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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2011년 1월 19일(수), 14:30
◇ 장소 :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18층)
◇ 주최 : 바른사회시민회의
* 사 회 : 현진권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 발 제 :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 한국연금학회장)
* 토 론 :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김상겸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박형수 (한국조세연구원 재정분석센터장)
이 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 김원식(건국대 경제학과 교수/한국연금학회장)
- 고용, 학습, 복지를 연계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
- 사회보험 서비스의 운영주체를 다원화해, 다층사회보험 시스템을 구성해야
- 현행 사회보험에서 근로자와 지역자입자 혹은 정규근로자와 비정규근로자간의 재정을 분리하는 것이 필요
대한민국 청년들의 어깨가 무겁게 내려앉고 있다. 청년실업의 굴레에서 허우적대는 이들에게 미래는 예측불가능하고 두려운 대상이다. 이런 청년층의 불안을 이 사회에 대한 불만과 불신으로 연결하고 진영논리에 입각하여 정치적 수단으로 삼고자 하는 시도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과연 이 시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청년들, 20대를 진정으로 위하는 길은 어디에 있는가. 그러기 위해서 지금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며 무엇을 경계해야 하는가. 이들의 미래가 곧 대한민국의 미래이기에 이는 특정 세대에만 국한될 수 없는 모든 세대의 고민이며 대한민국의 고민이다.
바른사회는 그 시작으로 20대가 정확하게 알아야 할 것들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는 대한민국의 20대가 그들에게 호의를 가장하여 빚과 부담을 떠넘기고 있는 사람들과 집단이 누구인지를 냉철하게 직시하도록 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오늘의 20대에게 앞으로 그들이 걸어갈 삶이 '무상 · 무료 · 공짜 · 무조건 복지'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사탕발림을 하는 세력들이 사실은 20대의 호주머니를 털고, 20대의 어깨에 태산같은 등짐을 지우는 자들이라는 것을 20대 스스로가 누구보다 먼저 알아야 한다. 바른사회는 제1차, “20대에게 알려주는 연금․ 보험의 진실”토론회를 통해 고갈위험에 직면하고 있는 국민연금, 사회보험의 문제를 지적하고자 한다.
[주제발표]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한국연금학회장)
복지부문은 그 속성상 포퓰리즘(populism)적인 요소가 강하여 한 번 선심성 제도가 시행되면 이를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특성을 갖는다. 뿐만 아니라 사회보장급여는 기본적으로 근로의욕을 저하시키는 속성을 갖고 있다. 이미 복지국가를 경험한 선진국들은 과도한 사회보장급여로 인한 장기실업자 증가와 정부에의 의존성향 심화, 경직적인 복지비 지출에 따른 재정 건전성 약화와 경제성장의 둔화 등 이른바 ‘복지병’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개혁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미 오래 전에 복지국가를 달성한 선진국들은 1980년대부터 복지제도의 부작용, 즉 복지수혜자가 스스로 자립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복지급여에 안주하여 일을 하지 않으려는 이른바 ‘복지병’을 최소화하기 위한 복지제도 개혁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사회안전망이 확대 과정에 있고 그동안 정부의 복지정책의 근저에는 선진국의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국민들과 함께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아직 선진국에서와 같은 ‘복지병’이 문제가 되고 있지는 않아 왔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포퓰리즘식 사회안전망의 확충 과정에서 우리의 선택 여하에 따라서는 선진국과 유사한 부작용을 경험할 것 같다. 특히 1997년 말의 외환위기와 2008년 하반기의 미국 발 세계금융위기 이후 소득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정치권에서는 복지재정 확대를 이구동성으로 부르짖고 있다. 이에 따라 복지수요와 복지재정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남미나 남유럽국가들의 실패 경험은 인기영합적인 복지국가가 가져오는 부작용을 교훈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복지재정을 확충해 나가는 과정에서 어떤 전략을 택할 것인가는 사실상 우리의 국운을 결정하는 요소다.
국가재정의 악화는 거의 대부분 자국 산업의 경쟁력 없이 이루어진 과대한 복지지출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국가들은 복지지출을 급격히 줄이고 있고 이를 반대하는 대규모 항의 집회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는 연금재정을 절약하기 위하여 일을 더하도록 정년을 연장하려고 하고 있으나 강력한 저항을 받고 있다. 이제 각국 정부는 거국적 경제안정을 위하여 정권교체를 감수하고라도 복지지출을 대폭 감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세금으로 충당되는 무상 학교급식과 기초노령연금, '간강보험 하나로‘와 같은 비용 인식없는 의료보장 등 국민들의 무절제한 복지 욕구가 폭증하고 있다. 무상급식은 연간 1천억원이 넘는 재원이 더 들어가는 대규모 지원사업이고 부담능력이 있는 부유층자녀도 혜택을 받는 제도이다. 기초노령연금 역시 국민연금이 성숙되고 국민연금제도가 충실화되면 해결될 수 있는 노후 보장을 선제적인 포퓰리즘으로 모둔 고령자들에게 연금을 제공한다고 하면서 세금으로 만든 제도다. 정치권의 완전의료보장 역시 1인당 단돈 1만원만 더 내면 모든 병원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제도가 도입되면 사후적으로 발생되는 모든 적자나 비용 역시 세금으로 조달해야 한다는 묵시가 있다.
이러한 주장이 나오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나라의 사회보험은 전국민을 모두 적용하고 있다고 자랑하지만 상당 수의 자영자들이나 저소득근로자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고 국민들이 납득할만 한 합리적인 제도 개혁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2040년대에 적자가 되어 2060년대에 기금이 고갈되어 장기적으로 재정투입이 불가피하고, 국민건강보험은 급증하는 의료비로 항상 보험료보다 급여비가 많았고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도 개선될 가능성이 없다. 최근 도입된 장기노인요양보험제도는 고령사회화로 인하여 향후 사회보험 중 가장 큰 복지지출 항목이 될 것이다. 저소득층을 위하여 기초생활보장제도, 근로소득지원제도(EITC) 등 다양한 복지제도가 새로 도입되어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빈곤이나 서민층의 문제들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 빈곤층이 존재하고 이들의 요구가 상승하는 한 이들을 위한 복지지출은 어느 정부도 줄일 수 없다.
현재의 제도 하에서 지속가능한 복지사회를 추구하는 한 우리는 복지지출을 지속적으로 늘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복지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효율성을 추구하는 구조적 접근을 하지 않으면 막대한 지출에도 불구하고 빈곤문제는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급증하고 있는 사회보장지출 및 사회보장제도의 확대는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하고, 재정의 안정화를 위한 본격적인 개혁이 검토되어야 한다.
2005년~2010년 동안의 예산증가율을 주요부문별로 보면, 취약계층 지원과 보육․가족․여성 등에 대한 지원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노동부문에서의 증가율은 제한적임을 보인다. 이는 아직 복지부문이 성장이나 생산과 관련될 수 있는 노동부문과 연계가 미약함을 보인다. 즉, 복지부문이 저소득층에 대하여 사회적 기회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고 소득증대 혹은 성장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시스템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고도 볼 수 있다.
복지부문을 성장에 연계시키기 이전에 복지예산이 갖는 문제점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법률에 지출의무가 규정되는 의무지출 확대에 따른 재정의 하방경직성, 둘째, 국민최저선의 보장에 관한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예산 부담과 지역간 형평성 문제, 셋째, 사회보험의 급여비 지출과 보험료 수입간 불균형에 따른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들 수 있다.
우선, 의무지출의 규모가 급속히 증대하고 있다. 의무지출의 내용에는 기초노령연금제도의 도입(2008), 장애인여금제도의 도입(2010), 보육료차등지원(소득하위 7분위까지, 2011년 예정) 및 무상보육확대 (소득하위 5분위까지, 각종보훈 수당 확대 등을 들 수 있다. 이에 따라 2006년 9조원 수준이었던 의무지출 규모는 2010년 현재 17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재량지출예산이 10%수준이라는 것은 새로운 사회경제 환경 변화에 대한 복지정책 수단이 매우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향후 복지부분의 경직적 지출증가에 따른 정부부담을 줄이기 위하여는 현재 의무지출부문에 대한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보인다.
이외에 건강보험, 노인장기요양보험,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에 대한 국고지원 및 보전금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은 2010년 현재 4조8천억원이나 2014년에는 6조1천억원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은 2009년 2,500억원의 지원에서 2014년에는 2조6천억원의 지출이 예상되고 있다. KDI의 추계에 의하면 현재의 추세가 계속될 경우 정부가 책임질 공공사회지출은 2040년에 GDP대비 17.7%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으로 노인장기노인요양보험 등의 성숙등을 고려할 때 사회보험에 대한 재정안정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따라서 이러한 의무지출에 대하여는 수급자에게 부담시킬 수 있는 것은 과감히 수급자 부담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둘째, 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예산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제도의 근본인 재정이 불안하여 능동적인 지방행정이 어렵게 되고 있다. 국고보조사업의 정비방안(2004.7)에 따라 보건복지부 소관 67개 국고보조사업이 지방에 이양되었는데 이양사업의 재원을 내국세의 0.83%로 연동된 분권교부세와 지방의 담배소비세수로 보전하도록 하였으나 담배소비세수의 감소 등과 함께 보전재원이 이양복지사업 예산증가에 비치지 못하여 지방비부담이 2005년 6,845억원에서 2007년 1조4,747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또한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2005) 및 저출산고령사회 대책에 따라 복지사업의 국고보조사업이 지속적으로 확대된데 따라 지방비의 대응금액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 소관 국고보조사업 예산의 연평균 증가율이 23.3%에 이르고 있다. 이는 한편 지방예산이 많은 자치단체에는 큰 영향이 없을 수 있겠으나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의 경우는 재정이 없어서 실질적으로 주민들이 체감하는 복지수준이 낮아질 수 있음을 보인다.
셋째, 향후 사회보험재정의 불균형 문제와 이에 대한 정부부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국민연금 등 4대 공적연금,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급여비와 건강보험 국고지원이 복지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4-2008년간 평균 69.4% 수준이었다. 그러나 고령화 등에 따른 재정위험으로 노후소득보장비와 의료비가 증가할 것이므로 이에 대한 안정적 재정운영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직 연금성숙도가 낮아서 전체 국민들의 25% 수준만 연금을 받고 있다.
4대 사회보험제도의 급여와 보험료 총액은 2009년 현재 GDP대비 각각 4.49%, 8.07%이다. 이는 2000년의 같은 비율이 2.16%, 4.40%보다 두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 계속된다면 국민들의 사회보험 부담 능력이 곧 바닥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사회보장시스템의 불안정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기존의 사회보장정책 문제들 이외에 더 큰 문제는 큰 폭의 사회적 비용을 수반할 가능성이 높은 노인장기요양보험, 근로소득세액공제 (EITC) 등 복지제도의 확대가 앞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특히, 도입 초기부터 재정 안정성이 매우 우려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우리사회의 고령화와 함께 사회보장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현재와 같은 복지 및 사회보험 시스템이 유지될 경우 앞으로 국민들의 질적 복지개선 요구를 충족시키는데 폭발적 예산이 소요되어 국민의 세금부담이 가중될 뿐 아니라 사회보장 재정이 붕괴될 수 있다.
우리나라 사회복지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단기간의 정착과정에서 과거 잘 못된 서구식 제도를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제도는 현재 선진 OECD국가가 운영하는 것과 상당히 큰 차이가 있다.
선진국들은 전통적으로 유지되어 온 복지제도의 문제들이 성장에 장애가 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새로운 복지체계를 이미 80년대부터 재구축해 왔다. 영국은 1980년대 초 대처수상 시절부터 복지제도를 대폭적으로 축소하면서 고용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시도를 해 왔다. 이에 자극을 받은 다른 유럽 국가들은 지속적으로 복지제도의 운영에 경쟁개념을 도입하고, 민간부문과의 정책공조를 시도해 왔다.
이들 선진국들이 복지제도를 서둘러 개혁하게 된 계기는 기존 제도가 가정한 사회적 배경이 현재와 달라졌기 때문이다. 즉, 기존 제도는 선진각국이 경쟁적으로 복지제도를 도입했었던 2차세계대전 이후에 형성되어 유지되어 온 것이다. 우선, 당시에는 여성은 앞으로도 가사만을 담당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이에 따라 여성에 대한 일자리 창출 보다 여성이 가정을 유지하도록 하는데 많은 지원이 집중되어 왔다. 그러나 현대의 여성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원한다.
둘째, 자본시장의 활성화로 근로자들의 자본소득 비중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개인의 소득은 주로 근로소득으로 구성된다고 가정하였다. 이에 따라 아직도 자본소득을 포함한 전체 소득이 아닌 근로소득에만 기초하여 사회보험료 및 급여가 책정되고 있다.
셋째, 저소득층도 고용이나 취업 기회가 주어지면 계층간 상승을 할 수 있음에도 복지제도는 저소득층 자녀의 교육이나 취업교육, 다양한 사회경제적 정보로부터의 소외에 대하여 무관심해 왔다.
넷째,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고 가정했다. 이에 따라 선진각국은 국민연금을 부과(pay-as-you-go) 방식으로 운영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인구가 정체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로 공적연금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져서 국가 재정 뿐아니라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러한 공적연금시스템은 1992년에 이탈리아가 외환위기에 빠지게 했고, 최근에는 그리스가 국가 부도의 위기에 당면하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
다섯째, 인간의 평균수명은 지금처럼 빠르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기존의 복지제도는 1930년대의 평균수명인 45세에 기초하여 만들어 졌는데 지금은 이보다 적어도 30년 이상 연장되어 있다. 더욱이 의료기술의 발달로 평균수명은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지 예상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가정들 하에 운영되어 온 복지제도는 사실상 사회 전반에 걸쳐서 도덕적 해이를 낳고, 결과적으로 복지예산의 낭비와 정부지출 증대로 이어지면서 근로계층의 부담을 높였다. 그러나 모든 유럽 국가들이 이러한 시도를 한 것은 아니고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 소위 PIGS 국가들은 국민들의 강력한 저항으로 복지제도의 개혁을 진행시키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정부 재정이 적자가 되고 이를 지속적으로 공채로 메꾸어나가면서 결과적으로 국가의 신뢰도 하락, 환율상승, 그리고 국가경제의 붕괴로 이어졌다.
문제는 이들 경제의 붕괴가 세계경제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며 각국은 이들 국가들에 대하여 경제시스템을 개혁하도록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즉, 개방경제하에서 국가재정, 더 구체적으로 사회보장제도는 일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경제의 문제가 되어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국가의 복지개혁에 대하여 아직 국민들의 저항은 계속되고 있고 결과적으로 세계경제의 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상의 논의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다음과 같은 포률리즘 정책이 지속적으로 사회적 논쟁을 촉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부채의 문제는 더욱 심각한 이슈로 전개되고 있다.
1. 무상급식
100% 무상 학교급식을 공약으로 당선된 교육감들이 이를 실행에 옮기려고 하면서 국회나 자치단체 의회에서 예산배정을 둘러싼 갈등이 진행되고 있다. 공약으로 내건 무상급식의 비용을 자치단체의 타 예산을 전용하거나 중앙정부의 지원을 요청하려고 하는데 충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자치단체의 예산은 항상 부족하고, 부족한 예산은 언제나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첫째, 지방자치단체법 하에서 교육감은 국민들이 피땀 흘려 납부한 세금을 한 푼이라도 아끼고 자치단체의 재정을 안정화시키면서 지역발전에 기여해야 할 책임이 있다. 더 큰 문제는 무상급식을 하겠다는 자치단체는 서울과 울산 등을 제외하고 거의 재정상태가 나쁜 단체들이라는 점이다. 또한, 우리나라 자치단체들의 재정자립도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
둘째, 무상급식은 앞으로 자치단체의 경직적 경비가 될 것이고 계속 증가하여 두고두고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매년 더 높은 수준의 급식을 요구할 것이고, 지역의 농민들은 수입산 대신 비싼 국내산 유기농 생산물을 사용하도록 로비하고 강요할 것이다.
셋째, 교육자치의 목적에는 국가와 지역의 발전에 기여할 인재를 양성하는데 있다. 그런데 무상급식에 대한 지출은 교육수준의 개선과 관련이 없다. 오히려 교육의 질을 높여서 주민을 만족시키는 것이 중산층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고 이들에게 기회를 확충하는 것이다.
넷째, 지역 내에 무상급식 보다 더 시급하게 예산이 필요한 곳이 아직 산재해 있다. 고령화에 따라 심각해질 급증하는 저소득 노인층과 소득양극화에 따라 중산층에서 추락한 저소득층에 대하여 한 끼 더 지원하는 것이 고소득층의 자녀에 대하여 한 끼 더 지원하는 것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2. 무상의료
정치권에서 요구하는 무상의료는 정치적 용어로서 국민들이 부담을 늘이면 의료보장성을 해결해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일정한 부담을 늘이더라도 무상으로 의료서비스를 받게 되면 의료수요가 급증할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라 제한된 의료공급에 따른 의료만족도는 하락할 수 밖에 없다.
첫째, 고령화에 따라 의료의 혜택을 받아야 하는 인구가 증가한다. 그리고 이들에 대한 의료서비스는 이들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고령화에 따라 심장병, 당뇨병 등 다양한 질병이 발생하게 된다.
둘째, 의료서비스산업의 특성상 지속적으로 신약개발 등 의료기술이 급증하게 된다. 새로운 장비 등의 발달은 당연히 의료 단가를 높일 수 밖에 없다.
셋째, 신종 바이러스나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질병들의 발견은 새로운 치료를 요구하게 되어 진료 빈도를 높이게 된다.
넷째, 현재와 같은 건강보험제도가 유지되는 한은 비효율적인 진료체계로 고가의료의 수요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
GDP 대비 총 의료비 지출의 비율은 거의 모든 국가에서 지난 30년간 비중이 계속 상승해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매우 낮은 수준임을 보인다. 그리고 공공부문으로 제공되는 의료비의 비중 역시 다른 나라에 비하여 낮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공공의료의 부담은 사회적으로 지속적으로 높일 것을 요구받고 있고 현재 국민이 아닌 정치권으로부터 100%의 ‘완전의료보장’을 요구받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공공부문에만 의존하여 공공의 부담을 높이는 것은 정부의 실패 등을 낳아서 오히려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선 공공의료 혹은 국민건강보험의 시스템이 우선 바뀌어야 한다. 우선은 국민건강보험에서 근로자와 지역보험의 재정분리가 필요하며, 운영시스템에 있어서도 지역간 분리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통하여 현재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도덕적 해이를 억제하고, 제도 운영상에 경쟁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건강보험제도의 기반이 되는 의료시스템 역시 의료수요에 부응할 수 있도록 의료수가시스템을 개혁하고 아울러 영리법인을 도입하여 경쟁력 있는 병의원들이 대형병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의료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져서 국가 기간산업화 할 것으로 본다.
3. 연금
우리나라 공적연금제도는 보험료로 운영되는 국민연금과 조세로 운영되는 노인기초노령연금이 있다. 그러나 기초생활보장제도도 일정수준이하의 소득이면 연령에 관계없이 지급된다는 점에서 공적연금의 성격을 갖는다.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국민연금제도는 2007년의 개정에도 불구하고 40년 가입기준 40%의 소득대체율을 얻을 수 밖에 없을 뿐 아니라 2040년대에는 재정이 적자가 되고 2060년에는 기금이 고갈될 예정이다.
이러한 빈약한 연금수준을 보완하기 위하여 2005년 기초노령연금이 도입되어 저소득 70%의 노인에 대하여 현재 노인 1인당 9만원 (근로자평균임금의 5% 수준)이 지급되고 있다. 이제도는 조세로 조달되기 때문에 수급자들의 비용인식이 없어서 지속적인 급여인상과 확대요구가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저소득층에 있어서는 이제도의 수혜를 인식하여 연금보험료의 납입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선진국의 경우 연금기금이 고갈되어 재정에 직접적인 부담이 되고 있어서 기존 연금제도를 개선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영국, 독일 스웨덴 등은 연금개혁에 성공한 케이스로 열거되고 있으나 최근 재정위기를 겪은 PIGS 국가들은 대부분 연금개혁에 실패한 국가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이러한 부담은 결과적으로 현재의 근로자층이 더 높은 세금을 부담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4. 국가채무의 증가
그리스 재정위기는 장기간 포퓰리즘적인 사회정책을 방만하게 운영하면서 발생한 재정적자와 기발행 국채의 이자를 조달하기 위한 국채발행에 실패한 결과다. 또한, 아일랜드, 스페인 등 남유럽 PIGS 국가들의 경제도 유사한 과정으로 도미노처럼 붕괴되는 과정을 격고 있다.
2010년 예산안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도 내년에 436조원으로 전년대비 7.3%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내년도 정부예산의 141%이고, 국내총생산의 35%에 해당한다.
국내총생산에 대한 비중으로 보면 선진국이나 문제의 남유럽 국가들보다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내년에 국채에 대한 이자로 약 23조원을 지출해야 하고, 또한 재정운영의 방향을 볼 때 국가채무의 증가 속도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재정수지에는 사회보장성기금으로 국민연금, 사학연금,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 모두 아직 성숙되지 않은 기금으로서 향후 적자 요인이 매우 크다. 국민연금은 2040년대부터는 연간수지가 적자가 되고 2060년대부터는 기금이 고갈되는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적자에 의한 잠재적 국가채무 증가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국민들의 건강 수준 개선과 의료기술 등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이미 80세가 넘었고, 향후 얼마나 빨리 상승할지 예상되지 않기 때문에 연금기금의 수지적자 시점은 훨씬 더 앞당겨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평균수명의 변화에 따라 급격한 수지악화가 예상되는 사학연금과 산재보험도 다르지 않다.
둘째, 미국의 모게지사태로 인한 금융위기나 최근의 글로벌위기 등에 대응하기 위하여 경기부양을 위한 ‘적자성채무’의 규모가 급격히 증가해 왔다. 앞으로 각국 정부 뿐아니라 우리나라도 주기적 금융위기에 대하여 매우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고, 이에 따라 채무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셋째, 지방자치단체의 부채가 국가채무에 포함되는데 이의 증가가 심상치 않다. 현재와 같이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개선되지 않고, 자치단체장이 포퓰리즘에 따른 복지정책이나 무리한 지역개발정책을 경쟁적으로 수행할 경우 재정부족을 해결하기 위하여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넷째, 비록 국가채무에는 포함되지 않으나 LH공사와 같은 공기업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의 목적은 정부사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비영리를 앞세운 조직의 관료화나 조직이기주의는 오히려 비용을 극대화시켜서 부채규모를 확대시키고 있다. 앞서 언급된 남유럽 사태는 바로 국가부채의 통제력 상실에서 문제가 야기된 것이다. 국민들의 복지욕구를 억제하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조세부담의 증대를 통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함에도 다음 세대에게 막대한 재정부담을 전가시킨 것이다. 고도성장기에 발생한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경제성장에 필수적인 인프라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생산적채무였다. 그러나 지금은 국민들의 소비적 복지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소비적채무의 성향이 짙다. 이러한 소비적채무는 정치권의 포퓰리즘적 복지지출에서 나온다. 중앙정부가 솔선하여 복지시스템을 개혁하여 복지지출을 효율화하고, 개인의 책임과 유인에 입각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GM(Global & Mobile)세대를 위한 성장형 기회형성 복지정책
1. 노동과 복지의 연계
복지정책은 고령자, 중증장애인, 아동 등 근로능력이 없어 스스로 자립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해서는 국가가 생계보호를 책임져 이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근로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자립정신을 함양하고 직업능력을 배양하는 교육훈련기회를 제공하며, 스스로 열심히 구직활동을 하도록 유도하고 취업알선을 하여 스스로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되, 취업을 위한 준비과정에서 생계를 보장해주어 자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취업자와 미취업자에 대한 대책을 구분해야 한다. 취업해 있는 사람 중에서도 저소득과 고용불안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지 못하는 근로빈곤층과 차상위계층에게는 교육훈련 등을 통해 더 나은 일자리로 상향이동해갈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여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소박한 꿈이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국민 모두가 더불어 잘 사는 지속가능한 복지국가모델이다.
이러한 복지시스템에서는 근로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복지수혜자 스스로의 자립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전통적인 복지국가에서는 국가만 일방적으로 복지서비스 제공할 의무가 있었고 복지수혜자는 국가가 제공하는 복지급여를 받을 권리가 보장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복지제도는 ‘복지병’을 유발하여 장기실업과 과도한 재정부담으로 인해 경제성장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고용·학습·복지 연계 복지국가모델에서는 국가도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지만 일할 수 있는 복지수혜자라면 스스로 자립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여야 한다는 상호의무(mutual obligation)가 요구된다.
복지정책이 이러한 효과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충족해야 지속가능하고 당초 의도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하여는 우선 기존의 고용보험제도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고용보험은 어떤 보험보다 도덕적 해이의 가능성이 높은 제도이다. 가입자들은 본인 스스로의 의사에 의하여 실업에 들어가고 급여를 타고, 고용주들은 쉽게 이들의 요구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고용주들은 사중적 손실의 가능성이 높은 사업의 지원금을 쉽게 받으려 한다. 직업훈련기관 역시 피교육자의 어려움 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다양한 부정수급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평가시스템을 개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들의 개선효과는 노동시장의 활성화 등으로 바로 판단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용보험의 유인체계 마련은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2. 사회복지전달체계 개편 방향 및 과제
사회복지전달체계의 개선을 위한 주요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통합서비스 제공체계의 구축이다. 즉, 통합서비스체계의 설치를 통해 접수(intake), 자산 및 욕구조사, 급여 및 서비스 계획 작성, 급여 및 서비스 제공, 환류와 같은 과정을 통합하는 서비스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또한 보건․복지․고용을 통합하여 복지수요자에게 맞춤형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하도록 해야 하며, 특히 민간과 공공이 협동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게 하는 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복지정책 집행의 기초단위인 시․군․구를 중심으로 대민서비스 기능 향상, 일선창구의 초기상담 기능 강화, 사례관리의 활성화, 민간과의 협력을 통한 맞춤형서비스, 통합서비스 확대 등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둘째, 민간복지기관의 기능 조정이다. 민간기관에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 중 중복서비스는 축소하고, 민간기관 간의 연계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 특히 복지자원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대도시의 경우 민간기관을 종합서비스 전문기관으로 분화시키고, 사례관리를 담당하게 해야 하며, 상대적으로 복지자원이 부족한 중소도시나 농촌지역은 종합서비스기관으로 전환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민관 협의기구의 효율적 활용을 통한 조정의 강화가 필요하다. 민간기관의 역할 조정에서 사례관리체계의 정착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공공과의 적절한 역할 분담구조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의 효율적 관리 및 적정급여관리체계의 구축이다.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이 본격적으로 가동됨으로써 소득․재산 정보의 실시간 제공 및 법정급여의 자격조회가 자동화되는데, 여기에는 개인별 복지욕구 및 제공 가능한 서비스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통합DB의 구축이 전제되어야 한다. 특히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는 부정수급의 단속을 위한 기구의 강화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공공 복지행정에서의 자산조사 부담 및 중복행정의 부담을 감소할 수 있으며, 공공-민간의 서비스 연계, 사례관리 기반 구축, 부정수급 근절 등이 가능하다.
넷째, 공공정책의 주요 목표로서 탈빈곤-탈수급을 위한 체감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기타 저소득층(법정급여 대상자인 차상위계층), 긴급지원이 필요한 대상자 등에 대한 사례관리가 강화되어야 한다. 또한 비수급 빈곤층(법정급여 비대상 저소득층)에 대해서도 사회안전망의 사각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사회복지서비스의 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한 사회복지전달체계의 개편 기본방향은 다음과 같이 설정되어야 한다.
첫째, 조사-행정중심의 지방행정을 서비스중심(service-oriented)으로 전환하여 공공의 책임성을 제고시킨다. 이는 중앙정부 정책의 단순집행이 아닌 지역단위 복지수요 및 공급관리에 기반한 지방자치단체의 주도적 사업 기획‧관리 능력의 향상과 관련되어 있다.
둘째, 주민 복지수요에의 대응성(responsiveness)을 강화한다. 이는 주민들이 복지전달체계에 보다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함께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적절한 시기에 제공하는 것이다.
셋째, 욕구에 맞는 급여·서비스 제공 및 체계적인 사후관리(case management system)로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 이를 통해 사회통합에 기여한다.
넷째, 서비스에 관한 정보 제공, 찾아가는 서비스, 신속한 서비스, 통합적인 서비스를 통한 수요자중심의 접근(any-stop services)을 강화한다. 이는 초기상담(intake) 창구의 다원화 및 콜센터의 기초민원 대응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가능할 것이다.
다섯째, 민관 협력(partnership) 서비스의 공식화, 민간자원의 연계(networking)를 강화한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 서비스기관, 유관 공공기관과의 다양한 협력방식(인력 파견, 정보공유‧교류, 공통서식 활용 등 전산기반 마련)을 활용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3. 다층적 복지전달체계
그 동안 개별적으로 도입되어 온 복지제도의 효율성과 자원의 낭비를 막기 위하여도 이제 정부는 사회보험을 포함함 복지서비스의 민영화를 촉진하고, 이들과 경쟁하면서 공공과 민간간의 효율적 복지체계를 구성해야 한다. 이러한 개인, 기업 그리고 정부를 중심으로 한 다층 복지체게의 확립은 개인이 스스로의 사회적 위험을 통제하도록 하여 그동안 정부중심이 되었던 사회복지지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다양하고 급변하는 사회경제적 환경에서 예측 불가능한 사회적 위험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집단적 기본단위는 기업 밖에 없다. 기업은 생산성 증대를 통하여 시장에서 생존한다. 생산성 증대는 대부분 근로자들의 역할에 의존한다. 근로자들이 더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안정적 복지제도를 보장해야 한다. 따라서 사회가 기업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 그래야 복지가 된다. 기업도 생존의 대가로 사회적 책임으로서 근로자를 위하여 고용확대 및 고용안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사회보장을 위한 사회경제적 인프라도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획일적이고, 단일보험료율의 적용에 따른 도덕적 해이에 대한 대안이 부족한 사회보험은 국민경제의 성장 잠재력까지 잠식할 수 있다. 따라서 사회보장시스템에서 국가, 기업, 그리고 개인 등 이해 당사자간의 역할을 명확히 하는 효율적 복지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4. 복지 산업화: 복지와 산업간 네트웤 형성
2011년도 복지예산 규모는 적어도 약80조원 이상이 될 것이다. 복지사업은 복지산업이다. 어느 산업도 복지산업 만큼 그 규모가 크지 않다. 이러한 복지산업은 정부의 서비스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그 규모가 거대하게 팽창하게 된다. 복지 공급자 시장이 효율화되어 있지 않으면 비용은 비용대로 커지면서 수요가 감소하여 복지생산량은 상대적으로 지속적으로 줄게 된다. 따라서 복지정책은 우리 나라산업인프라의 기반 하에 점진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일반국민들은 정부가 복지서비스를 무한히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증대하는 국민들의 복지요구를 무한히 제공할 수 없고, 오히려 질만 더 떨어뜨리게 된다. 따라서 정부는 이러한 국민들의 믿음을 수정시킬 필요가 있으며 오히려 민간도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야 한다. 이것이 더 현명한 정부다. 이를 위하여는 복지산업과 일반 산업 간의 네트웤을 치밀하게 구성해 두어야 한다.
정부는 항상 고가의 복지정책 상품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우선 각 개인이 자발적으로 사회적 위험에 대처하도록 유인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단일시스템의 사회보험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역화된 혹은 직역화된 사회보험이나 민간사회보험이 더 효과적이다. 정부가 예정하고 2008년 도입한 장기노인요양보험을 포함한 5대 사회보험과 사회보장성격의 민간보험, 그리고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상호 배타적인 관계를 설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서로 중복되는 역할이 많다. 이는 중복된 수혜를 받으려고 하거나 보다 낳은 수혜를 받으려는 한계수혜자를 양산하는 문제를 키운다.
사회보장체계의 개선을 위한 기본 원칙은 4대 사회보험의 위험을 민간부문에서 대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서 기업의 효율적 근로자 복지 관리가 가능하게 하고, 이에 대체가 불가능한 부분은 사회보험 및 기초생활보장으로 보호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복지체계에 맞게 정부의 부처간 재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제도의 운영에 걸맞는 책임을 서로 분산해서 가져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각 부처간 혹은 각 기관간 서로 check and balance가 가능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건강보험과 의료시장의 책임을 보건복지부가 함께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시장과 건강보험을 하나의 부처가 함께 관리하게 되면 생산자와 공급자를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이해의 상충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관계부처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건강보험 재정의 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부연컨대, 복지는 예산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개인들이 사회복지제도의 혜택을 받지 않도록 정부가 예방적 차원에서 개인들의 사회적 위험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면 정부의 복지예산은 지금보다 더 줄여도 국민의 만족도는 훨씬 높을 수 있다. 정부와 민간을 포함한 다원적 운영을 위한 복지서비스의 공급자에는 또한 가정, 지방자치단체, 종교 사회단체 등이 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역할을 통하여 복지부문에 기여한다.
가정은 가장 생산적 사회적 단위이다. 따라서 젊은세대들이 가정을 쉽게 이룰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에는 안전한 출산, 저렴한 육아, 안정적 주거 등의 기초적 복지 환경을 정부가 지원하는데 적극적이어야 한다. 가정이 파괴되면 가족간 협력시스템이 붕괴되어서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낮춘다. 한국에서 기혼자들의 소득이 독신근로자들의 소득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도 이를 반증한다. 우리 사회에 잠복한 다양한 가정파괴제도 및 결혼세 제도가 있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가족이 소득이 있을 경우 급여를 가족에게 반환하도록 요구한다. 국민연금분할도 부부가 쉽게 이혼하도록 하는 제도로서 황혼이혼을 낳는 등 가정의 유지를 어렵게 하는 제도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정부와 달리 복지정책에 참여할 기회가 크지 않다. 자치단체는 예산도 없고, 자치단체의 창의적 노력을 할 유인도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치단체는 지역 주민의 복지를 책임질 의무가 있다. 자치단체는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4대사회보험 및 기초생활보장제도에 있어서 보충적인 복지제도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며, 이를 중앙정부는 매칭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종교 사회단체 및 민간의 자원 봉사자 및 단체도 복지공급체계를 구축하는데 활용되어야 한다. 일정 규모이상 종교시설들이 일반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양로원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리고 자원봉사자, 기부자 등에 대하여는 정부가 사회복지서비스의 수혜를 추가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이러한 구조 속에 서비스공급산업에 관련된 개혁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사회복지제도는 제반 서비스 공급체계가 완전히 완성되지 않으면 안 된다. 서비스공급체계가 완성되지 않으면 초과수요가 발생하여 서비스 가격이 인상되어야 하나 이 경우 정부는 강력히 규제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복지서비스에 대한 할당(rationing)일어나게 되면 그 동안 형성되어 온 복지시스템은 자칫 붕괴과정을 격을 수 있다. 우선 금융시장의 활성화는 효율적인 연금시스템의 구축을 위하여 필요하다. 퇴직연금상품을 싸고 안전하게 공급해야 하고, 이렇게 모인 자산이 국민연금기금과 함께 효율적으로 운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를 보다 높이는 정책이 복지시스템의 완성을 위하여도 필요하다.
의료시장의 활성화 역시 부자의료의 문제가 발생될 수도 있겠으나 고급의료설비 등의 도입 및 산업화는 저소득층이 진료받을 수 있는 혜택이 돌아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이를 유도하기 위하여는 영리의료법인의 도입은 불가피하다. 특성있는 영리의료법인의 활성화는 현재 고착되어 있는 의료과점구조를 개혁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지역의료의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의료경영 노하우나 의료기술은 세계인을 대상으로 활용이 가능하여 외국인의 국내 의료여행 및 우리 의료기관의 해외진출로 이어져서 고용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민간의료보험도 활성화하여 현재 독점적 구조로 운영되는 국민건강보험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개인들이 국민건강보험의 본인부담이나 비급여부담을 민간건강보험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민간건강보험은 가입자들이 진료를 억제할 수 있는 예방활동에 참여할 것이고 이에 따라 국민건강보험의 부담도 다소 덜어질 수 있다.
노동시장도 활성화되도록 한다면 이들이 다양한 사회적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따라서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하고 고령층에 대한 고용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면 국민연금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타 사회보험의 보험료 납부도 용이하게 하여 전체 사회보장시스템을 건전하게 유도할 수 있다. 산업안전산업의 활성화 역시 다양한 산업안전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하면 산재를 억제하고, 장애인이나 고령자들이 작업장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점에서 이 산업분야는 고령화사회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이상의 관점에서 보면 이제 사회보장부문은 전체 산업과 함께 발전할 수 밖에 없다. 정책적으로 사회보장분야와 산업간의 교류를 소통을 통하여 안전하고 성장하는 경제구조를 만드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결론
외환위기 이후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와 고용불안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가 추진해야할 복지정책의 방향은 선진국의 근로연계형 복지제도에서 더 나아가 복지와 고용이 연계되고, 복지와 학습이 연계되어 복지수혜자와 고용불안계층, 그리고 실업자 등이 복지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더 나은 일자리로 지속적으로 상향 이동할 수 있는 사회적 사다리(social ladder)를 촘촘하고 효율적으로 놓아주는 고용·학습·복지 연계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고용·학습·복지 연계 사회안전망은 실업자의 재취업을 촉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임금계층과 고용불안계층의 직업능력개발과 원활한 노동이동을 촉진하여 중산층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며, 중산층에게는 평생직업능력개발을 통해 고용안정과 소득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논의에 따른 우리나라 사회보장제도의 개선방향을 설정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우선 사회보험에서 가능하면 근로자와 지역가입자간 혹은 정규근로자와 비정규근로자간의 재정을 분리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사회보험은 정규직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비정규직을 사회보험에 적용하기 위한 다각적 노력을 해왔으나 소득파악이 어렵고 보험료의 부담을 기피하여 가입이 정체되어 있다. 따라서 사회보험의 적용을 확대하되 비정규직이나 지역가입자를 위한 별도의 변형된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저소득근로자나 자영자를 위하여 국민연금이나 국민건강보험은 소득파악 없이 정액 보험료로 제도를 운영한다. 고용보험에서도 자영자나 비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정액의 보험료를 납부하도록 하여 제도의 혜택을 받도록 한다. 그리고 이에 따른 재정부담은 정부가 부분적으로 지원하도록 한다.
둘째, 제도의 투명성이 제고되어야 한다. 제도의 투명성은 국민들의 이해를 돕고 참여를 이끌어 내는데 매우 중요하다. 현재의 보험료 수준이 급여와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가입자들이 쉽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연금 및 국민건강보험의 경우 보험료 징수를 위한 자영자의 소득파악은 항상 많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건강보험에서 보험적용과 비보험 진료간의 구분이 불명확하며 가입자들의 이해를 얻기가 힘들다.
셋째, 전달체계의 효율성이 필요하다. 고용보험의 경우 실직자 취업에 있어서 고용안정센터의 역할이 미미하다. 그리고 직업교육은 중등학교부터 시작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학 이후에도 자신의 직업선택을 하지 못하거나 방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점에서 고용안정센터는 청년층의 진료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민건강보험의 경우에 있어서도 가입자들은 거의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추세로서 사실상 의료서비스의 전달체계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른 비용의 증가는 의료비 상승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넷째, 사회보험 서비스의 운영주체(governance)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사회보험은 단일 운영주체가 단일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건강보험제도의 경우는 의료서비스의 공급자 입지가 다르고 지역간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단일 보험료, 단일 급여 제도로 운영될 경우 가입자간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따라서 특성별로 운영주체를 다원화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위험에 대한 보호를 정부만 독점적으로 허용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정부에게만 사회보험의 운영을 맡길 경우 극심한 사회적 위험에 대하여 정부의 부담이 과대해 질 수 있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불경기의 경우 정부가 책임져야할 계층을 명확히 함으로써 한계계층을 줄이고, 정책 대상을 집중화시킬 필요가 있다. 따라서 민간에게도 사회적 위험관리를 부분적으로 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다층사회보험 시스템의 구성이 필요하다. 이 경우 경제 위기에 대한 대응에서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원리로서 적시성(timely), 대상집중성(targeted), 일시성(temporary)이 적용되기가 용이하다.
다섯째, 사회복지제도는 필연적으로 다양한 급여를 전국민에게 제공하는 제도이다. 따라서 이러한 급여들이 원활히 제공될 수 있도록 충분한 공급자가 시장에 존재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 공급자들은 경쟁적인 관계로서 저가로 양질의 서비스를 공급하고 가격이 안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면, 국민건강보험을 위하여는 충분한 양질의 의료기관이, 국민연금을 위하여는 경쟁력있는 금융시스템이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사회보험관련 서비스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급여의 공급은 제한될 밖에 없고, 가격이 상승하여 사회보험 예산이 팽창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현금급여의 경우 수급자의 실질적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