용을 통한 증거능력 부여가 필요함.
- 법무부가 제출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처럼 피고인들이 디지털 증거의 증거능력에 대한 진정성립을 부정할 가능성이 크므로 ‘제3자의 진술 또는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으로’ 성립의 진정이 인정될 경우 증거능력이 인정되어야 함.




■ <발제>안보 형사 법제도 고찰:
윤해성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안보 형사 법제도 개선을 통한 안보범죄의 사전예방적 체계 마련
- 테러리즘과 같이 대량의 인명살상 및 재산상의 피해가 수반되는 안보범죄는 사후대응적 체계를 구축하는 것보다 사전예방적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보다 중요함.
□ 통신비밀보호법의 개정 필요성
- 테러범죄의 억제를 위해 외국인 테러혐의자에 대한 긴급감청기간은 연장돼야 하며 특히 국가안보에 관한 감청의 경우에 한하여 필요한 경우 안보사범은 감청대상에 포함시켜야 함.
- 현재는 법원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영장을 통한 감청허가를 받더라도 강력범죄자나 간첩 등 국보법 위반사범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경우, 선제대응 및 증거 확보가 어려운 상황임.
- 이를 위해 안보사범에 한하여 감청을 허용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사업자의 감청설비마련을 의무적으로 할 수 있도록 법제화를 강구해야 함.
□ 주요국의 휴대전화 안보사범 감청설비 구축현황

□ 안보범죄 혐의자에 대한 대인적 강제처분의 필요성
- 각국에서 안보범죄의 경우 인권침해 시비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인 체포·구속을 위해 그 요건을 완화하고 있는 실정임.
- 우리나라 역시 안보범죄에 대한 효율적인 억제를 통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혐의자에 대한 개인적 강제처분에 대한 특칙을 고려해야함.
- 안보범죄의 경우 그 혐의 입증이 일반범죄에 비해 어렵기 때문에 구속기간의 연장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
□ 비밀수색 내지 긴급출입권의 논의 및 적용
-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는 범죄유형(테러범죄, 안보범죄)의 경우 대응시기를 놓치면 큰 인명피해 또는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적법한 법적 토대 위에서 긴급출입권 도입을 논의할 필요가 있음.
- 긴급출입권은 극단적으로 예외적인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며 국민의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만 생명력을 가질 수 있음.
□ 해외의 안보형사특례 사례

- 선진국에서는 안보사범과 유사한 국제적 테러리스트에게는 기본권 존중보다는 공공적 이익의 차원에서 접근하여 강력히 처벌함.
- 우리나라도 국가 안보사범에 대한 법제도를 신안보 상황에 맞게 재개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




■ <토론> 한희원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

- 민주주의, 자유, 인권, 정의 그리고 안보와 같은 근본 가치개념에 대한 이해가 수반돼야 국가안보가 확보될 수 있음.
- 대한민국의 국가안보 법제는 광복 후에 일본법을 그대로 계수한 것이므로 대한민국의 특수한 국가안보 환경에 맞는 국가안보 대장전으로서의 모범적인 국가보안법(실체법&절차법)을 제정해야함.
- ‘국가보안법’의 명칭으로 인한 반감이 존재하므로 실질을 반영한 법 명칭을 도입해야 함. (대한민국 애국법, 국가안전총괄법, 국가안보수호법, 국가경쟁력강화법, 한반도평화법, 자유와 안전법, 국민행복기반법 등)




■ <토론> 윤민우 (가천대 경찰안보학과 교수)

- 테러리즘과 관련한 대응에 있어서 군사적 방법은 정치, 경제, 사회, 외교적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지출되며 반대로 수사기관을 통한 법집행은 법적, 도덕적 정당성은 확보할지 모르나 사법관할권의 문제로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음.
- 테러리즘 대응과 관련한 이런 공백상태를 채울 수 있는 방법은 정보기관의 정보수집, 분석과 비밀활동을 활용하는 것임. 그리고 이를 강화하는 연장선상에서 국가정보기관의 체계를 법집행과 정보활동 및 비밀작전을 분리하는 분리형 조직체계로의 전환을 고려해 볼 수 있음.
- 이 경우 ①정보기관에서 비밀작전 능력을 갖추더라도 국가기관간의 민주적 견제와 균형 유지 가능. ②수사과정의 절차적 합법성 획득을 통해 재판에서 실제 테러리스트 처벌 가능, ③정보기관의 초법적 조치들이 국가안보라는 목적달성을 위해 그 윤리적 정당성을 가질 수 있음.




■ <토론> 강래형 (행복한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

- 변호인 접견권 관련 형사소송법 개정 이전에 임시방편으로 법률보다 개정이 쉬운 법무부 훈령을 개정하여 안보사건의 경우 변호인 ‘참여권’ 제한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명시하는 것도 한 방법임.
- 디지털 저장매체로부터 출력된 서류에 대한 증거능력의 대법원 판례 문제는 이미 1999년에 터진 영남위원회 사건에서부터 시작됨. 판례의 문제점을 입법론적으로 해결했더라면 일심회 사건에서 이적단체성이 부정되는 일은 없었을 것임.
-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테러에 대해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수사할 수 있는 특별법(테러방지법) 제정이 시급함.




■ <토론> 임유석 (동국대 사회과학연구원 박사)

-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협하여 국가적 법익을 침해하는 안보사범에 대해 정보 및 수사기관은 그 추상적 위험성에 국민의 생명과 신체가 담보되지 않게 적극적인 법집행활동을 전개해야 함.
- 오늘날의 안보사범에 대한 수사 환경은 과거와는 달리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면서 국민의 기본권을 합법적으로 제한하는 바, 수사 환경의 투명성과 절차적 정당성 문제는 해결되었고, 비록 절차적 정당성에 일부 형식적인 흠결이 있다고 해서 실체적인 진실이 변하는 것은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