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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시 : 2009년 5월 19일(화) 오후 2시
- 장 소 : 유네스코회관 대회의실
- 주 최 :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석물류통상연구원, 바른FTA본부
전 세계적으로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각국의 보호무역주의로의 회귀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소규모 개방경제국가로,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정책으로 성장해온 한국에게는 그 파장이 결코 작지 않다. 일각에서는 대외경제에 종속될수 밖에 없는 수출주도형 성장전략보다 내수 주도형으로 성장전략을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석물류연구원,바른FTA본부는 공동으로 금융위기하의 우리나라 통상정책을 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제1세션]금융위기하의 보호무역주의
- 사 회 : 조동근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명지대 교수)
- 주제발표: 정대철 (경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토 론 : 김도훈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인교 (정석통상물류연구원 원장/인하대 교수)
최낙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제2세션]금융위기하의 우리나라 통상정책
- 사 회 : 김세영 무역학회 회장(단국대 교수)
- 주제발표: 송주호 (농촌경제연구원 농업통상팀장)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
- 토 론 :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정재화 (무역연구원 실장)
최세균 (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대철 경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
․ 내수정책보다 오히려 해외수요에 기반을 두고 新수출정책을 개발
․ 효율적인 무역정책수행을 위해서 지식경제부의 산업정책 부문과 외교통상부의 통상교섭본부를 통합할 필요
․ 4대강 정비 등, 인프라 사업보다 위급한 수출기업 살리기에 재원을 집중해야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농업에 대한 보호는 농업이익집단의 정치적 역량보다는 농업 및 농민에 대한 국민들의 동정 여론과 이에 부응한 정부 및 정치권의 행태에 기인
․ 피해산업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약속하는 무역조정지원과 같은 보완대책이 무역 자유화에 대한 정치적 반대의 극복에 있어서 효과가 크지 않을 것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
․ 한-미FTA, 외통위 통과는 어쩔 수 없는 관문이었더라도, 국회 전체회의 통과는 신중해야
․ ‘재협상 절대 불가’의 배수진을 치는 것이 아니라, ‘재협상 불가’는 일관되게 외치되 비준시기를 조절하여, 향후 있을지 모르는 추가협상 국면에 차분히 대비해야
■ 주제발표 “보호무역주의 등장과 우리 경제” / 정대철(경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한국상품에 대해 중국･미국･우크라이나･터키 등이 반덤핑조사･상계관세 조사･세이프가드를 발동한 것은 향후 지속적인 보호무역의 조치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이명박 대통령이 G20 제2차 런던 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 저지를 위한 동결원칙을 강조하여 세계무대에서 주목을 끌게 한 것은 한국경제가 처한 입장을 대변한 것이다.
G20 정상회담에서 보호무역의 반대에 합의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의 입장에 따라 보호무역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 보호주의 기조에 각국의 비난에 대응하여 오바마 미대통령이 언급한 "무역전쟁을 야기할 수 있는 보호주의적 용어는 부양안에 포함돼서는 안된다"라는 말을 되씹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미국의 경제위기로 보호무역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외교적 수사어로 표현 한 것에 불과하고 신자유주의의 퇴조와 함께 보호주의로 돌아선다는 이야기이다.
무역과 성장, 그리고 제조업의 인과성에 대한 세계학자들의 연구결과는 수출과 성장은 불가분의 관계이며, 수출은 제조업을 견인하고 수입도 증가시키며 인적 및 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논의의 정점에는 한국이 서 있었다.
여기에 삼성경제연구원의 연구결과에서 세계 수입규제건수가 1% 증가할 때 마다 한국 수출은 약 0.2%씩 감소한다는 것은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철저히 대비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에 우리는 해외수요에 맞춰 수출을 끊임없이 해야만 하는 현재 한국경제구조의 한계를 직시하여 내수정책보다 오히려 해외수요에 기반을 두고 新수출정책을 개발하여 냉엄한 세계시장에 도전한 지난날의 슬기가 재창조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따라서 신보호무역주의에 대비하고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방안으로 경제정책의 방향을 새롭게 모색하는 것으로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먼저 단기적으로 한국전체를 자유무역지대로 만들어 수출상품 비용절감, 정부예산 절약, 국내기업 역차별 해소, 조세개편 등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국가로 거듭나야 한다고 본다. 또한 효율적인 무역정책수행을 위해서 지식경제부의 산업정책 부문과 외교통상부의 통상교섭본부를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국가경제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먼저 경제위기하에서 국가재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4대강 정비와 같은 인프라 사업보다 당장 위급한 (수출)기업살리기에 재원을 집중해야 하고 둘째, 수출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전국 시도･시･군 금고의 활용성을 높이고, 정부정책으로서 저금리 정책을 지속적으로 이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셋째, 세계시장적 수용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업종･기술･상품･시장별에 대한 현황 및 전망 보고서를 매년 발간하여 기업에의 활용도를 제고 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현재 비교우위 제품 및 비교열위화가 진행되는 한국제품에 대한 국제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 경기적 변화에 고용과 생산의 안정성이 있는 수출기업중심의 정책으로 전환하여 경기활성화 정책과 연계시켜야 하고 일곱째, 전국의 광역권 차원에서 중소제조업 지향의 공격적 수출촉진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수출활성화를 도모하고 여덟째, 광역권차원의 각 지자체와 지역수출지원기관과 공동의 지원정책 통합Package를 모색하여 지역수출기업에 대한 활용도를 향상시키도록 하며, 마지막으로 우리산업의 교역상 적자원인인 부품･소재의 핵심기술에 집중 개발할 필요가 있다.
■ 주제발표 “보호무역주의의 정치경제학” /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개발도상국뿐만 아니라 개방적인 선진국에서도 특정 산업에 대한 보호무역정책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특정 산업에 대한 보호무역정책이 지속적으로 수립·유지되는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이론이 내생적 보호이론이다. 내생적 보호이론은 정부의 보호에 의한 이득을 추구하는 이익집단과 정치적 지지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정부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부문별 혹은 산업별 보호수준이 결정된다는 이론이다. 따라서 내생적 보호이론에 따르면 한 산업 혹은 부문에 대한 보호는 그 산업의 정치적 조직화와 영향력과 더불어 그 산업에 대한 보호가 전체 사회후생에 미치는 영향 등에 의해 결정된다.
한국을 분석대상으로 한 필자의 실증분석 결과는 위와 같은 보호무역의 정치경제학이 한국의 정책 결정에서는 작용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필자의 분석결과의 또 다른 특징은 부문별 보호수준의 결정에 있어서 농업에 속하는지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한국의 무역정책이 농업보호에 대한 심정적 동조에 부응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한국의 무역정책 결정이 산업별 이익집단의 정치적 로비보다는 중위투표자의 성향에 부응하는 대중영합주의(populism)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의 경우 산업별 이익집단이 보호수준의 결정에 있어서 정부에 대해 효과적인 정치적 로비를 하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이와 같은 함의로부터 한국의 경우 무역자유화를 추진함에 있어 피해산업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약속하는 무역조정지원과 같은 보완대책이 무역자유화에 대한 정치적 반대의 극복에 있어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무역조정지원과 같은 피해산업에 대한 보완대책은 보호무역의 정치적 이득을 약화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되어야 하고 무역자유화에 대한 정치적 반대의 극복이라는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그러나 산업별 보호수준의 결정에 관련 이익집단의 정치적 조직화가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 즉 산업별 이익집단이 무역보호를 위한 효과적인 정치적 로비를 하고 있지 않다면, 피해산업에 대한 정교한 피해예측에 따른 산업별 보상대책이 무역자유화에 대한 정치적 반대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필자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산업별 보호수준의 결정에 있어서 이익집단의 효과적인 정치적 로비가 아닌 대중영합적 정책결정에 의해 농업부문의 보호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농업에 대한 보호는 농업이익집단의 정치적 역량(political effectiveness)보다는 농업 및 농민에 대한 국민들의 동정 여론과 이에 부응한 정부 및 정치권의 행태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개방 확대에 따른 소득감소 보전을 위해 농업부문에 대한 피해보상책을 마련하는 것은 오히려 농업부문의 구조조정을 가로막고 경쟁력을 약화시켜 개방에 대한 반대여론만 높일 가능성이 있다.
UR협상 타결 이후 농가소득안정과 농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농업부문에 10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국고가 투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는 오히려 농가부채의 증대와 농업부문 구조조정의 지연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는 개방으로 피해를 보는 산업에의 지원을 위한 정책이 그 산업 종사자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주고 그에 따라 구조조정의 지연, 생산과잉, 그리고 경영조건의 악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농업에 대한 보완대책도 농업구조조정을 위한 최소한의 지원에 그쳐야 하며 오히려 농업에 대한 보호가 농민의 후생 및 농업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경우 일반 국민의 농업보호에 대한 심정적 동조와 같은 반개방 심리를 자극하는 이념적 반대와 이에 영향을 받는 대중영합적 정책결정이 무역자유화 추진의 가장 큰 내부적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개방에 대한 이념적 반대의 주장 및 논리의 영향을 극복하는 것이 무역자유화 추진의 대내협상에 있어서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 주제발표 “한미 FTA 비준, FTA 정책 전반” /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
미 의회 지도부가 한국과의 FTA를 "현 상태로는 수용하지 않겠다(the status quo is unacceptable)”는 입장을 공식 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국회 외통위는 FTA비준안을 통과시켰다. 정부와 여당은 우리 경제의 백년대계를 가름할 한-미FTA를 어떻게든 발효시킬 책임이 있다. 그렇다면, 외통위 통과는 어쩔 수 없는 관문이었더라도, 국회 전체회의 통과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미측 불만의 핵심은 자동차 산업이 파산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문안대로 FTA를 발효시키면, 한국에 대해 FTA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할 수 있을 뿐, 더 이상 양국 자동차 교역불균형을 해소하라는 식의 압력을 행사할 명분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워싱턴에서는 자동차 재협상(추가협상)의 구체적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미 자동차의 한국수출 증가율에 비례하여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수입관세를 인하하는 식으로 협정문을 수정하자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제기된 바 있다. 한국이 배기량 기준 자동차세를 아예 단일세율로 부과하고, 미국 자동차 안전기준을 그대로 수용하며, 미국산 자동차 운전자에 불리한 보험료 차등을 없애고, 이러한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보장하는 ‘스냅백’(snapback) 제도의 10년 존속기한도 없애자는 것이다. 한편, 합의문안의 수정 없이, 한국 자동차 시장의 완전경쟁화를 위한 별도합의를 추진하자는 온건한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재 한미 업계간 자율규제 형식으로 막고 있는 30개월령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자유화하는 이슈도 FTA비준과 연계하여 처리하자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이 이들 중 어느 범위까지 요구해올지는 미지수이다. 미 의회지도부와 오바마대통령 간의 의견절충의 결과, 미-콜롬비아 FTA의 추가협상 기준(benchmark)과 함께 한-미FTA 의 그것도 결정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대적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GM의 입장이 주목받을 것이다. 불량부문을 매각처분하고 우량부문 위주로 기업회생 절차를 추진할 텐데, GM대우가 불량부문으로 판정되어, 한국으로부터 철수해버린다면, GM은 한-미FTA를 본격적으로 반대하고 나설 것이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한미 FTA를 발효시켜야 하는 것은 양국이 해결해야할 역사적 사명이다. FTA재협상과 같은 난제를 푸는 길은 우리측이 선비준하여, ‘재협상 절대 불가’의 배수진을 치는 것이 아니라, ‘재협상 불가’는 일관되게 외치되 비준시기를 조절하여, 향후 있을지 모르는 추가협상 국면에 차분히 대비하는 것이다. 미국이 검토를 완료하여 입장을 정립하기 전인 지금 우리쪽에서 밀어붙인다면 오히려 이슈는 더욱 국내정치화 되어, 미국 정부로서도 비준안을 의회에 상정하기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이것은 정치적 타이밍과도 연결된 민감한 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만일 재협상 국면이 실제로 도래하여, 우리가 타협하는 것이 파국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인 상황이 벌어지면, 우리측도 면밀히 준비한 협상카드를 공세적으로 제시하여 새로운 이익의 균형을 추구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현재의 협정문안을 손대지 않고 추가적인 협의를 통해 사실상 미측 요구중 일정부분을 수용해주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협정문안 수정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자동차 부문에서의 문안 수정과 ‘금융세이프가드’ 제도에 관한 진전을 양측이 교환하는 것은 재협상으로 인해 무너진 이익균형을 나름대로 회복할 수 있는 길이다.
한-미FTA에는 우리나라가 경제위기시 외환거래를 중지시켜 외환보유고를 확보할 수 있는 권리가 도입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권리는 발동기한 제한, 투자자산 몰수 금지, 미국의 상업ㆍ경제ㆍ재정이익에 대한 불필요한 손해 금지 등의 조건이 부과되어 있어, 제도 자체의 유용성이 저하되는 측면이 있다. 이러한 조건들의 완화를 미측에 요구하는 것이다. 전세계 경제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금융세이프가드 조치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미국측으로서도 미국이 원산지인 금융위기에 대한 책임과 상대국들의 금융규제의 정당성을 부인하지 못하는 상황이므로, 이러한 요구를 결국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6월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추가협상 여부 및 상호 비준을 위한 기본원칙이 합의되어, 실무적 진전을 위한 정치적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