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토론회
> 활동 > 토론회
- 일 시 : 2008년 5월 28일(수) 오후 1시
- 장 소 : 유네스코한국위원회 10층 대회의장
- 사 회 : 이훈구 (전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 기조발제
김익식 (경기대 행정학과 교수)
- 부분발제
박희봉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안득기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정기웅 (한국외대 글로벌정치연구소 연구위원)
바른사회시민회의는 5월 28일(수) 오후 1시에 중구 명동 유네스코한국위원회 10층 대회의장에서 "5.31지방선거 그 후 2년, 풀뿌리 민주주의 어디까지 와있나?" 라는 제하의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방자치 부활 15년 만에 치러진 2006년 5월 31일 지방선거는 정당들의 정책중심 선거화, 후보자 공천의 투명화와 경선제 확대, 비례대표제의 도입, 기초의회 의원정수 축소와 중선거구제 도입, 선거연령 하향조정, 지방의원 유급제 등의 변화를 선거준비와 과정에서 이루어 냈음에도 여전히 지방정치의 병폐와 모순구조를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지방자치의 위기구조와 바람직한 미래상, 공천제도의 문제점, 그리고 지방의회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을 진행하였다.
[기조발제] "한국지방자치의 위기구조와 바람직한 미래상"
: 김익식 (경기대 행정학 교수)
● 위기의 인식
- 2006년 5.31 지방선거의 경우 “열린우리당 참패, 한나라당 대승”으로 규정되었던 바, 한국 지방선거의 가장 큰 문제는 지방선거가 아닌 중앙선거를 치르고 있다는 점임. 중앙정당이 나서 중앙정부를 중간평가 하는 선거로 몰아가기 때문에 지방선거는 실종되고 왜곡되고 있으며 지방선거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올바르고 유능한 “지역지도자의 선출”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음.
-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 성향이 지방선거에도 그대로 반영됨으로써 특정지역 자치단체를 특정정당이 싹쓸이하는 몰표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음. 지방자치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동일 정당이 자치단체 집행부와 의결기구를 독점하게 되었다는 점임.
● 한국지방자치의 위기구조: 갈등과 대립의 중첩관계
1) 이해관계의 위기
- 중앙집권론자들과 지방분권론자들 간의 이해관계(利害關係)의 충돌
- 수도권이든 비수도권이든 모두 지방이지만 균형발전론은 수도권-비수도권을 대립적인 ‘지방(지역)’ 개념으로 설정하고 있어 지방간의 갈등이 유발되도록 조장
2) 개념의 위기: 분권 대 분산
- 분권(分權)이란 국가의 하위수준으로 정치․행정적 권한을 하향 이양(transfer) 하는 것을 뜻하지만, 분산(分散)은 인적․물적 시설의 지리적 재배치(relocation)를 의미
- 분산을 이루려면 강력한 중앙권력이 있어야 하지만 분권은 중앙이 갖고 있는 권력을 지방에게 돌려주는 것으로서 원리적으로는 상호 반대되는 것임. 분권 없는 의미 있는 분산은 있을 수 없음.
-「행정수도 이전」사업은 지방분권과 지역분산 간의 상충관계를 보여주는 좋은 예임. 행정수도가 충청권으로 이전하는 것과 중앙권력이 지방으로 이동하는 것과는 관계가 없으며, 지방분권은 행정수도가 어느 곳에 위치하든 이루어질 수 있고 중앙정부의 지리적 위치와는 무관함.
3) 이념의 위기
- 분권론자들 사이에 지방분권의 효과는 물론 추진전략과 관련하여 교조적(敎條的) 접근론자들과 실용적(實用的) 접근론자들 간에 상당한 갈등과 의견대립이 유발되고 있음.
- 경쟁발전 대 균형발전: 지방분권은 중앙권한의 지방이양을 통해 다수의 지역 권력중심을 형성한 후 상호 간 선의의 발전경쟁을 촉진시키고자 하는 것. 참여정부의 국가 균형발전은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것이지만 ‘지역’개념이 애매모호할 뿐만 아니라 ‘불균형’의 기준과 잣대가 불투명하며, ‘균형’의 의미를 평등개념으로 이해함으로써 지역이기주의를 부추길 가능성이 큼.
● 한국지방자치의 바람직한 미래상
- 지금은 한국 지방자치의 전환기로 미래 한국의 지방자치를 올바르게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철학이 요구되며 이는 중앙집권과 지방분권을 조화롭게 양립시킬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임.
- 김지하는 상반되는 가치를 동시에 수용하고 융합할 수 있는 새로운 길로서 중도(中道)를 제안, 절대집권과 절대분권이라는 양 극단 사이의 적정한 점, 즉 균형(equilibrium)은 때와 조건에 따라 그 중심이 왼쪽으로도 가고 오른쪽으로도 가는 ‘기우뚱한’ 균형이자 ‘살아있는’ 역동이어야 한다고 주장함.
[부분발제1]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원의 하향식 공천제 문제점"
: 박희봉 (중앙대 행정학 교수)
● 공직자의 정당공천제 현황
- 한국 공천제도의 특징을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일부 국가에서 공직자후보 선정 방식이 법으로 정해진데 반해, 우리나라는 정당에 위임.
▶우리나라 공천제도는 지방당의 권한은 거의 없고, 중앙당이 모든 공천과정을 관리하고 최종 결정권을 가짐.
▶한국의 경우 후보 선정과정이 유권자나 당원이나 대의원의 실질적 참여가 거의 없고, 주로 중앙당의 소수 지도자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최종 결정권은 당의 최고지도자가 행사.
● 정당공천제에 대한 의견
1) 정당공천제의 긍정적 측면
- 정당이 공직후보자에 대한 공천을 함으로써 책임정치를 수행할 수 있음.
- 정당공천은 상향적 의사전달체계를 강화시켜줄 수 있으며, 규범적 측면에서 지방정치를 단순한 지방행정의 차원에 머무르게 하기보다 가치배분의 결정을 가능하게 해 줄 수 있음.
- 정당의 뿌리가 지방에서부터 내리기 시작하여 당내 민주화가 이루어질 수 있음.
2) 정당공천제의 문제점
- 하향식 정당공천제의 가장 큰 문제는 지역정치에 중앙의 정치게임논리가 파고들어 지방자치제의 의미가 퇴색될 우려가 크다는 것임.
-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역구내의 당위원장들의 이익추구적 행태가 발생함. 후보지원자의 능력이나 정치적 소신과 관계없이 공천헌금의 액수나 방식, 그리고 인적 선호 네트워크 등을 기준으로 후보를 추천하는 경향을 보이며 많은 공천비리를 양산.
- 정당공천제로 인해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등 지방공직후보자는 선거에 있어서 정치후원금을 제공하는 대상으로 변질.
-> 풀뿌리 민주정치를 실현한다는 지방자치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를 폐지 또는 개선해야 함. 기초자치단체장 및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도입은 개악으로 평가할 수 있음.
● 결어
- 보스정당체제에서는 공천과정을 민주적으로 투명하게 할 이유가 없음. 공천과정을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바꾸면 후보자들은 민주적 절차에 의거해 공천권을 확보하려고 노력할 것임.
- 공직후보자를 지역주민에 의해 선출하는 완전 공개예비선거(open primary)로 하게 되면, 공직후보자들은 중앙당의 보스가 아닌, 지역주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임.
- 지방선거에서의 현행 공천제도를 바꾸지 못하는 한 지역주민을 위한 지방자치는 뿌리 내리기 어려움. 공천과정에서부터 지역주민이 원하는 공직후보자가 선출되고, 이들이 다시 본선에서 경쟁하는 민주적인 절차가 이루질 때 지방자치는 뿌리내릴 수 있을 것임.
- 정당공천제는 그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근원적으로 공천을 소수의 유력자가 휘두르는 하향식 공천제가 문제의 본질임. 따라서 정당공천제 자체를 폐지하자는 논의보다 하향식 공천제를 상향식으로 바꾸는 제도변화가 필요함.
[부분발제2] 지방의회의 문제점: 유급화와 전문성
: 안득기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 지방의회의 기능
- 한국의 지방의회의 기능은 능동형(active)의회, 반응형(reactive)의회, 주변형(marginal) 의회, 극소형(minimal)의회 등으로 분류에서 주변부 의회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음. 주변부 의회는 지방정부안의 거부나 제시가 어렵고,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수정만이 가능한 의회로서 이는 의회가 설립된 취지와는 다른 것으로 곧 의회가 본래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남.
● 지방의회 의정비와 전문성
- 유급제는 의원이 하는 일에 대한 보수로써 주로 미국과 캐나다, 일본에서 시행하고 이 제도를 채택하는 경우 의원의 정수를 소수화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우리의 경우, 이와는 달리 대의회제와 유급제를 병행하고 있음. 이는 긍정적인 면에서 보면 주민대표성과 지방의원의 전문성이라는 두 가지 측면 모두를 만족시켜 참다운 지방자치제를 꾀할 수 있다는 측면이 있으나 우리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이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이 강함.
- 지방의원은 현재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단체에 직을 겸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지방의원에 공정성, 직무전념성, 전문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지만 아직까지 겸직금지의 범위가 상당히 좁은 것으로 보임. 따라서 유급제 실시라는 참된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겸직금지 대상 범위를 확대하고 영리제한의 범위를 강화하는 등 지방의회 의원의 의정활동에 대한 부분을 보다 내실 있게 하여야 함.
● 소결
- 의원의 숫자가 많고 의정비가 인상된다고 해서 지방의회의 역량이 강화되는 것은 아님. 지방의회는 그 고유의 기능인 조례발의 등 활동이 매우 저조한 가운데에도 불구하고 의정비는 인상되고 있는 모순을 낳고 있음.
- 지방의회는 지역주민과 지방정부사이를 정치적으로 매개하는 기능과 더불어 정치적 통로(political channelment)의 역할을 하며, 정치사회화와 정당화의 기능을 수행해야 함. 그러나 현재 우리의 지방의회는 그 위상이 크게 저하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회의 기능을 변질시키고, 지역주민의 불신과 더불어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의회정치를 위축시키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
- 지방의회 의원들의 의회기능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함. 이를 통해 지역주민간의 신뢰관계를 형성하여 협력관계를 모색하여 양자 간의 인식의 격차를 좁히는 것이 필요함. 또한 지방의회의원 스스로 높은 정보를 얻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즉흥적이고 산발적인 정보대신에 지역주민의 요청에 부합하는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정보에 대한 지속적으로 수집이 필요.
[부분발제3] 지자체의 투명성과 효율성 확보를 위한 제언
: 정기웅 (한국외국어대 글로벌정치연구소 연구위원)
● 지방의회가 재구성된 지 17년(1991년), 자치단체장을 선출한지 13년(1995년)이 되었지만, 지자체의 부패는 지방자치의 착근을 저해하는 요소로 가장 빈번하게 지적되고 있음. 또한, 반부패 투명성 확보는 세계적 추세이며 정부투명성(특히 재정투명성)이슈는 199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개혁과제로 부각되고 있음. 현재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동시에 국가청렴위원회가 폐지되고, 국민고충처리위원회와 행정심판위원회가 통폐합되어 국민권익위원회로 변경되었음. 그러나 행정기관의 축소 및 행정의 효율성을 명분으로 전체 위원회의 숫자를 몇 개 줄인다는 상징적 의미 외에 별다른 이유를 찾기 어렵고 국가청렴위원회의 폐지 대안으로 제시된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는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음.
- 투명성(특히 재정투명성)과 행정효율성은 같은 맥락에서 취급되어져야 하고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노력 뿐 아니라 시민단체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함.
● 투명성과 정부신뢰
- 전통적으로 공공분야에서의 투명성이란 경제분야의 투명성 확보를 중심적 가치로 파악했으나 다른 한편으로 투명성은 비밀주의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정부관료제의 의사결정과정과 절차를 공개하는 것으로 정의함. 이러한 투명성은 단순히 행정정보의 공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정책의 형성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파악되어야 할 것임.
● 한국의 투명성 정도
-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CPI) 5.1점으로 '절대부패에서 벗어난 정도'임. 국가 청렴도 지수가 1점 오르면 1인당 국민소득이 4,713달러 상승한다는 연구결과로 봐서 우리나라의 청렴수준은 경제수준과 비교했을 때 매우 낙후되어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음.
● 투명성 제고방안
- 지방재정공개 제도와 지방재정분석 제도 등 현 제도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투명성 제고․확보, 시민참여를 활성화하여 그 해결에 주력해야함.
- 투명성 제고 방안으로는 ①지방행정의 투명성 평가를 위한 구성요소 정립, ②재정 투명성 확보를 위해 재정보고서를 세분화 해 발행, ③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정보 전달방식을 개선해야함. 또한, 시민단체들이 서로 간에 주요이슈를 연대하여 네트워크화 함으로써 개별시민단체의 역량을 최대한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함. 이는 공공행정의 기본적 이념이 능률성과 민주성을 확보함으로써 행정투명성을 향상 시킬 수 있을 것임. 이와 더불어 행정 투명성과 정부신뢰 확보는 정부와 행정활동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나 불만을 해결하고 행정개혁을 통해 정부와 행정활동을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