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토론회
> 활동 > 토론회
- 일 시 : 2004. 12. 15 (수) 14:00 ~ 16:00
- 장 소 : 전경련회관 3층 1회의실
- 주 최 :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 후 원 : 한국경제신문
- 사 회 :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 교수/시민회의 공기업 감시센터 소장)
- 토론
박명호 (한국외대 경제학 교수)
박승록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의균 (한미파슨스 전무)
추창근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 대 상 : 일반인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12월 15일 (수) 여의도 전경련회관 3층 제1회의실에서 ‘공기업의 문제점과 개혁방안 : SOC 관련기업’ (후원 : 한국경제신문사)이라는 주제로 제1차 공기업 개혁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토론회는 주제발표 없이 사전에 마련된 질의 내용을 하나씩 토론해 나가는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토론회는 크게 1부 민영화의 지체 이유와 공기업의 문제점, 2부 공기업의 개혁방향 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이날 토론회는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 교수 (시민회의 공기업감시센터 소장)가 사회자로 참여하였으며, 토론자로는 박명호 한국외대 경제학교수, 박승록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의균 한미파슨스 전무(건축 감리회사), 추창근 한국경제신문사 논설위원이 참여하여 열띤 토론을 펼쳤다.
1부 민영화의 지체 이유와 공기업의 문제점
공기업의 경제적 비중 및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효율성 비교
1. IMF외환위기 이후 추진되어온 4개 개혁 중 가장 지지부진한 부분이 공공부문 개혁 그 중에서도 ‘공기업 개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먼저 공기업의 경제적 비중의 추이 그리고 민간기업에 비춰본 공기업의 상대적 효율성 등을 짚어주셨으면 합니다. 공기업의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면 그 원인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습니까?
독점 공기업은 경쟁 부재, 공익을 빌미로 한 정부의 규제와 간섭으로 효율적인 경영이 이루어질 수 없음. 공기업의 비효율은 공기업 종사자의 자질과 무관한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임. 따라서 민영화의 핵심은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이 가능하도록 공기업에 주인을 찾아주고 경쟁구조를 바꿔 기업의 경영효율을 높이는 것임. 민영화의 기본정신은 민간의 영역을 넓혀주자는 것임.
참여정부 들어 공기업 민영화가 지체된 이유
2. 참여정부 들어, 그동안 어렵게 추진되어온 SOC 관련 공기업 민영화 일정이 ‘사실상’ 백지화 되었습니다. 좋게 해석하면, 기간산업이니 만큼 신중히 접근하자는 것입니다. 신중하게 처리하겠다는 것에 대해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신중론은 ‘공기업 성역론’을 달리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SOC산업은 기간산업이고 네트워크(망) 산업이기 때문에 민영화될 수 없다”는 이른바 ‘공기업 성역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기업 성역론’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려움. 기간산업에 대한 민영화인 만큼, 정부는 민영화가 초래할 경쟁체제와 소유․지배구조 및 공익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여 공공성과 효율이 조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임.
예컨대 철도산업의 경우 기본시설과 관리 및 운영에서 운영부분을 때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공기업 성역론’은 타당하지 않음. 전력 같은 자연독점산업도 지역별로 또는 생산단계별로 경쟁체제를 도입할 여지가 충분함. 또한 기간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은 여타 산업의 경쟁력의 기반을 이루므로 역설적으로 민영화를 통한 구조개혁이 더욱 절실하다 할 것임.
3.‘공기업 성역론’ 내지 ‘신중론’만으로 ‘백지화’를 설명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참여정부 들어 공기업 민영화작업이 진척되지 못한 또 다른 요인은 구체적으로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참여정부 인수위 시절 공기업 민영화 재검토론의 논거는 “여건 조성과 사회적 합의를 통한 공공개혁”이었음. ‘여건 조성’은 ‘여건 미성숙’을, ‘사회적 합의’는 이해관계자, 즉 노조의 동의를 의미함. 공공개혁에 사회적 통합의 기치를 내걸은 것이 문제임. 결국 민영화 의제가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에 의해 이끌렸음.
예컨대 철도협상 노사합의문의 “구조개혁을 위한 대안모색”에서, 대안모색이 노사간에 달리 해석될 정도로 철도구조개혁은 퇴색되었음. 철도청의 민영화 의제는 노사협상이 될 수 없음. 뿐만 아니라 남동발전(한전 발전자회사) 경영권 매각이 무산되면서, 이미 예정된 배전부문 분리작업 마저 지연되고 있음.
남동발전 경영권 매각무산은, 참여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철학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임. 민영화 추진일정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남동발전 경영권에 관심을 보이기 어려웠음.
민영화되면 이윤추구로 공익이 훼손되는가?
4. 민영화 반대논리 중의 하나는, 공기업이 민영화되면 이윤추구로 공익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공익은 ‘정의(justice)’ 만큼이나 포괄적인 개념이라는 데 있습니다. 민영화되면 이윤추구로 공익이 훼손된다고 보십니까?
공공성과 공공재는 구별되어야 함. 예컨대 교육과 의료는 공공성이 강한 서비스이지만 시장에 의해 공급됨. 그리고 최소비용으로 양질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큼 공공이익에 부합되는 것이 없음. 그리고 공기업의 ‘보편적 서비스’ 기능은 민간기업의 경쟁체제하에서도 달성될 수 있음. 따라서 이윤추구가 공익훼손을 의미하지는 않음.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와 각종 비효율에 대한 각론
5. 2004년 국정감사(산업자원위원회, 건설교통위원회)를 통해 드러난 바와 같이, 공기업들의 도덕적 해이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각론차원에서 SOC 관련 공기업을 중심으로, 인사, 임금, 특혜의혹, 비리·횡령 등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짚어주셨으면 합니다.
공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이른바 낙하산 인사임. 참여정부에서도 조금도 달라지지 않음. 전문성과 경영능력이 무시된 낙하산 인사는 필연적으로 방만한 경영과 그에 따른 경영부실을 가져올 수 밖에 없음. 결국 국민부담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함. 이는 민간기업의 지배구조만 문제 삼는 ‘개혁의 이중 잣대’일 수 있음.
경기침체로 세수가 급격히 줄면 공기업과 지자체 쓰임새도 줄여야 함. 공공요금을 올려 해결하려 해선 안 됨. 공공요금 인상 요인을 들먹이기 이전에 우선 자신들의 구조조정이 어디까지 왔나 반성해야 할 것임. 서민들에게 부담을 지우기보다 먼저 자체 감량부터 과감히 하라는 이야기임.
6. 최근 토지공사가 분양한 택지를 전매해 막대한 양도차익을 낸 부동산전문 투기조직이 검찰에 적발되었습니다. 전매차익이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질 것은 자명합니다. 토지공사와 지방자치단체의 허술한 토지분양체제에 대한 수술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굳이 별도의 조직일 필요가 있습니까? 전문가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우선 부동산 전문투기조직 여부인지에 대한 사전조사 없이 토지를 분양한 것이 문제임. 그리고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는 결합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에 양 기관은 원론적으로 통합되어야 함. 과거 통합 백지화 이유가 기능 비대화 차단을 명분으로 삼았지만, 기능과 업무확대가 통합의 반대논리일 수는 없음．
7. 방금 지적하신 문제점들은, 따지고 보면 민영화가 지체되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민영화가 된다면 이들 문제는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보시는 지요?
공기업 개혁방안의 단골메뉴, 예컨대 이사회의 전문성과 투명성 강화, 비상임이사 확대, 사장추천위원회 회의록 공개, 경영이행 실적평가 등으로 이상에서 지적된 문제를 제거할 수는 없음. 공기업에 대한 사회감시 체제를 마냥 강화할 수는 없을 것임. 따라서 공기업을 민영화해 시장규율기능에 맡길 필요가 있음.
2부 공기업의 개혁방향
SOC 공기업 민영화 전략
8. 민영화 반대논거로 선진국의 일부 민영화 실패사례가 인용되고 있습니다. 우선 영국의 철도민영화와 캘리포니아 전력민영화는 실패한 민영화가 맞습니까? 한전과 철도공사의 민영화를 전제로 할 때, 이들 사례에서 우리나라가 참고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영국은 철도기반시설까지 민영화하고 운영부문을 지나치게 여러 회사로 쪼개 민영화에 실패한 것임. 민영화 이후 사고율이 급증함. 캘리포니아 단전사태는 엄격한 환경규제와 도매가격은 풀고 소매가격만 과도하게 규제한 데서 비롯된 것임. 이러한 실패는 민영화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민영화 과정 및 사후처리의 문제임. 따라서 이들 사례를 들어 민영화를 반대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함. 민영화추진의 학습효과로 삼아야 할 것임.
9. SOC 관련 공기업 민영화의 반대 논리 중의 하나는, “국부유출, 헐값 매각, 재벌과 외국자본에 의한 기간산업 지배” 들입니다. 이들 위험요소를 피하면서 민영화할 수 있는 길은 무엇입니까?
이들 요인은 민영화 추진의 ‘위험요소’일 수는 있어도, 민영화 추진의 ‘족쇄’가 될 수는 없음. 즉 민영화 자체를 부정하는 방편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이야기임. 따라서 중요한 것은 이들 위험요소를 피할 수 있는 안전장치의 마련임.
재벌과 외국자본에 의한 지배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 ‘국민주 방식’의 민영화를 생각해 볼 수 있음. 현재 400조원에 이르는 부동자금을 감안할 때, 국민주 방식의 민영화는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음. 또한 국민주 방식은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효과(예컨대 포철)를 기대할 수 있음. 다만 전적으로 국민주 방식에 의존하면, ‘주인부재’ 현상이 나타남. 따라서 지배주주의 출현을 견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대기업 컨소시엄’의 지분 보유를 허용할 필요가 있음.
외국자본에 의한 지배는, 황금주 내지 특별주 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음.
10. 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결합되면 시너지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공사도 민영화가 될 수 있는지요?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는 민간 건설부문의 역량이 부족한 개발년대에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을 위해 설립됨. 그러나 민간 건설부문의 성장과 지자체의 개발공사 형태의 공기업 설립 등으로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음. 이는 양대 공사의 입지가 좁아짐을 의미. 따라서 핵심성과지표를 개선하고 경영효율을 높이는 등, 자구노력(예컨대 아웃소싱 및 협력관계의 강화)을 기울여야 할 것임. 영국의 Rethinking Construction 운동을 참조할 필요가 있음.
1부에서 사회자인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 교수(시민회의 공기업 감시센터 소장)는 외환위기 이후 추지되어온 4대 개혁 중 공기업 개혁이 가장 지지부진하며, 이는 자칫 공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뢰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고 언급 하였다.
박승록 박사(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는 과거 자료를 볼때 공기업은 전체 경제에서 10% 정도의 경제규모를 차지하고 있으며, 공기업의 경영효율성 지표들이 민간기업에 비해 낮게 나타난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외환위기 직후에 공기업의 개혁속도는 오히려 민간기업보다 빠르게 일어났으나 2002년 이후 공기업 개혁의 속도가 많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교수는 참여정부 들어서 공기업 민영화가 지체되고 있는 이유중 하나가 이른 바 공기업 성역론 때문이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으며, 추창근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은 SOC 산업이 망산업이므로 중요한 것은 인정하지만, SOC 공기업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강하지만 그럴 수로 시장의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민영화의 핵심은 자육경영, 책임경영을 통한 효율성의 향상인데 공기업은 이런것들이 지켜지지 못하고 있으며, 정부지배에서 공기업이 벗어나야 이러한 문제들이 해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