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토론회
| 나요... | 사법부의 판결은 존중되어야 한다.
이를 가지고 왈가왈부 하는 것은 독립성을 저해하는 것이다.
맞는 판단을 한 부분이건만 왜 그렇게 말이 많은지..
국민의 식주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분들께 감사를 드릴 뿐이다. 2010-0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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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요... | 사법부의 판결은 존중되어야 한다.
이를 가지고 왈가왈부 하는 것은 독립성을 저해하는 것이다.
맞는 판단을 한 부분이건만 왜 그렇게 말이 많은지..
국민의 식주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분들께 감사를 드릴 뿐이다. 2010-0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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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시 : 2010년 1월 26일(화) 오전 10시 30분
◆ 장 소 : 명동은행회관 2층 대회의실
◆ 주 최 : 바른사회시민회의,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공정언론시민연대
◇ 사 회 : 이상열 (공정언론시민연대 공동대표/전 MBC보도본부장)
◇ 발 제 : 이재교 (공정언론시민연대 공동대표)
◇ 토 론 : 윤창현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
이 헌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공동대표)
홍진표 (시대정신 이사)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무죄판결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해당 판결에서 PD수첩 광우병 편의 내용이 허위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 점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사법부의 독립성은 존중되어야 하나, 그 존중은 국민의 상식과 법 감정에 부합하는 판결로 신뢰감을 줄 수 있을 때라야만 지켜질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이번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무죄판결이 과연 이러한 점을 충족시키고 있는지 살펴보고,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를 정리해보는 긴급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주제발표> 이재교 (공정언론시민연대 공동대표)
￭ 판결의 요지 및 분석
가. 다우너(downer)소 영상 관련 보도
광우병과 무관한 동영상을 마치 광우병 동영상인 것처럼 보도하고 설명한 것을 진실보도로 볼 수 있느냐 판단해야 함에도 문 판사는 그 동영상 속의 소들 중 광우병에 걸린 소가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없으니 허위보도가 아니라고 엉뚱한 논리를 적용하여 허위보도가 아니라고 논리를 전개한 것이다. 만약 방송의 내용이 '이 동영상 속에 광우병에 걸린 소가 하나도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였다면 문 판사의 논리가 맞다. 그러나 피디수첩의 방송내용은 그 소들이 광우병 의심소라는 것이었는데, 광우병 의심소가 아니었던 것이다.
나. 아레사 빈슨의 사인에 관한 보도
피디수첩팀은 적지 않은 곳에서 아레사 빈슨의 병명이 인간광우병인 것처럼 오역을 했다. 한결 같이 번역의 오류가 아레사 빈슨의 사인이 인간광우병이라고 단정하는 쪽으로 일치한다. 번역상의 오류나 의역으로 볼 여지가 없고, 실수로 볼 수도 없는 이유다. 더욱이 미국에서 아레사 빈슨의 사인으로 의심되었던 것은 인간광우병 만이 아니었다. 피디수첩 프로그램이 방송된 2008.4.29. 당시에는 인간광우병 보다는 다른 사인에 더 무게가 주어졌다. 그런데 피디수첩은 오로지 인간광우병이 마치 유일한 사인 후보인 것처럼 보도하면서 위와 같이 ‘오역’까지 했던 것이다.
다. MM형 유전자에 관한 보도에 대한 판결
인간광우병에 걸린 환자가 모두 MM형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었고, 2004년경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국내 정상인의 94.33%가 MM형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약 94%”라는 결론은 나올 수 없다. 광우병에 관한 전문지식이 없더라도 병에 확률이라는 게 그렇게 간단하게 결정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라. 결어
판결은 결론에서 두 가지 오류를 범하고 있다.
첫째, 판사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디수첩에 허위보도가 없었다고 결론을 내렸으므로 이는 진실한 보도를 하였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형법 제310조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보도”라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어야 논리적 일관성이 있다. 정부정책비판이니 보도의 자유가 있다는 것만으로 무죄가 될 수는 없음에도, 이러한 점을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은 전후가 모순되는 것이다.
둘째, 판사는 행위의 동기를 범죄의 성립에 연결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피디수첩 프로그램이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알리고 이런 위험을 등한시한 정부의 협상결과를 비판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목적(동기)라는 것은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느냐 않느냐와 하는 문제와는 무관한 것이다. 행위의 동기는 엄벌할 것이냐 관대하게 처벌할 것이냐 하는 양형의 요소가 될 뿐 범죄의 성립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 무죄 사태의 원인
피디수첩판결의 경우 무죄라는 결과가 놀랍다기보다는 그 이유가 놀랍다 하겠다. 피디수첩이 허위보도를 하였다는 사실에 대하여 정정보도사건에서 지법과 고등법원에서 이미 인정하였고, 피디수첩팀도 인정하면서 다만 실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마당에 허위보도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으니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법관이 개인적 양심과 법관으로서의 양심을 혼동하였기 때문이다. 두 양심이 때로는 충돌하기도 하는데, 이럴 때는 당연히 법관의 양심을 우선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해야 한다. 개인적 양심보다는 법관으로서의 양심을 우선해야 하는 것이다.
피디수첩 무죄판결을 비롯한 일련의 무죄판결을 선고한 판사들은 개인적인 소신을 앞세워 법리상의 무리를 무릅쓰고 무죄판결을 하였음이 틀림없다.
￭ 법관의 독립 문제
판결에 대한 비판은 법관의 독립에 대한 침해가 아니다. 제1심판결이라도 잘못된 것은 준엄하게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상급심에 의한 교정은 별개의 문제다. 판결에 대한 비판은 판결문에 나타난 사실인정(증거의 취사선택), 법률적용, 양형 등에 대하여 건전한 상식, 일반국민의 법률 감각, 법리 등을 근거로 비판하는 것이고, 이러한 비판은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지 않음은 물론 법원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다만, 비판의 범위는 판결문의 범위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 “판사는 판결로만 말한다”는 법언이 있다. 이 말은 판사의 판결의 잘잘못은 판결 자체로만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도 될 수 있다. 따라서 판사의 평소 성향을 거론하면서 비판하는 것은 판결문 외의 사항을 근거로 한 비판이므로 정당화될 수 없다.
￭ 해결책
(1) 형사단독을 10년 이상의 경력자로
젊은 나이에 건전한 상식과 균형감각을 갖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경력 10년 이사의 법관에게 형사단독을 맡기겠다는 대법원의 발표는 이해가 된다. 경력직 법관의 숫자 등 현실을 감안할 때 현재로서는 그 이상의 해결책을 내 놓기는 힘들 것이다.
(2) 경력법관제 도입
경력법관제가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다. 경력법관제는 법률가의 자격을 취득하여 각 분야(변호사, 검사, 행정부 등)에서 법률전문가로 활동하는 경력자 중 법관에 적임이라고 평가받는 법률가를 법관으로 임용하는 제도다. 임용의 가장 중요한 조건을 건전한 상식과 균형감각에 둔다면, 저절로 그런 품성의 법관이 재판을 맡게 될 것이다. 미국이 채택하고 있는 제도다.
￭ 결어
'피디수첩판결'이나 '강기갑 의원 무죄판결' 등은 견해차이 또는 있을 수 있는 오판의 수준이 아니라 기초적인 법리에 배치되는 엉뚱한 판결이니 문제인 것이다. 상급심에서 바로 잡으면 된다고 넘기기에는 1심판결이 워낙 중요하고,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
다만, 이를 계기로 법관들이 개인적인 양심과 법관으로서의 양심에 대한 구별을 명확히 하고, 대법원이 단기적으로는 단독판사의 경력을 높이는 쪽으로 장기적으로 경력법관제를 채택하여 제도 개선에 나섬으로써 차후 이와 같은 비상식적인 판결이 나오지 않게 되도록 뜻을 모은다면 이번의 파동이 발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토 론> 윤창현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
￭ 판결문에는 방영된 다우너 소에 대해 다음과 같이 표현되어 있음.
“..... 이 사건 동영상 속에 등장하는 다우너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단정할 수 없고, 따라서 피고인들이 동영상 속에 등장하는 소들을 '광우병 의심소'라고 보도하였다고 하여 이를 허위사실이라고 볼 수 없다" - 다른 것 다 떠나서라도 이 부분은 양식을 의심케 하는 부분이라고 보임.
￭ 이는 마치 한 방송이 연쇄살인사건 발생 직후 범인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휴일날 유원지에 애들 데리고 평화롭게 산책 나온 시민들 모습을 찍어놓고서는 “이 사람들은 얼마 전 발생하여 범인이 아직 잡히지 않은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다.”라고 자막을 내보내는 경우와 흡사함.
- 영상이 방영된 평범한 시민들이 명예훼손으로 항의를 한다고 가정.
- “모습이 방영된 시민들 중 아무도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되지는 않았으므로 방영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면 일반 시민의 상식과 과연 부합하는 얘기인지 반문해보지 않을 수 없음.
￭ 서울중앙지법 문성관 판사는 제작진에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문제의 이메일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음.
- 명예훼손 사건에선 사실관계가 허위이면 범행에 고의(故意)가 있었는지를 따지지만 문 판사는 사실관계부터 허위 사실이 아니라고 규정했기 때문에 범행에 고의가 있었는지는 아예 다루지 않았을 수 있음.
- “검찰이 제시한 이메일에 '범행 의도'가 간접적으로 드러난 만큼 이를 염두에 두고 사실관계에 대해 보다 엄정하게 판단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있음.
￭ 이렇게 보면 판사의 판결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미리 생각한 결론을 가지고 자신의 법 지식과 판결기술을 동원하여 원하는 결론으로 연결시킨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음. 판결이 아무리 양심과 법에 의해 진행된다고 하여도 이런 식의 논리를 제시하면 문제가 있다고 보이며 판결이 가져올 외부효과(external effect) 내지는 파문효과(spill-over effect)에 대해서 자문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보임
￭ 이제 사법연수원이 폐지가 되고 로스쿨 출신들이 변호사 판사 검사로 임용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올 것인바 이 경우 우선 모든 로스쿨 졸업생중 변호사 자격 취득자들은 변호사의 역할만 하도록 하고 판사와 검사는 변호사 역할을 일정 기간 동안 거친 인력만을 대상으로 뽑도록 조치해야 함.
￭ 일정기간 동안 변호사를 거친 인력만이 판사로 임용되어 퇴직시까지 판사역할을 하도록 하면 말썽 많은 전관예우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임. 이번 사건이 사법부의 구조조정과 자기 성찰의 계기가 되었으면 함.
<토 론> 이 헌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공동대표)
명예훼손에 관한 형사처벌 등의 요건이 타 범죄보다 엄격하고 언론의 자유와 관련하여 면책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 사안은 법리상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허위보도가 아니라는 사실 인정의 문제라는 점에서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또 최근 법원이 공보판사를 통해 다소 친절하게 판결 이유를 설명하고 있는 과거 사례와 달리, 이 사건에 있어서는 판결에 대한 비판에 대하여 사법부의 독립이 지켜져야 하고 침해되어서는 아니된다는 언급만 있고 판결 이유에 관한 설명이 전혀 없는 것도 의아한 일이다.
정치권의 법원에 대한 압력이나 간섭, 시민단체에 의한 지나친 판결 및 담당판사에 대한 비난행위 등은 헌법상 가치인 사법부의 독립을 위해 삼가야 될 것이고, 제1심 법원의 사실인정에 관한 문제는 상소심을 통해 시정될 수 있을 것이며, 정정보도와 같은 민사사건의 판단과 명예훼손 형사사건의 판단이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사법부의 독립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인데, 이 판결을 포함한 강기갑 의원 및 시국선언 전교조 교사에 대한 무죄판결, 용산 사건의 기록공개 등으로 재판의 합리성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극명하게 제기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사법부가 어떠한 경우에도 사법부의 독립이라는 방패 속에서 보호받고자 하여서는 아니될 것이고, 사법부의 독립의 기초가 되는 국민의 신뢰가 문제되는 마당에 주권자인 국민의 사법에 대한 애정어린 비판은 겸허하게 받아들여 철저한 자기개혁에 나서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사법부의 독립을 추구하는 일이고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불신도 해소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