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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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시 : 2009년 2월 10일(화) 오후2시
- 장 소 :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
- 주 최 : 바른사회시민회의
- 사 회 : 이훈구 (前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 주제발표 : 홍진표 (<사>시대정신 이사)
- 토 론
- 강경근 (숭실대학교 법학과 교수)
- 이재교 (인하대학교 법학과 교수)
- 이 헌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공동대표)
- 박용진 (준법운동국민연합 공동대표)
- 김경욱 (대학생뉴스커뮤니티 운영자)
2월 10일(화) 오후 2시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용산사건,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나」 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여섯 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용산철거현장 화재사건에 대한 검찰의 최종수사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번 용산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 구조적인 원인에 대해 철저하게 진단하고 앞으로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에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용산사건이 우리 사회에 남긴 의미와 과제를 진단하고 그 해법을 찾기 위한 토론회를 마련하였다.
■ 주제발표 요약문 : 홍진표 (<사>시대정신 이사)
1. 용산 사건의 정치 쟁점화는 적절하지 않다.
- 용산사건은 농성자들이 정치적 주제를 내 걸고 시위를 한 것도 아니고,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의하면 농성자들의 과실이 화재발생의 결정적 원인이라고 밝힌 만큼, 경찰 또한 정당한 법집행을 했으니, 이제 법원의 판결에 의해 시시비비를 가려내고, 법적 책임을 묻는 절차를 밟으면 된다. 만약 범대위의 주장대로 경찰 측도 일정한 책임이 있다면, 그에 상응한 처벌을 받으면 되고, 역시 이 대목도 논란이 있기에 사법부의 결론을 지켜볼 일이다.
- 용산의 사례처럼 시너와 화염병을 무기 삼는 농성은 사고의 위험을 감수하는 자해적인 방식이다. 더구나 1996년 신연숙씨 추락 사망, 1997년 민병일씨 폭행 사망, 박순덕씨 추락 사망 등 지난 10여 년간 전철연이 개입한 농성에서 숱한 사망사건이 발생해왔고, 이번 사건은 그 연장선에서 보아야 한다.
- 경찰의 조기진압과 준비 부족 등에 대해 지적하는 의견이 있는데, 아쉬운 대목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더 많은 보상을 위해 올인하는 투쟁방식은 시간을 더 준다고 해서 유연화되지 않는다. 오히려 지속적인 관심을 끌기 위해 강도를 더 높이는 경향이 있다. 재개발 사업자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해 보상을 더해주는 결론을 원하기 때문이다. 결국 언제 진압하더라도 극단적 저항은 필연적이다. 전철연은 철거현장에 개입하면 맨 처음 “평생 살 집을 만들어줄 테니 다니던 직장 그만두라고”요구하고 카드 빚 등으로 투쟁비용을 내도록 해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어 배수진을 치도록 만든다고 한다. 보상을 더 주기 전에는 어떠한 타협이나 포기가 없도록 미리 구도가 짜이는 것이다.
2. 용산사건의 배경
1) 이익집단의 의사 관철 방식의 폭력성
- 민주화로 인해 조정과 타협의 공간이 열렸지만, 이익집단들은 대체로 투쟁노선을 선호하고 있으며, 부안 방폐장, 평택 미군기지, 화물연대 파업 등 때로는 장기간의 대규모 물리적 충돌을 야기해왔다. 우리사회의 후진성의 하나로 지목 될 이런 현상의 원인은 고성불패(高聲不敗)의 경험 때문이다. 농성, 시위, 폭력 동원 등이 이익관철에 도움을 준다는 이해타산에 근거한 합리적(?) 행동이라는 것이다.
- 빨간불 신호등에서 한둘이 건너기 시작하면 양떼현상처럼 결국 다수가 신호를 무시하듯이, 떼쓰기가 더 큰 이익을 주는 사례가 늘어나면, 법질서는 쉽게 무너진다. 머리띠 두르고 나서면 득이 생긴다는 풍조는 민주화 이후 정권들의 집단 이기주의에 대한 무원칙한 대응이 만들어낸 한국병의 하나이다.
- 용산사건을 주도한 전철연은 고성불패의 극단의 사례이다. 이번 사건에서 경제적 이득을 위해 철거현장에서 10여년에 걸쳐 일종의 사업을 해온 전철연의 실체가 공개 되었는데, 이들이 극한투쟁을 상습적으로 벌여 온 것은 역시 이 방식이 잘 통하고 이익을 극대화 한다는 실물 경험 때문이다.
2) 이익집단과 진보세력의 거래
- 이번 사건이 벌어진 용산4구역의 세입자 대책위 상인 50여 명은 지난 해 4월 민주노동당에 집단 입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 미군기지, 부안 방폐장 등 이익집단들의 분쟁현장에 진보세력이 개입하는 것은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다. 이익집단은 이들과의 연대를 통해 이익추구를 포장할 적절한 이념적 명분을 얻고 좌파세력으로 부터 홍보, 대정부 압력 등 실질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진보세력 또한 주민들의 참여로 인해 자신들의 투쟁을 확대하고, 대중 참여라는 명분 또한 얻게 된다.
- 진보세력이 사회적 약자라고 볼 수 없는 이익집단의 사적 이익추구를 대변하는 것은 일탈현상이며, 사회 공익실현과 진보 가치의 추구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다. 예컨대 토지 보상을 더 바라는 평택의 지주들이 반미구호를 외쳐주고, 시민단체들은 대정부 압박을 해주는 것은 일종의 거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 역시 용산사건을 주도한 전철연과 세입자(주로 상인)들은 더 많은 보상이라는 금전적 이익을 추구하였을 뿐 보호해야 할 사회적 약자가 아니며, 전철연 또한 진보와는 전혀 무관한 존재이다. 전철연의 개입 뿐 아니라 민노당의 관심 표명 또한 용산 농성자들이 더 극한 투쟁을 하도록 고무했을 것이다.
3. 용산 범대위의 투쟁노선
- 범대위는 진상과 무관하게 이 사건을 반정부 투쟁의 계기로 삼자는 기획을 세웠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들이 정권의 본질과 연결시킬 수 없는 사고를 놓고 이른바 ‘살인정권 타도’를 외치고 있는 것을 보면, 이들의 진정한 관심이 무엇인지 쉽게 짐작이 간다. 광우병의 촛불은 꺼졌지만, 그 주도세력들은 촛불정국의 재점화의 기회를 끊임없이 찾고 있다는 사실은 괴담이나 비밀이 아니다.
- 어떻게든 현 정권을 약화시켜야겠다는 시도는 정파적 이해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념성향이 다른 세력이 집권하더라도, 무조건 반대하고 무력화한다는 접근은 민주적 태도라고 할 수 없다. 특히 비판을 하더라도 근거를 가지고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 용산사건을 계기로 한 일부 좌파세력의 촛불정국의 재점화 기도는 실패로 끝날 것 같다. 무엇보다도 일반시민의 참여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으며, 진보진영 다수가 결집하고 있지도 않다. 시위대의 구성을 보면 민노당과 진보연대의 영향력 하에 있는 학생운동 세력 등 조직화된 역량이 다수이다.
4. 몇 가지 결론
- 이번 사건이 잘 보여주듯이 진보를 내세우는 세력들이 이익집단의 사적 이익을 옹호하면서 이를 진보의 가치 추구라고 강변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민노총, 전교조 등 거대 조직들이 풍부한 자금력과 동원능력을 갖게 되고, 민노당이라는 제도권 정당의 조직 기반이 되면서, 진보내의 이익집단들의 영향력은 엄청나게 커져버렸고, 이에 비례하여 사회발전의 이념이나 이론은 날로 빈곤해지고 있다.
- ‘공안통치’니 하는 식의 범대위의 용산사건에 대한 접근을 보면, 이들의 시계는 여전히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 멈춰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마 마음속으로는 독재타도나 파쇼타도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민주화운동 시대라는 과거에 사로 잡혀 있다면, 변화를 선도한다는 진보의 본질에 역행하는 것이다.
- 촛불의 재점화의 기회만을 노리는 일각의 움직임은 지난 촛불정국의 직접적 산물이다. 촛불 주도세력들은 비록 낡은 진보의 틀을 스스로 더 강화시키는 우를 범했지만, 이명박 정권을 조기에 약화시킨다는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하였다. 그 결과 현 정권의 지지도가 추락하고, 이에 편승하여 야당은 극한 투쟁노선을 선택할 수 있었고, 좌파세력들도 기계적으로 반정부 투쟁 일변도의 노선으로 가고 있다. 아마도 이번처럼 촛불 재점화의 시도가 몇 차례 무산되는 경험이 쌓여야만 비로소 촛불정국은 끝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