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의 헌법규정화, 무분별한 조직개편의 제동장치 될 수 있는가"

바른사회헌법포럼(공동대표 김재광)가 7월 12일 목요일 오전10시, 서울 정동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세미나실에서 개최한 무분별한 조직개편의 문제에 대한 "정부조직의 헌법규정화, 무분별한 조직개편의 제동장치 될 수 있는가"라는 제하의 토론회에서 법학․행정학계의 전문가들이 팽팽한 논쟁을 펼쳤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무분별한 조직개편에 좌지우지되는 대한민국의 IT산업의 미래, 우려스럽다"며, 정보통신부를 해체하고 IT 거버넌스의 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한 이명박 정부의 IT 정책에 대한 성과 및 평가가 나오기도 전에 차기정부의 IT 거버넌스 개편방향이 논의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관련 부처들과 산업계가 차기정부의 조직개편을 우려해 IT 거버넌스가 어떻게 개편될 것인지에 대해서만 촉각을 곤두세운 채 현황유지에만 급급하고 있어, 이러한 상황은 미래 IT 기술과 산업의 발전에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조직개편은 물론 정부조직법이라는 법률을 개정하여야 하는 사항이지만 법률은 얼마든지 개정이 가능하므로 사실상 대통령당선인의 의지에 따라 정부조직 개편이 가능한 구조라는데 문제가 있다"며, “정부조직법정주의”라는 한계가 있을 수 있으나, 이미 우리 헌법에는 대통령, 총리, 각부장관 등 정부조직의 대강에 대한 규정이 존재하므로 이를 보다 구체화하는 정부조직 사항을 헌법으로 정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한국조직학회장 역임) 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 원칙이 있는 정부조직개편이 필요하다"며, 원칙 없는 정부조직개편이 우리 사회에 많은 문제를 갖고 온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정부조직의 헌법규정화는 정부조직의 유연성을 지나치게 저하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 제3대 대통령을 지낸 토머스 제퍼슨은 “정부의 구조는 20주년 독립기념일마다 폐지하고 다시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는 200여 년 전에도 정부 조직 구조가 시대의 흐름과 요구를 반영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지식정보사회에서는 당연히 정부조직개편의 주기가 짧아질 수밖에 없다"고 결론지었다. 또한 헌법학자인 장용근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 역시 헌법이 애초에 행정각부의 설치․조직을 법률에 위임한 목적은 대통령의 책임성을 강조하고자 한 것이라며, 잦은 정부조직 개편의 폐해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조직을 헌법규정화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보였다. 다만, 헌법에 정부조직 개편의 원칙과 절차를 명시하고, 정부조직법을 강화함으로써 잦은 정부조직 개편에 따른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바른사회헌법포럼은 정부조직의 변화는 비단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실생활에도 밀접한 연관을 가지며, 조직의 명칭과 기구가 바뀜에 따라 추가적인 유무형의 비용 낭비를 수반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정권의 출범은 언제나 즉각적인 정부조직 개편을 단행했고, 그 결과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채 개편이 반복되어 온 점, 반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 이후의 정부조직 개편 움직임에 대해 토론자들은 입을 모아 우려를 표했다. 바른사회헌법포럼은 이날의 토론회를 비롯해 국회의원의 특권, 재정준칙주의, 시장경제질서 등 국가경제 및 민생과 관련된 항목들에 대해 정책토론회, 전문가 좌담회 등을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개최하여 헌법개정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