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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시 : 2008년 8월 21일(목) 오후 2시
- 장 소 :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
개회사: 김성기 (법무법인 신우 대표변호사)
제1섹션 - 정치·경제 분야
사회: 현진권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주제1 - 정치 현안
발제: 박효종 (서울대 사범대학 교수)
토론: 정진영 (경희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주제2 - MB 노믹스
발제: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토론: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제2섹션 - 교육·문화·의료 분야
사회: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주제1 - 교육 정책
발제: 이명희 (공주교대 역사교육학과 교수)
토론: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
주제2 - 문화 정책
발제: 정갑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토론: 조희문 (인하대 연극영화학과 교수)
주제3 - 의료 정책
발제: 박호진 (의료와사회포럼 정책위원장)
토론: 조남현 (건강복지공동회의 공동대표)
▶정치 : 선진화를 위해 헌법과 시대정신에 맞는 국민통합 일궈내야 (박효종 교수)
▶경제 : 공백기였던 6개월, 실용을 벗고 우파적 이념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조동근 교수)
▶교육 : 주춤거리는 교육개혁, 장기적 비전제시로 국민여론 얻어야 (이명희 교수)
▶문화 : 차별화 되지 않은 문화정책개발, 앞으로가 더 중요 (정갑영 선임연구위원)
▶의료 : 의료정책에 대한 정치철학 의문, 정책방향 확립 필요 (박호진 정책위원장)
바른사회시민회의는 8월 21일(목) 오후 2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이명박 정부 6개월 평가> -‘실용’인가?‘포퓰리즘’인가?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정책토론회는 김성기(바른사회 공동대표/법무법인 신우 대표변호사)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이명박 정부 6개월 평가와 관련하여 크게 제1세션-정치․경제 분야와 제2세션-교육․문화․의료 분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제1세션 : <정치분야>에서는 박효종 서울대 사범대 교수가 발제를 하였으며 정진영 경희대 국제관계학과 교수가 토론을 맡았다. <경제분야>에서는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발제,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가 토론을 맡았다.
이어서 제2세션에서는 <교육분야>와 관련하여 이명희 공주대 사범대 교수가 발제를 하였고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가 토론을 하였으며, <문화분야>에서는 발제 정갑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토론 조희문 인하대 연극영화학과 교수가 맡아 진행되었다. 끝으로 <의료분야>에서는 박호진 의료와사회포럼 정책위원장이 발제를 하였고 조남현 건강복지공동회 공동대표가 토론하였다.
[정치 분야] 박효종 (서울대 사범대 교수)
○ 이명박 정부 6개월의 성적표가 좋은 것은 아니다. 열화와 같은 국민의 기대 속에 출발한 정부였으나, 인사라는 첫 단추를 잘못 끼는 바람에 국민들도 신뢰를 철회하기 시작했고‘촛불정국’이라는 가혹한 정치적 불운에 오랫동안 직면했다. 장기간 지속되는‘촛불정국’속에서 정부는 허둥거릴 수밖에 없었다. 이와 더불어‘선진화’의 방향도 모호해졌다. 또‘실용’의 개념도 무의미해졌고‘실용의 실체’도 모호해졌다. 뿐만 아니라‘국민통합’은 물론, '기본',‘안전', '신뢰', '법치'도 살아 꿈틀거릴 수 없었다.
○ 특히 우리가 새로운 60년을 향해 새 출발을 하려면,‘실용’을 탈이념으로 접근해온 이제까지의 방식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 ‘실용’을 탈이념으로 접근함으로써‘실용의 실체’도 모호해졌다. 그 결과 실용의 개념도 불분명해졌고 정책당국자들은 물론, 국민들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제라도 ‘탈이념’이 능사(能事)가 아니라 헌법정신과 시대정신에 맞는 이념을 당당하게 제시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국민통합을 일구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헌법과 시대정신에 부응하는 이념적 정체성을 분명히 할 때, 바로 그 이념으로부터 정부도 힘을 받고 국민들도 방향성을 갖게 될 것이다.
○ 이번 8․15경축사에서 이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신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희망적인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정부출범 6개월을 맞이한 이 시점에서, 우리는 당부하고자 한다. 정부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신화가 바로 자신의 시대에 끝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옷깃을 여미고 심기일전(心機一轉)을 해야 할 시점임을 알아야한다고.
[경제 분야]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 선택은‘우파적’이라기보다 ‘반(反)좌파적’ 이었다. 참여정부 실패라는 뼈저린 ‘경험칙’에서 나온 일종의 ‘반작용’이 이명박 정권을 출범시켰기 때문이다. 정권 탄생의 배경을 적확(的確)히 읽지 못한 이명박 정부에게‘압도적 승리’는 도리어 독(毒)이 되었다. 이명박 정부가 처한‘초기 조건’은 결코 녹녹한 것이 아니었다. 평등주의에 함몰된 좌파 10년 동안 누적된 ‘부정적 유산’을 고스란히 안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 같은 위험요인을 심각히 받아들이지 않았다.
○ 이명박 정부는 좌파정권 동안 조직화되고 기득권화된 좌파세력의 존재를 간과하는 실수를 범했다. 고지(高地)만 바뀌었을 뿐 진지(陣地)는 전혀 바뀌지 않은 상황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이명박 정부는 국정운영에 있어서의‘이념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이념의 시대는 가고 실용의 시대가 왔다”는 그의 취임사가 이를 웅변하고 있다. 이념은 배의 ‘닻’에 비유된다. 이렇게 ‘이명박 호(號)’는 스스로 심지어‘지지세력’으로부터도 멀어져갔다.
○ 이명박 정부의 정책능력은 더욱 실망스러웠다. 첫 작품이,“행정지도를 통해 통신요금을 내리고 52개 품목의 가격관리를 통해 생활물가를 안정시킨다”는 것이었다. 산업화 시대에나 어울리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이는“무엇이 중요하고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모르는”새 정부의 상징이 되었다.
○ 이명박 정부는 국민과의 소통에 실패했으며, 국민에게 오만하기까지 했다. ‘Best of Best’라는 다소 듣기 역겨운 초대 내각 인선(人選)이 고작 “고소영, 강부자, 에스라인” 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사려 깊지도 못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미국, FTA, 민감품목, 축산농가, 국민건강” 등이 중첩된 ‘복합 의제’였음에도, 이를 너무 쉽게 접근한 나머지 촛불저항을 자초했다.
○ 이명박 정권 출범 6개월은 평가할 그 무엇이 없는 ‘공백기’나 마찬가지다. 촛불정국을 계기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급격이 떨어지면서 개혁과제가 표류했기 때문이다.“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는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청와대의 정책사고는 더욱 충격적이다.
○‘공기업 선진화’방안에 알맹이는 없었다. 공기업 민영화를 대대적으로 추진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던 대선 공약은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공적자금을 투입한 국유기업의 지분을 파는 것은 민영화가 아니다. 전기, 가스, 수도, 건강보험 등 ‘큰 물고기’는 민영화 대상에서 제외되고, 컨트리 클럽 같은 ‘작은 물고기’만 민영화 대상에 포함되었다. 청와대가 아닌 소관 부처에서 주도하는 공기업 개혁이,‘지역이전 조건부’의 공기업 개혁이 얼마나 성공할 지 의문이다.
○ 촛불에 표류되고 말뚝에 변질된 개혁과제는 공기업 민영화만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가 발표한 ‘지역 발전정책 추진전략’은 노무현 정부의‘국토 균형 발전’의 틀을 넘어서지 못했다. 수도권 규제개혁도 “선(先) 지방개발, 후(後) 수도권 규제완화”라는 참여정부의 틀에 갇히고 말았다. 1가구 1주택 장기보유자 종합부동산세 경감 부동산 규제 완화도 반대 여론을 의식해 수면 아래로 숨었다.
○ 이명박 정부는 초기 실패를 겪었다. 이를 부정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초기 실패를 ‘실패학(失敗學)’으로 다시 정리하면 소중한 교훈의 보고(寶庫)가 된다. 현상을 뒤집어 보면‘길’이 보인다. 쇠고기 파동이 집권 초기에 일어난 것은 오히려 다행이다. 쇠고기 파동을 겪으면서 “이질적 이념집단의 정체성이 외부로 분명히 드러난 것”도 이명박 정부로선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광우병 대책회의는 자신의 정체를 백일하에 드러냈다. 이제 이명박 정부는 누구를 어떠한 논리로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흔들리지 않으면서 피는 꽃은 없다.
○ 이명박 정부의 향후 정책방향의 큰 줄기는 분명하다. ‘자유주의적 접근’으로 사회적 분열을 치유하는 것이다. 시장경제에서는 “경쟁을 통해 협력을 이룸으로써” 개인과 사회가 모두 발전할 수 있다. 개인과 사회가 모두 win-win할 수 있는 체제가 시장경제인 것이다. 이는 “형평과 협력을 위해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는 사회주의 정책과 대비된다.
○ 4년 6개월의 국정운영을 위해 이명박 정부는 이제 추슬러야 한다. 상황논리와 정치적 판단이 아닌 보편주의에 입각한 시장 정합적(market compatible) 경제정책을 일관되게 수행하면 된다. 자율과 신뢰, 견제와 균형, 혁신, 부의 창조와 사회통합을 핵심가치로 삼으면 된다. 그 기저에는 ‘자유주의’가 도도히 흘러야 한다.
○ 이명박 정부가 선진화에 기여한 정부로 남기 위해서는“국가의 흥망성쇠는 제도에 달렸고 제도는 이념과 가치에 달렸다”는 역사발전 법칙을 직시해야 한다.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먼저 일어 난 것은 과학기술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었다. 산업혁명의 기저에는 법과 원칙, 신뢰가 있었다. 그것이 기술과 투자 유치 등 경제 부흥의 기폭제가 됐다. 경제는 결국‘사람’과 ‘제도’의 문제이다. 이제 실용을 벗고 우파적 이념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교육 분야] 이명희 (공주대 사범대 교수)
○ 이명박 정부의 교육개혁 철학
이명박 대통령 혹은 이명박 정부 관계자가 이명박 정부의 개혁 철학을 직접 언급한 적은 없다. 그렇다고 하여 이것이 결코 철학이 없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2007 대한민국 교육컨퍼런스’는 각 후보의 교육분야 공약을 조사․분석하였는데, 각 후보자가 추진하는 교육정책이 X축(큰 정부, 평등지향, 정부통제 vs 작은 정부, 자유지향, 민간자율)과 Y축(학습자․수요자 중심 vs 교원․공급자 중심)의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밝히는 것이었다. 이 조사에서 드러난 가장 큰 특징은 모든 후보자 진영이 Y축에서는 학습자․수요자의 입장에 서 있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측면에서 가장 앞서가는 후보가 이명박 대통령이었다. 이 조사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교육개혁이 근본적으로 어떠한 원리에 입각해 추진 될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즉, 이명박 정부 교육개혁 철학은 바로 교육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함에 있어서 교육 수요자, 즉 국민의 여망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즉, 이명박 정부의 ‘선진교육’=‘수요자의 만족도가 높은 교육’이라는 교육비전 또한 대선과정에서 나타난 국민의 여망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의 교육개혁 철학은 “국민(특히 교육수요자)의 만족도가 높은 선진교육을 이룩하기 위해 국민의 의견과 요구를 수렴하여, 국민의 참여와 지지에 의해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한다”라고 정리할 수 있다.
○ 이명박 정부 교육개혁의 금후 과제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공약들은 교육수요자의 여망에 부응하여 만들어진 것들이 많다. 그리고 집권 전에 이미 구체적인 시행방안까지 마련하는 등 준비가 비교적 충실하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집권초기에 상당 정도 개혁이 추진되었거나 추진되고 있는 공약들이 많다.
이러한 특징들은 이명박 교육정책의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동시에 취약점도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즉, 많은 정책 공약들이 교육수요자의 여망을 반영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뚜렷한 원칙과 이념이 드러나지 않는 것들이 많고, 이를 이명박 정부에서는 스스로‘실용’이라고 이름 붙여 왔다. 따라서 정부가 국민들의 여론적 지지를 받을 경우에는 개혁을 힘있게 추진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개혁이 좌절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 여망을 바탕으로 하였기 때문에 국민의 여론적 지지가 없으면 국민을 설득할 명분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명박 정부의 교육개혁 정책을 계속 추진해 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노력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교육개혁 정책에 대해 국민에게 널리 설명하고 국민의 광범한 여론적 지지를 구하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 교원들의 조직적 반발에 부딛혀 개혁이 실종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문제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전반적으로 떨어졌을 경우, 교육분야의 개혁에 대해 국민에게 호소하더라도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는 것이 어렵다는 딜렘마가 존재한다. 현재가 꼭 그와 같은 국면이라고 생각된다. 지난 7월 말에 있었던 서울 교육감 선거에서 친 전교조 후보가 이명박정부 교육정책 심판을 들고 나왔을 때 마땅히 대응할 논리나 방안을 찾기 어려워, 전교조 대 반전교조의 구도로 선거를 치룰 수밖에 없었던 경험은 이를 잘 설명해 준다.
둘째, 교육문제는 국민 개개인의 행복과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인이기 때문에 국민여론이나 실용주의로만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문제는 기본적으로 중장기적 과제이기 때문에 원칙과 이념을 반드시 필요로 하며, 그 원칙과 이념을 분명히 하여 국민을 설득하는 노력이 요청된다. 즉, 국민들의 다수 여론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원칙적으로 또 장기적으로 보아 온당치 못하다면 국민을 설득하여 먼 미래를 내다보는 교육개혁을 추진하는 자세가 요청된다.
셋째, 이명박 정부 스스로 자신의 교육정책 공약을 제대로 실행하였을 경우, 과연 본래 의도했던 정책 목표가 실현될 것인지 반성적으로 재검토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요컨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공약을 추진하면, 국민들이 바라는 학교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2배로 증가하고, 대학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인지 의심하고 재검토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서 필요하다면 정책을 수정하거나 새롭게 개발하는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국민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공약을 경시해서도 안 되겠지만 공약에 얽매여 있어서도 안 된다. 즉, 한편에서는 공약을 성실히 실천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새로운 비전과 정책을 연구하여 국민적 공론에 부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오히려 후자의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에게 또라는 희망을 주고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으며, 기존의 공약도 장기적 비전과 연계하여 더 잘 실천할 수 있다.
[문화 분야] 정갑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이전과 비교하여 유난히 '문화'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된 지난 2월 25일의 대통령 취임사는 이 정부가 문화 정책에 상당한 비중과 의미를 부여할 것으로 기대하기에 충분하였다. 그러나 여러 측면에서 요란 했던 지난 정부를 돌이켜 보고 그것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 이명박 정부임을 상기한다면 무엇인가 새로운 이념과 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더구나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는 야무진 결의를 보이며 출범한 정부 아니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촛불시위를 비롯한 몇 가지 예상하지 못했던 외적인 환경변화로 인하여 이 정부는 출범이 후 이렇다 할 정책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문화정책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지원방식에서의 몇 가지 변화를 예고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문화정책 전반에서 변화가 무엇인지를 알게 하는 비전의 제시와 그를 뒷받침 하는 정책내용에서의 실질적인 변화 같은 것이 아직까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우선 지난 6개월은 뚜렷한 변화가 눈에 뜨지 않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이에 대한 본격적인 문제제기를 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라는 것도 또한 분명하다.
○ 이명박 정부는 이전 정부에 비교하여 초기부터 예상치 못한 몇 가지 결정적인 장애를 만나 정부의 정책 기획과 실행에 커다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정책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이전의 정부들에 비교하여 이렇다 할 인상적인 정책방향과 내용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출범한지 3개월도 안된 정부에 대해 수십만이 촛불을 들고 나와 저항하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일대 사건에 직면하였다든지, 문화 정책과는 다소 거리가 있기는 했지만 원유가격의 급등과 그에 따른 극심한 경제불황 등도 이러한 외부적인 환경요인에 들어갈 것이다. 물론 산하기관 기관장의 퇴진 문제와 관련하여 사회적 논쟁이 유발된 것과 같은 사건은 전적으로 외부적인 요인만이라 할 수는 없으며 이런 문제를 처리하는 내부적인 역량에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이기는 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점에 지난 6개월 짧은 시간의 정책을 평가한다는 것이 의미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한 정부의 문화정책 기획과 그 내용에 관해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보다 시간이 필요해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 여러 정부들과 동일한 시점을 기준으로 비교해 보았을 때 의미 있는 정책을 생산하고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보다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이것은 정권이 처한 여러 외부적인 여건과도 관련이 있어 반드시 한 정권의 문화정책 기획과 실행에 관한 능력과 관계되는 것만은 결코 아니다.
○ 지금까지 지나온 시간인 지난 6개월은 길지도 않을뿐더러 초기인 만큼 양해도 되고 기다림의 시간으로 간주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부터의 시간은 능력과 업적을 평가하는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간이 될 것이다. 어떤 길을 택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문화정책을 주도하는 측의 태도와 능력에 달려 있을 것이다. 다행이라면 8.15 경축사에서는 그 이전의 여러 경로로 표출된 이념과 정책방향에 비추어 상대적으로 문화정책의 한 이념적 토대가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사실이다.
[의료 분야] 박호진 (의료와사회포럼 정책위원장)
○ 개혁에 반대하는 좌파들은 이명박 정부와 일전을 치르기 위해 ‘미친 소’ 시나리오와 ‘식코’ 영화를 준비하였으나, 여권은 정권 교체의 과실을 놓고 집안싸움에 분주했다.
○ 이제 정부-여당은 촛불에 넋이 나가 매사에 뒷걸음질을 보인다. 반면 “왜! 정권이 교체되었는지 모르겠다.”며 5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유권자들이 많다.‘잃어버린 10년’을 되찾기 위해 신발끈을 다시 매야하는 상황이다.
○ 건강보험은 1977년 유신시절 여러 가지 모순을 안고 출발했다. 경부고속도로처럼 싼 값에 설치 및 운영했으나 나이가 30년을 넘다 보니, 이제 보수하지 않으면 안 될 지경에 이르렀다. 그 과업은 시대를 달리하는 우리들의 몫이다. 그러나 이른바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건강보험의 개혁을 절대 반대한다.
○ 극과 극은 통한다고 누가 말했던가?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박정희를 비난하지만 한 시대의 역사적 소명을 다한 제도의 개선에 결사반대한다. 즉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인데도 건강보험은 개별 국민들의 선호를 인정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이명박 정부의 역사적 사명이다. 또한 이 정부가 이념을 넘어서‘실용’을 내세운다면 건강보험공단의 낭비와 비효율을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척결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건강보험의 폐지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 자유주의자들 또한 건강 문제에 국가의 역할을 어느 정도 인정하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의 엄격한 평등주의자들은 개인의 선호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의료 문제에 관한 한 극우파는 없다. 오늘의 상황은 합리적 우파와 극좌파의 갈등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