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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담회]한·미 FTA 1차협상 평가·과제
	2006-06-13
[좌담회]한·미 FTA 1차협상 평가·과제 - 일 시 : 2006. 6. 12 (월) 10:00 ~ 12:00 - 주 최 : 바른사회시민회의·한국경제신문사 - 사 회 :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 좌담자 고준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 최창규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현오석 (한국무역협회(KITA) 무역연구소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1차 협상이 지난주 닷새간의 회의를 마치고 막을 내렸다. 한국경제신문사와 바른사회시민회의는 12일 전문가 긴급좌담회를 열고 1차 협상 결과를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전초전의 성격을 띤 1차 협상이 양국 정부의 높은 관심과 철저한 준비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향후 협상 진전을 위한 기초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상품 양허안과 서비스 유보안을 다룰 2차 협상부터 본격적인 '주고받기'식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국내 이해관계 조정을 위한 최고통치자 차원의 정치적 리더십 발휘를 기대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최병일 바른사회시민회의 한·미 FTA 특위위원장(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이 사회를 맡았고 고준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과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경영학과),최창규 명지대 교수(경제학과),현오석 한국무역협회(KITA) 무역연구소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1차 협상 출발로는 만족 1차 협상 결과에 대체적으로 만족했다. 현 소장은 "통상 FTA는 2,3차가 돼야 통합협정문이 만들어지는데 이번엔 진도가 상당히 빠르다. 양국의 준비가 잘 됐기 때문으로 본다"고 밝혔다. 고 연구위원은 "미국의 의약품과 자동차,한국의 개성공단 등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런 것에 대해 미국이나 한국이 협상의제를 부정하지 않았고 상대방 의견을 청취해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면서 "이는 양국이 협상을 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최 교수는 "미국도 상당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느낌"이리며 "양쪽이 서로간에 만족을 표명하는 단계에 이른 것은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농업과 섬유는 엮어서 협상해야 고 연구위원은 "농업은 한국이 수세,섬유는 미국이 수세였던 분야로 이것이 앞으로 협상에서 패키지딜의 여지를 남겨놓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즉 한국은 농산물 특별 세이프가드를,미국은 섬유 특별 세이프가드 도입을 주장함으로써 전체 협상틀에서 교환할 수 있는 의제로 떠올랐다는 얘기다. 윤 교수는 "위생검역(SPS)에서 미국이 분쟁절차와 관련 위원회를 구성하자고 고집해 통합협정문을 만들지 못했는데 이는 미국이 농업에서 쌀보다 쇠고기 쪽에 관심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 소장은 "농업분야는 어떤 분야를 양허하는가에 따라 관세할당제(TRQ) 문제나 세이프가드 문제도 연계해 합의할 수 있다"면서 "통합협정문이 채택되지 않았다고 해서 다른 부분보다 훨씬 의견차가 컸을 것이라고 보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반덤핑 규제,개성공단 문제는 논리적으로 얻어낼 수 있어 현 소장은 "반덤핑을 다루는 무역구제 분야는 실질적인 혜택이 있는 분야"라면서 "미국측은 통상법이 관할하기 때문에 넣기 어렵다는 식이지만 협상은 협상이기 때문에 꼭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1983년부터 2003년까지 20년간 한국 업체가 부담한 상계관세가 373억달러로 이 기간 전체 수출량의 7%에 달한다. 고 연구위원도 "반덤핑 조치를 포함한 불공정 무역구제조치의 남용을 막는 것이 한국측의 최우선 협상 과제"라면서 "다른 것을 얻을 수 있는 지렛대(레버리지) 차원에서라도 한·미 FTA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반덤핑제도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이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국가"라면서 "FTA는 쌍무적 협상이기 때문에 미국이 협상구조 때문에 안된다는 것을 내세우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개성공단도 논리적으로 충분히 관철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 소장은 "FTA에서 기본적으로 역외가공은 인정되지 않지만 개성공단 내 공장은 모두 한국 기업 소유이며 원료도 전부 우리가 가지고 가며 법도 북한법이 아니고 북한과 한국이 합의한 상황에서 법 적용을 한다"면서 "완전히 제3국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 연구위원도 "미국이 싱가포르나 이스라엘과 FTA를 맺었을 때 역외가공을 인정한 선례가 있었다"면서 "선례가 있었던 데다 정치적 고려까지 감안하면 정부가 강력히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자동차 의약품 금융은 이번에 개혁해야 미국이 주장하는 자동차 세제 개편 등은 협상카드로 이용해도 좋다는 의견이 나왔다. 윤 교수는 "미국 자동차의 경쟁력을 감안하면 세제를 바꿔도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적당한 시점에 협상카드로 이용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현 소장은 "자동차와 의약품은 미국이 큰 분야"라면서 "자동차 세제의 경우 세제상의 문제도 많고 소비자 부담도 크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시스템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의약품의 경우 다른 문제는 제외해도 사적의료보험 도입 등 제도적 정비는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풀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금융과 관련,"미국이 이번 협상에서 금융분야에서 부드럽게 나온 것은 정부가 추진 중인 자본시장통합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본시장통합법은 예금 보험을 뺀 모든 것을 금융투자상품으로 정의하는 내거티브에 가까운 포지티브 시스템이기 때문에 미국은 FTA에서 내국민대우만 인정을 받으면 된다는 입장이 아닌가 싶다"면서 "뭔가 다른 감독규제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소장은 "금융은 감독기능 강화에 초점을 두면 된다"면서 "다만 상호주의차원에서 미국이 원하기 전에 우리가 주는 것이 아닌가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차 협상은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 사회를 맡은 최병일 교수는 "협상을 담당하는 실무는 열심히 하고 있는데 정부 여당은 뒷짐을 지고 있다"면서 "2차 협상 때 시위가 더 가열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럴수록 정치적 리더십이 더 필요한 게 아니냐"며 2차 협상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대통령이나 고위관료가 강력한 메시지를 줘야 협상단도 힘이 나고 미국도 신경을 쓸 것"이라며 "반 FTA를 정치적 반전을 노리는 쪽에 경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성공단 등 일부 문제에 너무 집착할 경우 수많은 양보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협상에 무게중심을 잘 둬서 소탐대실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고 연구위원은 "2차 협상에서 다루는 품목 중 어떤 것이 유예가 되고 개방이 될지 정하는 것은 국내 문제"라면서 "국내 업종간 부처간 단체간 이해를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조정능력을 잘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궁극적인 타결은 개별 분과를 넘어 주고받기식으로 일괄 타결하며 이는 정치적인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협상 결과를 국민에게 설득하기 위해선 경제적 산업적 기준에 입각해 대차대조표를 만들어 주고받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양허안은 각 부처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데 국정 최고책임자가 설득에 나서야 한다"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것은 모두가 자제해야 하며 여야가 국가를 위한다는 점에서 대승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리=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