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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시 : 2009년 11월 16일(월) 오후 2시
- 장 소 :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층 소회의실 (중구 정동 소재)
- 주 최 : 바른사회시민회의
- 사 회 :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발 제 : 조윤영 중앙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 토 론 :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한미관계)
안득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북미관계)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미일관계)
한석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미중관계)
▶ 오바마 외교정책은 스마트파워 외교라는 틀 안에서 전통적 동맹국가들과 견고한 동맹복원을 강화하면서 새로운 동맹국가로 부상하고 있는 국가들과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모색
▶ 미국의 동아시아외교정책은 북한의 핵개발과 중국의 부상을 잠재적 위협요인으로 경계하며 일본과 한국 등 동맹국의 군사력의 현대화를 강조함과 동시에 스마트 파워(smart power) 정책을 강조
▶ 현재의 오바마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은 “형성 중”이지만 한국은 한미전략동맹을 새롭게 구성할 이슈들을 만들고 동맹간의 갈등관리 전략도 함께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11월 16일(월) 오후 2시,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층 소회의실에서『오바마의 동아시아 외교- 진단과 평가, 그리고 우리의 선택은?』이라는 제하의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오는 11월 18~19일 양일간 한국을 방문한다. 이번 방문에서는 북핵문제, 경제․군사문제, 한미동맹에 관한 포괄적 논의들이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방한은 오바마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참석, 중국 ․ 일본 등의 아시아 국가 순방과 맞물려 한미관계는 물론 북미, 미중, 미일관계를 아우르는 오바마 정부의 동아시아 외교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이에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오바마 정부의 동아시아 외교를 진단․평가하고 이것이 향후 한국에 미치는 영향과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 발제 / 오바마 외교정책: 동아시아와 한반도 : 조윤영 (중앙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1. 서론
오바마 행정부 출범이후 한국과 미국은 한미동맹에 있어 괄목한 성과를 이루기 위해 21세기 전략동맹을 위한 동맹미래 비전을 채택하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철저한 공조 및 동맹재조정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로 한국과 미국의 미래 한미동맹의 기초 틀을 만드는 것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하는 한미동맹의 발전의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 또한 이번 방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 참석과 함께 중국, 일본 방문 등의 아시아 국가 순방이 예정되어 있어 오바마의 동아시아 외교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 글에서는 한반도 퍼즐을 풀기 위한 미국의 동아시아 스마트외교의 방향을 분석하고 한국의 대응전략을 모색하여본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으로 한반도 경색 국면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일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미사일 및 핵실험 그리고 우라늄 농축 핵무기 개발 등으로 미국과 남한을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국면에서 한․미가 북한의 무모한 도발을 억제하고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공조해야 할 부분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따라서 스마트 파워를 내세우는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안보 패러다임 변화와 이와 연관된 대북정책의 변화, 이에 대응하는 한국의 대미 전략 방안 등을 살펴보기로 한다.
2.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
오바마 행정부는 출범 후 스마트파워 외교라는 새로운 틀의 미국을 외교정책을 시사한 바 있다. 이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등에 의해 구체화되고 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미국은 국익을 위한 무력사용을 배제하지는 않겠지만 외교가 최우선의 도구라고 명백히 밝히고 있다. 즉 스마트파워 외교가 외교정책의 기수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녀는 미국이 국제적 현안들을 혼자서 해결할 수 없고 국제사회 또한 미국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미국의 일방주의 해결모색을 피하고 국제협력을 통한 문제해결을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의 기조가 이데올로기에 기반을 두는 것이 아닌 원칙과 실용이라는 두 가지 기조를 천명했다고 본다. 전통적 동맹 국가들과 견고한 동맹복원을 강화하면서 새로운 동맹국가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 등의 국가들과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모색하고 중국과 러시아 등과도 전략적 협력관계를 통해 테러, 대량살상무기 방지, 기후변화 및 경제위기등 주요 국제 현안에 관한 협력을 모색하는 것이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스마트 파워에 기초한 5대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즉, 파트너 국가들과의 협력 기제강화 및 현대화; 갈등 세력에 대한 원칙적 관여정책; 미국 국력의 주축으로서 발전정책 강화; 갈등 영역에서 민군 간 통합능력 강화; 경제력과 모범으로서의 힘을 포함한 미국 국력의 주요 자원 강화 등이다. Secretary of State Hillary Rodham Clinton, Foreign Policy Address at the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Washington, D.C., July 15, 2009.
스마트파워에 기초한 이러한 전략들은 클린턴 국무장관이 2009년 7월 15일 외교위원회 연설에서 당면하고 있는 국제정치의 도전요소들로 규명한 이라크, 아프간 두 전쟁, 중동갈등, 폭력적인 극단주의와 핵 확산의 위협, 지구적 경기후퇴, 기후변화, 기아와 질병, 그리고 빈부격차 확대 등 Secretary of State Hillary Rodham Clinton(2009).을 극복하기 위한 도구이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오바마 대통령은 향후 첫째, 세계적인 경제위기에 직면하여 미국의 지도력을 유지해야 함은 물론, 미국 경제 자체의 활로를 찾는 일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는 미국의 지도력을 유지하는가 하는 절대절명의 과제이며, 내년 의회선거, 더 나아가 재선을 위하여 오바마 대통령 개인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할 과제일 것이다. 둘째, 이라크 전쟁으로 상징되는 반테러전쟁의 경로를 바로 잡고, 테러의 주범들을 정확히 선정하여 적절한 규모의 대처를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이 승부처가 될 것이다. 셋째, 기후변화와 환경위기에 직면하여 장기적인 문제해결책을 제시해야 함과 동시에, 이를 통해 미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도모해야 한다. 넷째,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막아 세계무기질서를 주도하고, 테러집단이 대량살상무기를 취득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부시행정부의 군사주의적 일방주의 경향으로 잃어버린 미국의 영광을 되찾아 전 세계에서 “환영받는 미국”으로 재부상하도록 하여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
3. 오바마 행정부와 동아시아 외교정책
□ 동아시아는 불확실성과 급변환의 세계화적 현상과 변환하는(transforming) 미국, 부상하는(rising) 중국, 보통화(normalizing)하는 일본과 돌아온(recovering) 러시아라는 초강대국들의 국제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지역이다. 뿐만 아니라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테러문제, 환경 및 불법이민 등 전통적 안보와 비전통적 안보위협이 동시에 진행되는 미국 국가안보에 영향력이 큰 핵심지역이다. 따라서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에서도 그 중요성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 미국의 동아시아 안보전략은 북한의 핵개발과 중국의 부상을 잠재적 위협요인으로 경계하며 일본과 한국 등 동맹국의 군사력의 현대화를 강조함과 동시에 스마트 파워(smart power)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Richard L. Armitage, Joseph S. Nye, Jr. (et. al) CSIS Commission on Smart Power: A Smarter, more secure America(Washington DC: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2007).
□ 오바마 행정부의 대 동아시아 외교정책은 일본과 호주, 인도 및 한국 등과 강한 동맹관계구축을 기반으로 6자회담과 같은 임시적 다자협력을 효율적 기구로 제도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 전통적 동맹국의 역할을 강화하고 지지를 확보하는 등 강력한 동맹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으며 ‘오바마-바이든 플랜’을 통해 오바마는 아시아에서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해 양자관계와 정상회담, 소지역대화 등을 뛰어넘는 보다 효과적인 다자적 협력의 틀을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아세안과 한중일로만 구성된 동아시아 지역주의를 뛰어 넘어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주의를 바탕으로 새로운 지역협력과 다자협력을 주도하려고 한다.
□ 동아시아에서도 부시행정부의 신보수주의적 외교성향은 퇴조하겠지만 실용주의적 외교와 부시 행정부 2기의 기조인 민주주의 확산을 목표로 하는 변환외교와 반확산 및 대테러 정책은 지속될 것이다.
- 오바마 행정부의 다자협력구상은 이명박 정부의 신아시아 협력외교와의 조화를 이룬다. 이명박 정부의 신아시아 협력외교의 비전은 아시아의 발전과 화합을 주도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아시아 협력네트워크 확대를 강조. 이를 위한 주요계획은 장기적으로 역내 국가들 간의 정치, 안보, 경제 문화적 차원의 통합을 목표로 동아시아 공동체를 추진하고 이를 위해 첫째, 아시아의 주요세력인 일본, 중국, 호주 및 아세안 국가들과 양자차원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성하고 둘째, 중앙아시아와 중국 등을 잇는 에너지 협력벨트 구상을 추진하고, 셋째, 6자회담이후의 발전적 대안으로 동아시아 안보 공동체를 모색하는 것이다.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냉전체제이래 동맹중심의 안보정책을 펴왔으나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다자협력체를 동맹의 보완재로 실행하는 새로운 안보협력 구상이 진행 중이다.
□ 미국은 인권과 민주주의라는 가치중심적인 외교가 동아시아에서 자리를 잡기를 바라며 일본, 호주 및 한국 등의 동맹국들과 동맹 강화와 함께 미국에 비우호적 국가들과 협력도모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 미국은 전통적으로 대외정책에서 국익추구를 위한 방법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등의 가치를 중시하는 외교를 전개해왔다. 오바마 행정부도 민주당의 이상주의 전통을 이어받아 동아시아 정책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중시하는 외교를 전개할 것이다.
□ 반확산, 대테러, 인권 및 자유민주주의 확산의 가치외교를 위한 외교적 수단은 적극적 정상외교이다.
- 무력사용보다는 대화와 설득을 통한 직접적 정상회담으로 동맹국뿐만 아니라 비우호적 국가들의 정상들과 접촉할 것이다. 다문화사회에서 성장하고 온갖 역경을 딛고 미국대통령으로서 성공한 오바마의 개인적 캐릭터와 리더십으로 설득외교에 주력할 것이다.
- 오바마는 ‘직접 외교’(direct diplomacy) 구현을 앞세워 이란, 북한, 시리아 등 소위 ’불량국가‘의 지도자들과도 만나서 얘기할 수 있는 유연함을 보임으로써 힘의 외교(diplomacy of power)보다는 외교의 힘(power of diplomacy)을 중시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 중국과의 외교에서도 오바마는 중국을 협력자이자 동시에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어 21세기 국제관계에서 중국의 주도적 역할의 확대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나의 중국정책과 양안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지지하면서도 티벳 등의 지역에서의 인권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전 세계 환경문제와 관련하여 중국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할 것이다. 오바마는 중국과의 통상과 무역 현안에 있어서는 강경한 자세를 견지하는데, 미중 간의 모든 무역협정을 중국이 이행하도록 해야 하며,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조작’하고 있는 것으로 판명될 경우 보다 강한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잠재적인 경쟁 상대국인 중국에 대해 중국을 ‘책임 있는 이해상관자’(responsible stakeholder) 로 간주하여 대처해 나갈 것이다.
□ 대일본정책에 있어서 오바마 행정부는 견고한 동맹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과 함께 경제위기와 아시아 안보를 위한 일본의 역할을 강조할 것이다.
- 특히 오바마 행정부는 아시아에서 미국의 지도력이 회복하는 다자적 노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최근 중·일관계의 순탄한 관계성립을 계기로 미·중·일 삼각 협력체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즉, 미국은 중국과 일본의 경쟁적 관계를 극복하며 협력적 관계로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러나 일본에 하토야마 새 정권이 들어선 뒤 미일 관계가 삐걱대고 있다. 하토야마 일본 총리가 대미의존형 미일 동맹을 재검토하겠다고 국회연설에서 강조하였고 일본이 매년 2조 원씩 부담하고 있는 주일미군 유지비용도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미일 관계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해 이뤄지는 미일 정상회담이 미일 관계에서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다.
4. 미국의 한반도정책
1) 미국의 대한정책
오바마 행정부의 대한반도 정책은 세계전략 및 동아시아전략의 하부구조를 구성한다. 미국의 외교정책은 원칙과 정책기조에 기반하여 정책의 일관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미국이 달성하고자 하는 세계전략과 동아시아전략에서의 목적이 대한반도 정책에서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오바마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은 “형성 중”이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인 정책이 확정되어 나오는 시점은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이후인 2009년 말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한정책은 일본, 호주, 한국 등의 주요 동맹 국가들과의 동맹 강화를 통한 안정과 평화를 기초로 성립한다. 한국과 미국이 공동선언한 한·미 동맹을 위한 공동 비전(Joint vision for the Alliance of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선언에서 양국의 동맹을 아태 지역과 세계를 포함한 지역적 범위를 넘어서는 포괄적 동맹으로 명시하고 북핵문제로 인한“핵우산을 포함한 확장 억지”를 명문화하였다. 또한 양국은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에 대한 신념 등의 공동의 가치와 상호 신뢰에 기반으로 한 동맹을 추구하며 기업, 시민사회, 문화, 학술 및 여타 기관들 간의 협력을 통한 프로그램 개발과 네트워크를 강조하고 있다. 한미전략동맹은 최근 열린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선언으로 더욱 강화되고 구체화되고 있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처 방안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계획 등 동맹 현안을 점검하고 유사시 한반도에 대한 유연한 미군의 증강 배치와 한국군의 보완전력 제공 등을 포함한 16개항의 공동성명을 채택, 발표하였다. 또한 한반도 위기시 세계 전역에서 가용한 미군 병력을 전략적으로 유연하게 증강 배치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전략적 동맹국가인 한국과 미국이 환영받는 동맹을 위한 스마트 파워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군사적 뿐만 아니라 비군사 부문의 동맹 파트너십의 문제가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성공적 추진은 시장경제와 자유무역의 모범적 사례를 전 세계에 제공하는 동시에 자국 경제성장의 동력이 되는 것이다.
2) 미국의 대북정책: 북핵문제와 미․북관계
오바마 행정부의 2009년 현재의 대북전략은 이전 부시 2기 행정부의 접근 방식과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고 평가된다. 단지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전 강조했던 북한과 같은 적성국과도 조건 없이 “강력하고 직접적인 외교(tough and direct diplomacy)”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큰 진전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단지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적 행위로 강경한 세부 대응이 강화되고 있다. 변화의 양상이 두드러진 부분은 로켓발사와 2차 핵실험 이후, 보다 강경한 대응이 강화되었다는 점과, 6자 회담의 무용론이 강화되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린턴 장관 등은 6자회담 해법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까지의 상황에서 북한 문제를 다루어가는데 다음과 같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첫째, 부시행정부 보다 강화된 비핵화와 비확산 전략이다. 둘째, 북핵문제해결을 위해 모든 사안을 한국, 일본 등 동맹국은 물론, 중국, 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추구하며 6자회담의 틀에서 북미간의 양자대화가 가능하다고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북미회담의 조건은 6자회담 복귀를 전제로 한 양자협상이 아닌 대화로 규명하면서 북한이 선언한 “6자회담은 끝났다”라는 입장에 대한 번복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셋째, 로켓 발사와 핵실험에 대해서는 유엔결의안 1718호 위반이며, 경제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즉 악행에 대한 보상은 없고 제재만이 있을 뿐이며 북한이 북핵폐기 협상을 시작할 경우에도 폐기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없을 경우에는 대북제재는 지속적으로 진행시킨다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북한과의 협상은 포괄적 패키지 접근방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방법론적 접근은 북한과의 지난 협상들에서 북한은 살라미 전술 등으로 위협 후 보상 그리고 타협이라는 북핵문제가 악순환 되고 진전이 없었다고 보고 이를 위한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다.
클린턴 방문 후 많은 관심은 위기 조성 후 협상과 보상이라는 과거의 패턴으로 회귀가능성에 집중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이 먼저 핵폐기 관련 신뢰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는 무역과 금융제재를 해제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고 여기자 석방 때문에 국제사회에 내세운 북핵접근 원칙을 거스르기에는 어려운 입장이다. 정리하면 94년 제네바합의, 2002년 농축 핵 프로그램 등으로 북한에게 농락당했다고 보고 영변을 세 번 사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미북간의 협상이 시작되고 그리고 6자회담으로 북한이 돌아온다고 하여도 유엔 안보리 제재 등이 계속 진행되면서 미북간 또는 6자회담 협상이 이루어 질 것이다. 따라서 대북제재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북한간의 관계는 급진적으로 선회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예상할 수 있다. 특히 이전의 북핵 협상을 뛰어넘는 결과와 6자회담의 틀을 벗어나는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낮다.“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핵 프로그램의 검증 가능한 폐기”를 대가로 평화협정체결, 미북 및 일북 수교, 경제 및 에너지 지원, 동북아 안보협력 등의 포괄적인 해결 방안을 담고 있는 9.19공동성명을 뛰어넘는 합의를 이뤄내기는 힘들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다. 이라크 전쟁 및 아프가니스탄 사태 등 미국외교의 긴급한 사안이 즐비한 상황 속에서 북핵문제는 중요성은 후순위를 밀리고 부시행정부와 마찬가지로 북핵문제를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관리수준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오바마 행정부의 핵 없는 세계를 위한 강력하고 직접적인 외교가 북한 체제의 이익을 위한 벼랑 끝 외교를 만날 경우 한반도가 위기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핵문제는 2010년 5월로 예정된 NPT 회의에서 1차 판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5. 한국의 대응방안
오바마 행정부는 대선 캠페인 때의 대북 인식과 정책으로부터 크게 발전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인적구성은 끝냈지만 대북정책을 수립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요하고 있다. 이는 아프가니스탄 문제 등에 집중하다보니 정책순위가 후순위로 밀려있기도 하지만 한미관계에서 또는 북핵문제의 복합성 등 한반도에 대한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정확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한미간의 다양한 이슈를 제시하고 비전 등을 제시함으로써 전략동맹을 새롭게 구성할 이슈들을 만들고 주도적으로 끌고나갈 필요도 있다. 이를 위해 정부, 전문가집단 및 시민단체가 정책적 방안들을 제시하고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2008년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정상은 가치동맹, 신뢰동맹 및 평화구축동맹이라는 전략적 동맹의 원칙적 방향에 합의하였고 한미안보협의회에 참석한 게이츠장관을 통해 전략동맹의 재확인 및 확장된 억지력을 강조하면서 강화된 대한 방위공약을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전략적 동맹이라는 위상에 걸맞은 내용의 구체화된 계획과 실행에 대한 논의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 전략동맹이 지향하는 목표와 계획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와 공유하고 전략동맹을 구체화할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 글로벌 파트너십, FTA 문제이외의 창조적 동맹창출을 위한 실천 가능한 논의가 필요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기존의 동맹강화 방안에 대한 구체적 실현과 향후 미래지향적 전략동맹의 주요 아젠다들을 논의해야 할 것이다. 미래지향적 동맹논의도 중요하지만 현안으로 잡혀있는 북한의 급변사태,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에 관한 문제 및 미북 관계정상화에 대한 상호간의 입장,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전술적 공조문제,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 등과 관련된 논의를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과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전략동맹의 구성과 함께 동맹간의 갈등관리 전략도 함께 구체적으로 수립해야한다. 동맹체제의 특성상 항상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동맹관계가 호의적 상황에서 향후 다가올지 모르는 동맹위기에 관한 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구성하여야 한다. 한미관계를 항시 관리하는 기관설립과 이를 위한 장기적 투자가 필요하다.
보즈워스의 북한 방문 등 미북관계의 직접 접촉과 관계개선이 진행되는 듯한 모습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으로 한국을 소외시켰다는 진보세력의 비난이 거세질 것이어서 남남갈등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다시 한 번 한국사회가 분열되지 않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 제의는 비록 미국의 포괄적 패키지와 유사한 제의였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한국의 입장을 잘 설명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통해 한국 국민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한 국제공조의 중요성을 공포한 것이다. 한국과 미국과의 핵관련 대북정책의 종착점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하고 한국은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가 양보할 수 없는 과제라는 것을 미국에게 확신을 주어야 한다. 대북정책은 현재시점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장기적으로는 2012년까지가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남한의 정책적 기조를 북미관계의 변화 속에서 어떻게 한미공조 등을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과제가 다가오고 있다. 2012년은 이명박 정부와 오바마 행정부의 임기가 종료되는 시점이며 북한에서는 강성대국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하는 시점이다. 따라서 북한이 이때까지는 가시적인 대과업을 성취해야하는 강한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