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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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시 : 2009년 4월 9일(목) 오후 2시
- 장 소 :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
- 주 최 : 바른사회시민회의, 열린북한방송
- 사 회 :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바른사회 운영위원)
- 주제발표
1) 데이비드 호크(David Hawk): "Why American liberals and progressives support the NK Human Rights Act, and its possible implications for liberals and progressives in South Korea."
2) 이재영 (레디앙 기획위원, 전 민노당 정책실장): 한국의 진보는 왜 북한 인권에 소극적인가?
- 토 론
1) 박순성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2)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3) 주대환 (전 민노당 정책위원장, 사회민주주의연대 대표)
4)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
바른사회시민회의와 열린북한방송은 북한 인권 문제를 바라보는 진보의 시각과 이후 전망에 대해 알아보고, 현재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북한인권법에 대한 진보진영의 접근법과 해결고리는 무엇인지를 진단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민주당원이자 미국 내의 진보 인사인 David Hawk를 초청하였다 그는 2003년 이후 북한인권 문제에 집중해왔으며,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내 인권 상황 보고서인 "The Hidden Gulag"(감춰진 수용소)를 발행하였다. 그는 이번 토론회에서 미국의 진보 진영에서는 왜 북한 인권 개선과 북한인권법을 지지했는지 그리고 한국의 진보가 북한 인권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설명하였다.
또 과거 민주노동당의 핵심 간부였던 주대환, 이재영씨가 토론회 패널로 참여하여, 한국 진보는 왜 북한 인권에 침묵했는지 그 원인을 분석하고 진보 진영의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였다.
■ 발제1 / 데이비드 호크 (전 국제엠네스티 미국지부장)
- 미국의 북한 인권법은 원래 미국 보수 측에서 초안한 "북한 자유법"에서 출발했다. 미국 민주당은 "북한 자유법" 내용 중 "regime change" 로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을 대폭 수정하여 "북한인권법"으로 바꾸었다. 즉 북한자유법이 북한인권법으로 바뀐 데에는 미국 민주당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던 것이다.
- 미국 민주당은 국익을 중시하는 공화당에 비해서 보편가치인 인권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과거 카터 정권이 한국의 인권 문제를 제기한 것도 이런 맥락. 그리고 인권은 미국이 다른 나라와 수교를 할 때 반드시 선결 요건으로 내세우며 북-미 수교 과정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이다. 이는 미국의 진보건 보수건 동일.
- 그런데 한국의 햇볕 정책 시기에는 진보의 인권 가치가 완전히 무시되었다. 실례로 유엔인권위에서 북한은 한국의 국가보안법 문제를 거명하며 인권을 비판하는 데, 한국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침묵했다. 즉 겉보기에는 북한보다 한국에 더 심각한 인권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게 했다. 또 북한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62명의 장기수를 송환해 갔는데 비해 한국은 단 한명의 납북자나 국군포로를 데려오지 못했다.
햇볕 정책 당시에는 북한은 한국의 인권 문제를 마음껏 비판할 수 있으나 한국은 북한의 인권 문제를 비판하지 못하는 우스운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 그렇다고 미국 공화당의 북한 인권 접근이 옳은 것은 아니다. 미국 공화당은 인권 문제를 이야기하지만 북한과의 교류는 기본적으로 부정한다. 때문에 인권을 이야기하면서도 북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레버리지가 전혀 없는 것이다. 또 공화당은 인권을 북한 정권 교체의 레토릭으로 쓰기도 했다.
- 한국의 진보는 진보 본연의 정신으로 돌아가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북한 정권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할 수 있는 방법은 아주 많다. 현재 한국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북한인권법에 대해서도 진보는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북한인권법 그 자체를 반대해선 안된다. 북한인권법 그 자체에는 찬성하되 인권법 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가지고 보수와 공론의 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 발제2 / 이재영 (레디앙 기획위원, 전 민노당 정책실장)
- 한국의 좌파세력과 자유주의세력은 전통적으로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경향
- 한국의 좌파와 자유주의세력이 북한 인권에 침묵해온 역사적, 사회적 원인을 밝히고,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바람직한 원칙
1. 침묵의 배경
1) 북한 체제에 대한 숭상, 민족주의적 국가관
남한의 반체제운동에는 북한 체제 및 김씨 정권을 따르는 세력, 이른바 ‘주체사상파’- 북한이 인류가 이룬 최고 최선의 사회라 신봉하며, 북한 인권이 매우 낙후하다는 지적이 거짓 선전이거나, 상대주의적이지 못한(제국주의적이고 절대주의적인) 비난이라고 주장함. 북한 체제에 온정적인 태도는 자유주의세력 안에도 널리 퍼져 있는데, 이는 남한의 사회세력이 좌든 우든 민족주의 국가관을 공유하기 때문. 이런 인식 하에 비록 경쟁자일지라도 북한에 대한 비판이 ‘한민족’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 북한 인권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기를 꺼린다.
2) 교류하지 않는 그러나 위협적인
남북기본합의서가 발효된 이후 남북한 사이의 교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인식에서 북한은 여전히 ‘교류하지 않는 금단의 땅’으로 인식.
따라서‘반북 선전’ 목적 이외에는, 교류하지 않는 단절 상태의 북한 인권문제에까지 구체적으로 발언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던 것이 사실.
한편, 북한이 남한에 매우 위협적인 실재적 물리력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함. 남북한 사이에 매우 공격적인 정치적 수사가 오가는 한편, 상대방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기 위한 자기검열 기제도 동시에 작동하게 한다.
3) 남한의 인권 문맹
한국의 좌파운동은 남한 체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키우는 한편 소련, 북한이라는 국가의 시각에서 왜곡되거나 변명(합리화)된 여러 사고 지향을 가지게 됨. 또한, 군사독재정권과의 투쟁은 목적 달성의 최우선화, 집단에 대한 개인의 복속, 민주주의적 장치와 과정의 유보가 좌파운동 내부에서 불가피하게 선택.
자유주의세력조차도 김대중, 김영삼과 같은 유력 정치인에게 봉건적 주종 관계를 맺는 정치 지망생들에 의해 형성되었는데, 이는 근대적 인간관계의 철학인 인권에 개안(開眼)하는 것을 늦추게 만듦. 뿐만 아니라 남한 사회 전반도 그다지 인권 우호적이지 못했음.
한국 사람들의 세계관은 공동체주의에서 경쟁주의로 급속하게 변하고 있는데, 양자 모두에서 인권 가치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 못한다. 현재의 한국 국민들은 매우 경쟁적인 세계관을 내면화하고 여성․비정규직․이주노동자 등의 약자를 적극적으로 배제. 한국에서 인권의 개선은 경제성장이나 민주화에 의해 완성되었다기보다는, 1990년대 이후 신세대(전쟁 이후 세대, 민주화 이후 세대)의 등장에 의해 비약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요컨대, 과거의 남한은 북한 인권에 대한 적극적 비판자이기 어려웠음.
2. 바람직한 원칙
1) 총체적 접근 - 자유권과 사회권의 균형 신장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은 매우 폭넓고 다양. 하지만 기아 문제 등에 대한 관심이 ‘상황 우려’인데 비해 공개처형 같은 것에 대한 관심은 ‘개선 요구’로 훨씬 구체적. 북한뿐 아니라 인권이 낙후한 여러 나라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접근은 자유권과 사회권 중 어느 한쪽만을 지나치게 앞세우지 않는 총체적이고 균형 잡힌 방법이어야 함.
2) 레짐체인지와 ‘탈정치’ 사이 - 정상 국가에 대한 정치적 압박
북한 인권에 대한 다양한 문제제기 중 일부는 레짐체인지(Regime Change)와 관련돼 있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함. 예컨대, 윤상현 의원 발의 북한인권법은 ‘인권’을 남한 헌법에 의해 정의하고 있는 바, 그 안에는 사적소유권, 남한 군경 우대 원칙 등이 포함돼 있고, 이는 북한 체제에 대한 공격이라 할 수 있음.
반면, 대부분의 NGO들이 취하고 있는 ‘탈정치’ 원칙을 일반화하는 것도 곤란. 구호와 지원의 발생 원인인 정치의 개선 없이 북한과의 관계를 영구히 지속할 수는 없음.
3) 상호주의적 교환은 옳지 않다
현실의 국가 관계가 상호주의적 교환으로부터 벗어나리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국가 정책의 집행자가 아니라 그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세력이 상호주의적 교환을 주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음.
4) 단계적 접근
일회성의 선언이 아니라 단계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취해야 함.
■ David Hawk 약력
- 미국 코넬대에서 노사관계학을 전공
- 특히 인권에 관한 연구는 캄보디아와 르완다의 "worst case violations" (1994-95)에서 시작해 2003년 북한의 인권까지 다루게 되었음.
- 1980년대 초반 크메르 루주 대학살에 관해 조사한 뒤 미 컬럼비아대 인권연구소와 공동으로 학살 사진과 원자료를 세계 최초로 폭로해 크메르 루주 지도부를 국제전범재판소의 심판을 받게 하는 운동을 벌였음.
- 80년대 중반 Human Rights Watch/ Asia 이사회의 창립멤버
- 1996~1997년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 캄보디아 사무소 책임자
- 국제엠네스티 미국 지부장과 인권감시협회 이사 등을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